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선 원/달러 환율 문제가 생깁니다. 미국에 대한 신뢰도 저하 및 재정 정상화 압력에 따른 저성장 위험 등으로 미 달러 약세가 지속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현상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위험 기피 현상으로 다시 제자리를 갈 가능성이 있죠. 달러화의 약세는 원화 강세죠.
두 번째는 채권입니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주식시장이 요동을 칩니다. 2011년 S&P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 때를 참고하면 됩니다.
[관련 기사] 美, 정부부채로 경고받은 뒤 신용등급 강등…2011년과 판박이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308028626i
2011년 8월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부채 한도 인상을 놓고 대립하자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시켰습니다. 그 여파로 미국 증시가 15% 이상 폭락했고, 그 충격은 글로벌 증시 전체로 확산되었습니다. 코스피의 경우 그해 8월 1일 2,172.27에서 9일 1,801.35로 6거래일 만에 17%나 떨어졌습니다. 8월 9일에는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13조5050억 원에 달할 정도로 투매가 발생했습니다.
그 뒤 미 증시는 약 2개월 이후 반등하긴 했죠.
어쨌든 2011년과 비교했을 때 단기적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2011년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가던 시점이었습니다. 미 연준도 위기극복을 위해 양적 완화 정책을 추진하던 시기였죠. 지금은 그때와 달리 미국 경제가 침체가 아닌 탄탄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상황에서도요. 게다가 2011년에는 유럽 재정위기가 팽배하던 시절이었습니다. 2010년부터 그리스 디폴트 등 PIGS 재정위기가 퍼지던 상황에서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신용 우려를 증폭시킨 것입니다. 현재는 글로벌 경제가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것은 분명 리스크이지만 이번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글로벌 부채 리스크의 트리거 역할은 하지 않으리라는 것이죠.
추가로 2011년 당시 S&P는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추가 강등 가능성을 남겨뒀었습니다. 다만 이번에 피치는 미국의 신용등급은 내리고 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 관찰 대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고 하니….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