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다음으로 번져가는 이 마음

 안녕하세요, 강화쿠키레터입니다!


 얼마 전엔 동네의 한 공방에서 강화도의 향을 담은 향초와 디퓨저를 만들었다는 소식과 함께 따뜻한 색감의 향초를 선물 받았어요. 집에 와 향초를 켜보니 탁탁 모닥불 타는 소리가 나며 작은 온기와 큰 빛이 방을 가득 채웠어요. 방 가득 퍼지는 달콤한 향을 맡으며 동네 친구들에게 향초를 하나씩 선물해 주는 그 마음을 오래 생각했습니다. 추운 날씨였지만 마음엔 초가 켜진 듯 참 밝고도 적당히 따끈했습니다.


 찬 바람이 씽씽 부는 세상에서도 나를 식지 않게 만들어 주는 건 전기장판, 뜨거운 온수 샤워, 그리고 마음을 나눠주는 주변의 친밀하고 사랑스러운 사람들 덕분이에요.


 여러분은 따뜻한 마음을 전해 받고, 또 전해 준 기억이 있나요?


 협동조합 청풍(이하 청풍)은 꽃이 되고 나무가 될 작은 씨앗에 물을 주는 마음으로 다음 세대인 청소년과의 만남을 이어 나간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지난 강화쿠키레터_청소년은 어떻게 지역에 남을 수 있을까요?)

 올해엔 그 마음이 더 넓고 따뜻하게 번져가며 선순환되는 장면을 목격해 여러분과 나눠보려 합니다.


 마음속에 작은 초를 하나 준비하고, 강화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두 친구, 파도와 우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이야기가 끝날 때쯤에는,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불이 켜져 있을 거예요.

 쌀쌀해진 11월의 어느 저녁, 따뜻하고 안전한 곳에서 파도와 우연을 만났습니다. 웃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다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요.


🌊파도: 안녕하세요. 저는 청풍의 멤버 파도예요.


🌿우연: 저는 우연이고 산마을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두 달 후에 졸업해요. 1학년 때부터 청풍의 존재는 알고 있었는데 작년부터 본격적인 교류를 하면서 많은 활동을 했어요.

파도와 우연이 다닌 대안학교, 산마을고등학교  

🌊파도: 제가 산마을고를 졸업했는데, 해볼 수 있는 걸 많이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내가 관심 있는 주제들로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활동으로 풀어나갈 여지가 많았죠.


 그렇지만 여러 갈증도 있었어요. 그중 하나가 학교 밖과 관계 맺을 기회가 많이 없다는 거였어요. 지역에 자신만의 가치관을 업으로 풀어내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선례를 보면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상상하는 능력이나 가능성을 품는 포부가 달라졌을 것 같은데 아쉬웠어요. 그래서 청풍에서 기획하고 진행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에는 제가 느꼈던 갈증이 담겨 있어요.


🌊파도: 그리고 작년의 시간을 겪으며, 뭔가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건 아니구나, 자주 보고 함께 노는 게 우리 안에 굉장한 유대와 신뢰를 만드는 어쩌면 가장 빠른 길이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그 관계들 속에서 내 강화 생활에 한 줄기 빛 같은 존재들이 생겨서, 같이 있으면 웃음이 나고 너무 좋더라고요.

2022년, 연미정에서 변화의월담과 함께 진행한 '우리는 모두 달라서 재밌어' 프로그램 사진
@변화의월담

🌊파도: 작년에 청소년분들이 지역과 관계 맺은 활동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지역의 주체로 등장해 자신의 시선이나 방식을 담아 직접 기획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청소년 캠프인 '유스잠시섬' 등을 지역의 청소년분들이 직접 기획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는데 너무너무 너-무 재미있었어요.


 청소년분들이 자신이 고민하고 해보고 싶은 걸 펼치고 소개하는 걸 보며 내가 정말 배우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동료가 생긴 기분이었고요.


🌿우연: 저는 (작년인) 열여덟을 엄청 좋아하진 않았는데 청풍과 함께 한 활동들을 통해서 저의 열여덟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강화도는 학교가 있는 공간, 버스 타고 지나가는 공간, 하늘과 자연이 예쁜 공간이었는데 2022 유스잠시섬에 참여하며 밤에 읍에 있는 북문에도 올라가 보고 예쁜 가게도 가보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다 보니 제 취향인 곳들이 무척 많았어요.


 이런 곳을 이제 알게 되다니!

 놀라고 아쉽기도 했지만 졸업하기 전에 알게 되어서 기뻤죠. 강화도에 있으면 갈 수 있는 곳들이 생겨서 좋았고, 강화와 친해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2022년 유스 잠시섬에 참여한 우연

🌿우연: 그리고 그 활동들을 하며 파도와 결과 친해지게 된 것도 큰 위로가 되었어요.


 파도가 얘기한 것처럼 학교에서는 지역의 삶에 대해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거든요. 지역에 사는 게 좋다고는 말하지만, 저와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어른들의 모습이 주로 보이고, 그래서 불안하고 잘 모르겠고, 친구들은 다 대학에 간다고 해요.


 그래서 불안과 고민이 많았는데 파도와 결, 지역의 창작자를 보면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다들 자신의 삶을 좋아하고 잘 가꾸며 사는 게 멋져서 그런 삶이 있다는 게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고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우연: 올해인 2023년에는 제가 직접 기획해서 유스잠시섬을 운영해 봤는데, 좀 더 다양한 친구들과 후배들을 청풍과 관계 맺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제가 느꼈던 것처럼 청풍과 관계를 지속했을 때 학교의 친구들이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3학년이고 곧 졸업하니 그러고 나면 후배들에게 청풍은 그냥 어른들이고 친근한 느낌은 안 들 수 있잖아요. 후배들도 청풍을 친근하게 느끼고 좀 더 교류하며 지낼 수 있길 바랐어요.

우연이 직접 기획한 유스잠시섬 포스터
강화의 이웃 날다와 함께 진행한 스윙댄스 워크숍  
🌿우연:  왜냐하면 많은 친구가 대안학교에서 삶의 방식이 다양하다고 배우기만 하는데, 청풍을 통해 실제로 그걸 볼 수 있는 창구가 되기도 하고 지역과 연결되기도 해요. 강화가 예쁘고 좋은 것도 많은데 그런 걸 잘 모르고 지내다가 알게 되는 거에요.

 학교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활동을 청풍과 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금전적인 지원을 받으며 내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해보는 마음껏실험장은 자율적인 느낌을 받았고, 그 안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걸 직접 실현하고 의미 있게 남길 수 있는 활동이었어요.

우연의 마음껏실험장 포스터
우연의 취미인 불렛저널을 나누는 시간

🌊파도: 저는 후배들에게 강화가 그냥 ‘학교가 있는 곳’이기보단 ‘강화 안에 학교가 있다’는 걸 감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는 학교 안에 매몰됐거든요. 그래서 옆을 보거나 강화를 둘러볼 여유가 없었던 게 아쉽고, 그래서 후배들은 그걸 누렸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강화 안에서만 살 수 있는 삶의 방식이 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 공동체나 커뮤니티가 있고, 버스나 흘러가는 속도가 도시와 달라 내 방식과 속도대로 살 수 있는 지점이 있으니 그걸 경험하면 좋겠어요. 저랑 친구가 되어주면 더 감사하고요.


🌿우연: 맞아요. 학교 생활 만으로도 벅차고 바쁘긴 하지만 최대한 이것저것 다양한 활동을 후배들이 했으면 좋겠어요. 강화에서 누릴 수 있는 걸 최대한 다 누려서 강화를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뽕을 뽑고 갔으면 해요. 그러다 보면 강화의 좋은 것들 매력적인 것들이 많아 다시 오고 싶어질 거예요. 


 그리고 파도, 우리 같이 놀아요.

 잠시섬 참가자 중엔 ‘지인이 무척 좋았다고 꼭 가보라고 추천해 줘서 왔어요~’라는 말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파도가 우연을 비롯한 후배에게, 그리고 우연이 다른 친구들에게 쓰는 마음은 주변에 잠시섬을 추천하는 많은 분들의 마음과 닮았습니다.


 좋았던 경험을 아끼는 사람에게 소개하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의 온도. 춥고 모진 세상만 같아도 이런 마음을 받을 때 우리는 밝고 따뜻하게 빛나는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강화유니버스는 세상을 바꾸는 이 작은 마음들을 믿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존재하는 그 마음의 온도를 잊지 마세요. 그리고 다음으로, 다음으로 흐르는 이러한 마음의 선순환을 응원해 주세요.

 우리는 서로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잠시섬 9기 

일상을 잠시 멈추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잠시, 섬의 시간을 드려요. 

작은 동네상점에서 반가이 인사를 나누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속도로 살아가는 이웃을 만나는
나의 삶과 로컬을 재발견하는 잠깐의 섬살이 어떤가요?

다정한 동네친구들과 복작복작 섬의 풍경이 펼쳐지는
이곳에서 온전히 나의 속도로 흐르는 하루를 상상해보세요.

🍁기대해도 좋은 9기만의 업데이트 내용🍁
매일매일 달라지는 다채로운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즐겨보세요:) 

○ 머무는 기간 : 10월17일(화)~12월3일(일)
※ 머물고 싶은 날 자율선택 (2박 이상 필수, 최대 5박)

○ 머무는 장소 : 강화도 게스트하우스

○ 프로그램
- 다채로운 커뮤니티 프로그램
- 나의 섬살이 유형에 따른 미션지
-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쓰기
- 다 함께 둘러앉아 회고

○ 참가혜택
- 강화도 게스트하우스 숙박 제공
- 잠시섬 전용 일기장 제공
- 강화유니버스 라운지 free 이용
- 5천원 웰컴 쿠폰
- 섬살이 유형 미션 완료 시 진달래섬 5천원 상품권
- 갑곶돈대 미션 완료 시 진달래섬 5천원 상품권

○ 동네안내자
: 협동조합 청풍(인스타 @ganghwauniverse @coop_cp @jindalrae_island)

○ 지난 잠시섬 둘러보기 :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잠시섬, 네이버 아삭아삭순무민박 검색!

○ 문의 : coop.cheongp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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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청풍
coop.cheongpung@gmail.com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강화대로 368번길 6 032-93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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