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COMPANY w/HRer Issue 15. 핵심인재는 누구이고, 어떻게 육성되는가? by jason, KIM 핵심인재를 따로 관리해야 할까요? 핵심인재를 따로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기업마다 다릅니다. 어떤 기업은 직원 간 차등(또는
차별 대우)을 두기보다는 공평무사함을 추구하고, 반대로 어떤
기업은 “어떻게 모든 직원이 다 똑같을 수 있냐? 기여도와
능력이 천차만별이다”라고 하면서 핵심인재의 선발 및 육성을 지상과제로 삼기도 합니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더 우월한지는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 회사의 인사 철학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많은 기업이, 특히 대기업들은 핵심인재에 관심을 많이 두고
이들에게 일반 직원과는 조금 다른 인사제도를 적용하는 트렌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핵심인재의 정의와 선발 저희가 국내 주요 기업을 벤치마킹한
결과, 핵심인재에 대한 정의가 조금씩 다릅니다. 가장 많은
사례는 핵심인재를 “10년 내 주요 계열사 또는 부문의 CEO가
될 만한 후보자”로 보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3~7년 이내에 그룹 내 주요 임원 포지션을 승계할 수 있는 후보자”로
보는 관점입니다. 둘 다 Successor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하지만 약간 톤이 다릅니다. 전자(前者)는 사업가형 인재 또는 최고경영자(CEO)만 핵심인재로 보는 것이고, 후자(後者)는 각 직군의 전문가(expert)도 핵심인재로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정의에 따라
핵심인재의 선발 규모도 많이 달라집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당연히 후보군이 굉장히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 그룹에 걸쳐 100명 이하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후자로 가면 후보군이 확 늘어납니다. 회사 경영에 필요한 주요
기능별로 후보자가 생기니, 많으면 700~800명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핵심인재를 선발하는 방법은 대부분의
주요 기업들이 추천제를 쓰고 있습니다. 각 사 대표이사가 소속 직원 중 가장 좋은 인재를 추천하는 방식이죠. 다만, 추천제가 가진 단점도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장치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지주사 HR팀이 순수하게 데이터에 의해 핵심인재 후보자를 추려 따로 추천한다든가, 외부
전문가를 이용해 Assessment Center를 통해 선발한다든가,
각 사 대표이사가 추천한 후보자를 3명의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가 면접을 본 후에 만장일치로
결정한다든가 하는 방법을 씁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외부의 공인된(?)
심리 검사 도구를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검사 도구 중 잠재력(potential)을 볼 수 있는 것을 활용합니다. 최근에는 핵심인재 선발 시 후보자의 인성(人性)을 중시하는 경향을 발견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모 회사에서 핵심인재 관리 담당자가 했던 인상적이었던 말이 기억나네요. “오래전에 성과가 탁월한 인재를 핵심인재로 선발하고 육성해서 계열사 대표들을 만들어낸 적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사람들의 좋지 못한 인성(예: 엘리트주의, 과도한 성과주의)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다. 젊은 시절 단 한 번의 실패와 좌절도 없이 성공만 했던 사람들이 가진 인성이 수백 수천 명을 이끄는 리더로서는
결함이 됐다. 그래서, 지금은 정기적으로 인성검사도 하고, 다면진단을 통해 평판도 파악해서, 그 결과를 바탕으로 Pool out 시키기도 한다.” 저도 이 발언에 동의합니다. 우리는 성과와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인격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래는 Korn Ferry에서 말하는 “잠재력 높은 리더를 식별하는 7가지 핵심 지표(The seven signpost: a framework
for superior leadership potential)”입니다. 핵심인재를 선발할
때 좋은 참고가 되는 것 같아 인용해봅니다. 핵심인재를 육성하는 방법 핵심인재의 육성은 쉽지 않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이미 상당한 수준의 성과와 능력을 증명한 사람들이기에 일반 직원과 동일한 교육으로는 역량 향상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주요 기업에서는 교육은 부수적인 수단입니다. 1년에 3~4회 정도 집합식 교육을 하는 곳이 있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그것이 핵심인재 육성의 중요한 축은 아닙니다. 대다수의
주요 기업들이 집합식 교육을 핵심인재가 스스로 핵심인재임을 자각하고 다른 동료들을 통해 자극을 받는 시간 정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핵심인재 육성은 철저하게 ‘일을 통한 성장’ 또는 ‘일터학습’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경험을 통해 직접 체험하고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도전적인 과제나 프로젝트를 부여하고
이를 수행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역량 향상 및 경력개발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죠. 특히, 글로벌 기업들(예: 3M, IBM)이
이런 것을 잘하는 것 같습니다. 이 대목에서 3E의 7:2:1의 법칙이 떠오릅니다. 인재가 성장할 때 70%는 경험(experience), 20%는 노출(exposure), 즉 보고 배우는 것에 의해 이루어지며, 오직 10%만 교육(education)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핵심인재 대상 경력개발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은, 본인의 전공(?) 분야 외에 최소 1~2개의 분야를 추가로 경험시킨다는 것입니다. 모 회사에서는 이를
‘F자형 경력경로’라고 부르더군요. 예를 들어, 연구개발 분야의 핵심인재에게 일부러 마케팅과 경영관리 직무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죠. 어떤 그룹사는 반드시 지주사(홀딩스)에서 2년 이상 근무하는 경험을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모 그룹사는 핵심인재가 익숙한 산업을 떠나 완전히 다른 이종(異種)의 산업에서 근무하는 경험을 부여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신(新)사업,
즉 스타트업 경험을 부여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다른 분야, 다른 조직, 다른 산업에서, 다른
방식으로 일하도록 함으로써, 특정 Silo에 갇힌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회사와 산업 전체를 볼 수 있는 관점을 길러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멘토링과 Shadowing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도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수한
인재가 우수한 사람을 가르칠 수 있다”는 전제하에 핵심인재 중 선배 기수들이 멘토가 되어 후배 핵심인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서 상담을 진행합니다. 또 이 회사는 핵심인재가 일정 기간 앞으로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을
지금 수행 중인 선배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눈으로 배우는 Shadowing도 병행합니다. 이 기간만큼은 현업 업무에서는 잠시 Off하며, 모든 회의, 출장, 의사결정
자리에 동석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선배로부터 쉴 새 없이 질문을 받고 답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상상만 해도 피곤하긴 합니다…) 사실,
핵심인재의 육성과 관련하여 제일 인상적이었던 곳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창업자의 뜻에 따라
핵심인재에게 반드시 시련을 경험하게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누가
봐도 조직 내에서 제일 잘 나가는 핵심인재를 비주력 계열사나 소위 한직(閑職)에 보낸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그곳에서 어떤 성과를 내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시련이 주어졌을 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충성심 테스트 같지만, 저는 이런 시련의 경험은 핵심인재가
더 성숙한 리더가 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룹사의 경우 1%도
안 되는 최상위 엘리트라 할 수 있는 핵심인재들이 느낄 수 있는 자부심을 넘어 자만심이 리더로 성장하는 데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시련의 경험 부여는 영웅 신화의 구조를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아래는 조셉 캠벨이라는 학자가 정리한 영웅신화의 일반적 구조입니다. 핵심인재의 성장을 위해 이러한 구조를 따르도록 해보는 것은 어떨지 상상해봅니다. 핵심인재를 보상하고 관리하는 방법 [보상] 핵심인재에게 별도의 금전적 보상을 하는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조사 대상 기업에 이 질문을
했는데, 단 한 곳도 직접적으로 금전적 보상을 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무척 신기했습니다. 가장 쉽고 효과적인 동기부여 및 Retention 수단이 ‘돈’인데… 모든 주요 기업들이 비금전적 보상 정도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빠른 승진, Top Management가 나를 안다는 자긍심, 파격적인
교육 기회와 경험, 인사평가 시 약간의 혜택(예: 최소 B등급 이상)을
제공합니다. 일부
회사는 핵심인재를 선발해놓기만 하고 별도의 관리를 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하는 곳도 있는데, 금전적인
보상이 아니더라도 회사와 Top Management가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핵심인재는 충분히
만족할 것 같습니다. [Pool 관리] “한 번 핵심인재가 되면 계속 핵심인재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일부 회사는 따로 Pool out을 시키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만, 또 어떤 곳은 매년 5~10%의 핵심인재를 Pool에서 제외하기도 합니다. 이때 근거는 연중에 이뤄지는 여러 검사와
평가, 그리고 각 사 대표/인사팀/지주사의 관찰 결과입니다. 이 글을 읽는 귀하가 인사담당자라면 이런
의문이 들 겁니다. “핵심인재에서 제외되면 퇴사하라는 뜻 아니냐?” 그런데
의외로 핵심인재에서 탈락해도 퇴사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Pool out 된 것을 기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핵심인재가 되면 육체적으로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WLB)을 찾기 위해 Pool out을 개인이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직장인들의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하는 부분입니다. [핵심인재 관리제도의 공식화 여부] 우리 회사에 핵심인재라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따로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 구성원에게 알리고 있을까요? 저는 이것도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 답은, 기본적으로 비밀주의를 유지하되, 핵심인재의 주변 사람(예: 직속 상사)이 피치
못하게 알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곳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입니다. 완전 공개주의를
택한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불필요한 시기와 질투, 그리고
내부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완벽한 비밀주의를 유지할 수도 없습니다. 핵심인재의
주변 사람, 그중에서도 직속 상사와 후배 직원은 알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정기적인 다면진단 또는 평판 조회를 요청하게 되고, 핵심인재가 별도의
교육과정에 참여하거나 CEO와 동행하는 출장을 가기 때문에 완벽한 비밀 유지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런 불가피한 노출은 따로 관리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놓고
“OOO은 핵심인재다”라고 노출하지 않을 뿐이죠. 핵심인재 관리의 핵심성공요인
모든 HR 제도가 다 그렇듯, 핵심인재 관리는 특히 Top Management의 스폰서십과 참여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모
그룹사는 10여 년 전에 핵심인재 관리를 시도했다가 몇 년 만에 실패해서 접었다가, 수년 전에 다시 시작하니
너무 잘 작동하는 극과 극의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두 시대(?)
간 결과의 차이는 딱 하나, 즉 Top
Management의 관심과 투자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지주사에 핵심인재
관리만 담당하는 팀과 위원회가 따로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Top Management가
연중 핵심인재들과 자주 만나서 식사도 하고 대화도 하며, 가끔은 해외 출장에도 동행시킨다고 합니다. 또 다른 그룹사도 최근 핵심인재 관리만 전담하는 부서를 지주사 인사팀에 별도 파트로 신설하고, 그룹 연수원 내 핵심인재 육성 파트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 파트의
신설을 위해 따로 외부에서 HR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합니다.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실 핵심인재 관리는 경영승계계획(succession plan)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머지않아 새로운 Top Management
Team을 만들어야 하는데, 기왕이면 높은 성과와 좋은 리더십을 가진 젊은 세대를 미리
선발해서 키우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Top
Management Team 양성을 위한 Fast Track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엘리트주의이고 불공평하다고 비판할 수 있겠지만, 저는
제대로 선발/육성/관리만 한다면 회사의 미래를 담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핵심이자 좋은 투자는 ‘좋은 리더’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지난 뉴스레터들을 보고 싶어요! 🥰 J& COMPANY 블로그로 놀러오세요! 😎 홈페이지도 있고, 😁 Linkedin 까지! 😊 J& COMPANY w/HRer 는 격주로 발행됩니다. 화요일 오전에 찾아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