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북적북적_청소년을 둘러싼 시설사회> 활동 후기
지난 여름밤, 온은 '온라인에서 북적북적'이라는 소규모 북토크를 했는데요. 책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온라인에서 연결되는 시간이 되었어요.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 3년의 기록' _집 밖에서 집을 찾다 / 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 책을 읽고 각자의 마음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남겨져 있다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이번에는 그 중에서도 '청소년을 둘러싼 시설사회'에 대해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어요. 단순히 시설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떠나온 '그 가정'과 학교를 비롯하여 청소년이 마주했던 다양한 장면에서 청소년은 어떤 존재로 대해지고 있을까요? 사회에서 '청소년은 이런 모습으로 살아야해' 라며 보호와 통제 사이에서 드러나는 혼란스러움은 무엇일까요? 청소년 탈시설 사회의 문을 조금 더 확장하기 위해 서로의 이야기들을 보태어 보았습니다. 가족구성권연구소에서 활동하시는 김경서님, '학생인권법과 청소년 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 전국행동'에서 활동하시고 고등학교 교사이신 조영선님의 발제 일부를 공유합니다.

"가족이면 안되는 상황과(빈곤 가정의 부양의무자, 코로나로 인해 집에 격리되었을 때 가정폭력 피해자 수 급증) 가족이 아니면 안되는(남는 건 가족밖에 없다. 늙어서 고독사한다..) 이 두가지 상황은 모두 피할 수 없다는 면에서, 다시 말해 가족 외에는 선택지가 없어서 발생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똑같은 이야기입니다. 둘다 근본적으로 개인의 생존을 국가가 책임지지 않고 가족에게 전가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이렇게 돌봄과 부양을 가족 내에서 해결해야 할 사적인 일로 치환시킬 때, 바로 그때 가족의 시설화가 진행됩니다."- 경서님 발제 중


"학교에서도 지원을 미끼로 질서에 순종하기를 종용해요. 성적의 자본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경쟁을 하고 관심없으면 나가게 되는 것이죠. 시설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시설 종사자에게 인정받거나 그렇지 않은 청소년 사이의 갈등이 책에서도 나오잖아요. 그런 갈등을 종용해야 하는 저의 위치성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런 폭력의 구조를 배우는 시설이나 학교는 과연 안전한가. 학교나 시설은 순간순간의 유대감이나 편안함도 허락되지 않으니 결국 가출팸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가출팸이 더 폭력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시설이나 학교는 가출팸이 주는 안정감 만큼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구나 하는 고민이 들었어요."-영선님 발제 중

<청소년 주거지 탐방 현장르포>
4탄_활동가의 유관기관 연대기 
청소년 주거119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곁에서 주거 및 삶을 함께 돌보고 지원할 수 있는 곳들과 협력해서 지원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청소년 주거지 탐방 현장르포는 주거119를 하면서 연결되었던 지원체계들과의 역동 속에서 남았던 마음들을 나누고자 온의 활동가 시연이 일기 형식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주거지원을 하는데 있어서 여전히 난망함 속에 헤메이며 시행착오를 함께 겪어가고 있습니다. 일기장에만 남겨둘까 고민하던 글을 꺼내며 다소 우려되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한 생각을 꺼내고 나눌 때에 더 나은 대안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떨리지만 현장르포에 글을 담아봅니다.

4. 네번째 일기

각 지자체마다 임시 주거지원 사업이 있다. 긴급한 상황이 생겨 주거 상실 위기에 놓인 가구에 임대주택을 임시로 공급하는 제도이다. 온은 청소년과 함께 A 지역에서 이 지원제도를 신청해 보았다. 주거복지센터에서 1차 상담을 통해 주거 취약에 놓인 사람인지를 확인한다. 이후 지자체 담당 공무원과 미팅을 통해 선정 절차를 거친다. LH와 지자체가 주거 계약을 한 집이기 때문에 사실상 미성년자 주거 계약도 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 게다가 아주 적은 비용의 금액 정도만 공과금 용도로 내면 되니 비록 임시거처이기는 하지만 거리, 시설, 고시원이 아닌 집에서 지내며 다음 거처를 준비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집에 들어가기까지 다양한 곳들과의 협업과 소통이 필요했다. 주거복지센터, 지자체 담당 부서 공무원, 행정복지센터, 청소년자립지원관 까지. 그 시간을 보내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얻은 것은 눈치껏 상대가 원하는 답을 해주는 협상의 기술이었다. 대게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거나, 앞으로도 뾰족한 대안이 없음을 증명하며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자립 의지는 그 누구보다 강력하여 잘 살아낼 수 있음을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다가 ‘불안정한 위기에 놓인’ 사람이 혼자 살아가는 것에 대한 위험과 불안에 대해 괜찮은 건지 검증하고 싶어 하는 것이 느껴지면 곁에서 사례 지원하는 기관들이 잘 챙겨보겠다고 부지런히 설명한다. (지자체 미팅에서 ‘저희 사업으로 지원받다가 자해/자살 사건이 생기면 아주 곤란해요.’ 라는 염려를 500번은 들은 것 같다…) 그러나 그 설명의 톤을 아주 세밀하게 가져가야 한다. 안그러면 ‘이미 지원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 이 집이 꼭 필요한가요?’라는 어퍼컷의 질문으로 되돌려 맞게 된다. 그럼 ‘저희는 공적 지원 시스템이 아니고… 임시로 고시원만 아주 조금 지원할 수 있고…’ 다시 도돌이표가 시작된다. 지난했던 청소년의 삶이 고작 서류 몇 장으로 평가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최종 선정이 되는 분위기가 되었길래 ‘혹시 집에 에어컨이 있을까요? 올해 여름이 너무 덥다고 해서요…’ 라는 질문에 ‘이런 집에 에어컨 같은 걸 바라시면 안 되죠. 요새 에어컨 있어도 전기세 때문에 틀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요.’라는 대답을 듣고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어 회의실을 나왔다. 에어컨이 파워 냉방으로 켜져 있어 싸늘한 기운이 가득했던 그 회의실을.

입주하기 전, 집을 둘러보고 왔다. 버스에서 내려 언덕을 한참 올라가 마주한 집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케케묵은 먼지와 온갖 벌레들의 잔해들이 가득했다. 싱크대 위 선반에는 무려 2년 전의 도시가스 검침일 표가 붙어있었다.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넘쳐나는데 이 집은 왜 이렇게 오랫동안 공가로 있었던 것일까. 걱정과 염려만 가득한 채 지원하기를 주저하거나 거절당했던 수많은 이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는 그럼에도 일단 살아보기를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삶은 현재진행형이다. 


(몇 달 뒤, 덧붙이는 이야기. 또 다른 청소년과 동일한 지원을 신청했다. 지자체는 서류만 보고 미팅 자체를 거절했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임시주택 거주 연령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성년자가 거주했던 선례도 있었음을 설명하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야 미팅을 할 수 있었다. 답답했던 미팅이 끝나고 최종 미선정 결과 통보를 받았다. 국가에 거절당한 청소년은 다시 또 집을 찾아 나서야 했다.) 

#그 빈 집은 누굴 위한 집인가요  #무슨 걱정이 오만가지 #이젠 해보자. 살아보자

<집 밖에서 북적북적_탈가정을 통해서 찾아가는 관계로서의 집>

집 밖에서 북적북적 코너에서는,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 3년의 기록_집 밖에서 집을 찾다>,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 희곡_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 책을 읽은 독자들이 남겨준 후기를 연재합니다. 이번 글은 가족구성권연구소의 공동대표이신 김순남 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글의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전문은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탈가정을 문제화하는 것은 성평등하지 않은 사회를 의미한다. 왜 그럴까?

 이렇듯, 자신이 소속될 수 있는 집을 찾아가는 것은 탈가정한 청소년만의 의제가 아니라 자신으로 머물 수 있는 삶의 자리가 부재한 모두의 의제일 수밖에 없다. 책을 읽으면서 이혼 연구를 하면서 만났던 한 여성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녀는 사회적으로는 ‘좋은 집’과 경제적인 여유가 있었던 ‘남편의 집’을 떠나서 이혼 후에 한동안 꽤 가난했지만, 본인이 밥 먹고 싶을 때 밥 먹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눈치 안 보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전했다. ‘그 가정’으로 복귀만이 청소년의 삶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강조하는 사회는 성평등한 사회와 가장 먼 사회라는 것이 자명하다. 우리는 집을 떠나는 청소년만 문제시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이혼을 하고, 결혼한 이주여성들이 집을 나가고, 장애가 있는 사람이 탈가정을 원할 때, 그 모든 것을 문제시하고 범죄화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또한, 가정폭력이 있을 때도 ‘선 가정 후 사회보장’이라는 이름 아래 가정폭력 가해자를 경제적인 책임을 갖는다는 이유로 집으로 돌려보내는 사회에 살고 있다. 탈가정한 청소년을 문제화하고, 어떤 주거와 자립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도 마련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가족에게 양육과 돌봄의 책임을 전가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탈가정의 원인을 제대로 양육을 하지 못한 여성의 책임으로 돌리거나, 가난한 가정의 문제로 돌리는 낙인의 연쇄가 작동할 수밖에 없다. 결국, 탈가정한 청소년을 반복적으로 위험을 선택하고, 사회를 혼란케 하는 ‘문제가 있는’ 선택으로만 만드는 것은 가족에게 모든 삶의, 생존의 인프라를 전가하는 가족주의의 위기를 보이지 않게 하는 국가의 통치성과 분리되지 않는다. 이런 사회에서, 청소년만이 ‘집다운’ 집의 부재를 경험하는 게 아니라, ‘그 가정’ 안에서 아이를 적절하게 양육하지 못한 ‘엄마’인 자신을 자책하거나, 경제적으로 제대로 된 가장이 못되었다고 탓하는 젠더화된, 계급화된 고통의 회로 안에 ‘그 가정’이 놓일 가능성이 짙다. 이렇듯, 우리 모두를 ‘그 가정’ 안으로 몰아넣는 사회는 ‘시설화된 집’과 사회를 의미하는 것이며, 그런 지점에서 탈가정과 탈시설은 물리적인 장소의 이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부여하는 고정적인 딸, 아들의 지위, 양육자의 지위, 정상가족의 지위, 집 안과 밖의 공고한 지위를 바꾸어 내는 정치적인 움직임과 교차할 수밖에 없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자립후원행사>
"집은 없지만, 냅다 하는 집들이"
청소년에게 아직도 집은 없지만, 집들이는 너무 하고 싶어서... 
냅다 집들이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온'은 아름다운재단의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 3년동안 열심히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독립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해 스스로의 힘으로 활동을 이어가야 합니다. 

청소년의 주거권을 보장하라는 외침을 계속 하기 위해서, 
청소년에게도 집다운 집을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
청소년도 지역사회 시민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당신이 와야 청소년에게 집이 생긴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활동을 후원으로 응원해주세요.

📢 자립후원행사에 함께하는 두가지 방법
하나. 행사에 참여하기!
  * 일시 : 2025년 11월 4일(화)
     - 17:30~20:00 전시_온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18:00 낭독극_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
     - 19:00 청소년 토크쇼_저기요! 우리, 집 얘기 좀 합시다
  * 장소 : 전태일기념관(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05 2층)
둘. 후원에 참여하기!
  *  일시 후원 : 우리은행 1006-301-559027(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  정기 후원 : 뉴스레터 하단 링크 참고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8~9월 활동소식 >

  • 250812 아동청소년탈시설공동행동 기획팀 회의
  • 250812 [온라인 북토크] '온라인에서 북적북적'_청소년을 둘러싼 시설사회
  • 250813 서울시립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 운영위원회
  • 250820 청소년-시민전국행동 운영위회의
  • 250822 관악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거분과 관악주거복지네트워크 회의
  • 250826 청소년정책연구원 - 아동청소년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이행 사항 점검 NGO 간담회
  • 250829 돋움위원회
  • 250901 돌봄 교육 개발팀 회의
  • 250905 [오마이뉴스] 청소년 정책에 없는 주거, 주거정책에 없는 청소년
  • 250917 관악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거분과 관악주거복지네트워크 회의
  • 250917 청소년-시민전국행동 간담회 기획팀 회의
  • 250922 아동청소년탈시설공동행동 국회의원 김예지 의원실 미팅
  • 250923 아동탈시설공동행동 회의
  • 250924 돋움위원회
  • 250924 모두를 위한 탈시설 공동행동 회의
  • 250924 청소년-시민전국행동 운영위회의
  • 250925 명지대학교_현직자와의 만남&북토크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정기후원자로 함께 해주세요>
정기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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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후원(25.08~25.09)
이영선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       

청주넷 온을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시후원 : 우리 1006 - 301 - 559027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청소년주거119 사업으로 청소년에게도 집이 생겼습니다.
집들이를 핑계삼아 함께 모여서 케이크에 초도 불었어요.

계속계속 청소년들과 집들이를 하고 싶어요.
청주넷 온이 창립 이후로 처음 여는 후원행사,
냅다하는 집들이에 많은 관심 부탁해요-

*10월에는 특별 뉴스레터가 3편이나 나온대요!!!
COM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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