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질주9 #현애지상 #아요아문재일기 #6월신작라인업 중영본색 4호 2021-06-05 망종
안녕하세요 이하오입니다. 6월 중국 극장가는 풍성하겠습니다. 오일당(노동절 연휴)이 끝나고 여름 방학을 기다리며 극장가가 잠잠해졌던 예년 6월과 달리 올해는 중국 국내 신작 개봉이 몰렸습니다. 더불어 북미 코로나 회복 가능성이 움트면서 개봉을 미뤄왔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하나둘 상영을 시작했습니다. 중영본색 5호에서는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신작 <분노의 질주 9>, 높은 평점과 흥행 성적을 모두 이룬 장예모 감독 작품 <현애지상 悬崖之上>의 흥행 비결, 5월 20일 연인절 개봉작 <아요아문재일기 我要我们在一起>의 뒷이야기 그리고 화려한 6월 신작 라인업을 살펴보겠습니다.
1. <분노의 질주 9> 중국 관객 반응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액션 영화, 2001년부터 이어져 온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장수 시리즈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이하 F9) 이 중국에서 5월 21일 개봉했습니다. 춘절이나 노동절과 같은 특수한 기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F9(에프나인)은 개봉 당일 3.8억 위안의 수익을 기록했고, 개봉 3일 만에 10억 위안을 돌파하며 20년간 이어져 온 시리즈의 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개봉 당일 1억 달러 수익을 돌파한 작품은 F9이 유일합니다. 2020년 5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여러 차례 개봉을 연기해온 F9은 북미 개봉 예정일인 6월 25일보다 한 달 앞서 중국에서 상영을 시작했습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특히 중국 시장에서 높은 박스오피스 수익을 내어왔기 때문입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중국 수익은 전체의 40%에 달합니다. 인기 에피소드였던 지난 두 편 <분노의 질주: 더 세븐>과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각각 총 10억 달러(한화 1조 1,085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었고, 그중 중국에서만 각각 4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습니다.
분노의 질주 시즌별 흥행 성적 비교 (출처: 灯塔专业版) 그러나 F9은 지난 시즌의 성적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봉 후 중국 관객들의 혹평이 이어지면서 3일 만에 일일 관객 수가 반토막 났기 때문입니다. (더우반 평점 5.5/10) 20년간 시즌을 거듭하며 독창적인 자동차 액션 장면은 고갈되었고 지루함을 피하고자 허무맹랑한 설정을 넣은 것이 낮은 평점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장면은 '스펙터클한 자동차 액션 장면’입니다. 그러나 이번 F9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예고편에 나오는 장면이 전부다“, “10편은 스타워즈인가(F9에 우주 장면이 나온 것을 비꼬는 것)”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존 시나(Jhon cena)가 영화 홍보를 위해 SNS에 “대만이 첫 번째로 F9을 볼 수 있는 국가”라는 말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가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네티즌들은 “존 시나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기고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칭했다“며 비난했고, 중국 내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존 시나는 25일 자신의 웨이보에 중국어로 사과하는 내용의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2. <현애지상>, 중장년층 관객을 잡아라
장예모 감독의 1930년대 배경 스파이 영화 <현애지상 悬崖之上>이 높은 평점과 함께 꾸준히 관객 수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온라인 영화 매체 1905电影网에서 재미있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현애지상> 영화의 관객 중 중장년층 관객의 비율이 20%로 다른 작품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최근 흥행작 <전랑2 战狼2>, <나와나의조국 我和我的祖国>, <안녕 이환영 你好李焕英> 등의 관객 비중을 살펴보았을 때 다른 영화에 비해 중장년층 관객의 비율이 높았다”며 중장년층 관객의 비율로 영화의 흥행을 예측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5월 31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에서 ‘한 가정 세 자녀 허용’ 정책을 결정하며 1978년 이후 40년간 유지해왔던 중국의 산아제한정책이 사실상 폐지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의 심화로 인구절벽에 다가서는 속도를 늦추기 위함입니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2.57%를 차지합니다. 유엔은 65세 이상 고령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화 사회로 분류합니다. 헝다연구소(恒大研究院)는 중국이 2022년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33년이면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중장년층, 노년층을 겨냥한 여러 분야의 사업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영화계도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장년층 관객 비중이 높은 영화로는 ‘중국 근현대사 배경’의 영화, ‘가족의 정’을 다룬 영화 혹은 '애국주의'를 다루는 주선율 영화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현애지상> 관계자는 해당 작품이 중장년층 관객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주연배우들이 관영매체 TV 드라마에 자주 출연하는 연기파 배우들이라 중장년층 관객들에게 익숙한 것이 흥행에 한몫했다”라고 언급하며 캐스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고령화사회의 진입은 중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꼽히는 동시에 산업 방면에서는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화계에서도 중장년층 관객을 잡기 위한 영화적 장치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입니다. 3. 현실감 넘치는 로맨스 영화 <아요아문재일기>
520 연인절에 개봉한 로맨스 작품 <아요아문재일기 我要我们在一起>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요아문재일기>는 2013년 더우반豆瓣 인기 게시글 “与我十年长跑的女友明天要嫁人了(10년 사귄 여자친구가 내일 다른 사람과 결혼합니다)”를 각색한 영화로, 사랑하는 여자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10년간 고군분투하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건설 노동자로 일하는 남자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건설 현장의 부패와 부조리, 열악한 처우 등을 적나라하게 그리며 로맨스에 현실감을 더했습니다. 영화 리뷰 사이트의 네티즌은 “토목 공부하거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친구랑 같이 보면 안된다, 친구가 펑펑 울면서 영화관을 뛰쳐나갈 거다”라는 리뷰를 남기고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오일당 영화 <니적혼례 你的婚礼>와 비교하는 리뷰도 많습니다. <니적혼례>, <아요아문재일기> 두 작품 모두 ‘모범생 여학생을 사랑하는 불량 남학생’, ‘성인이 된 후 현실에 부딪히는 연애’라는 멜로 영화 클리셰를 활용했으나 <니적혼례>가 뻔한 내용으로 관객을 지루하게 한 반면 <아요아문재일기>는 현실적인 요소를 적절히 섞음으로써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아요아문재일기>는 실존 인물 이름 뤼친양吕钦扬, 린이야오凌一尧를 작품에 그대로 활용하며 원작의 느낌을 충실히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8년 전 게시물을 보고 감동 받았던 관객들은 영화가 실제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결말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는데, 원작에서는 재회/이별(여자가 다른 남자와결혼)/사별(남자가 죽음) 등 세 가지 결말이 있었던 것에 반해 영화에서는 애매하게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관객은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 나올 때도 혹시나 쿠키 영상이 나올까 봐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관객이 많았다”며 평면적인 결말에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남자주인공 뤼친양吕钦扬 역의 굴초소屈楚萧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도 있습니다. 굴초소는 2016년에 데뷔, 2019년 중국 SF영화 <유랑지구流浪地球>에서 주연을 맡으며 스타덤에 올랐지만, 사생팬에 대한 공개 비난과 전 여자친구 폭행 등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일부 관객들은 사생활에 문제가 많은 배우가 영화에서 ‘순정남‘ 역할을 맡으며 이미지 세탁을 시도한다며 거북함을 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우반 평점은 6.3/10으로 로맨스 영화가 대부분 5점 대 이하의 낮은 평점을 받는 것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4. 6월 신작 라인업, 공휴일에 몰리는 개봉 경쟁 6월 극장가의 치열한 박스오피스 전쟁이 예상됩니다. 새해, 춘절, 노동절 등 대목에 영화 개봉이 몰리고 여름방학을 앞둔 6월에는 개봉작이 줄어들었던 예년과 다르게 이번 6월에는 단오절(6.12-6.14) 3일 동안에만 18 작품이 라인업되었습니다. 2019년 단오절에 5 작품이 개봉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며, ‘최강 오일당’이라고도 불렸던 올해 노동절 개봉 작품 수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6월에 개봉작이 몰린 이유로는 첫 번째, 코로나 이후 공휴일/비공휴일 극장 매출 차이가 커지면서 짧은 기간일지라도 공휴일 효과를 보기 위해 신작 개봉을 몰아넣은 것이고, 두 번째는 2020년 코로나로 인해 개봉을 미루었던 작품들이 상반기 안에 개봉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배치한 것입니다. 단오절 휴일에는 스포츠 영화 <초월 超越>, 써니 리메이크 작품 <양광저매도 阳光姐妹淘>, 펑위옌彭于晏 주연의 범죄 스릴러 <열대왕사 热带往事>, 황쉬엔黄轩 주연의 로맨스 작품인<오해 乌海>등 중국 국내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합니다. 재밌는 점은 6월 셋째 주에 아버지의 날 父亲节(6.20)을 맞이해 아버지 관련 내용의 영화가 5작품 <了不起的老爸>, <困在时间里的父亲>, <非凡父子>, <足球爸爸>, <父爱永不止息> 개봉하는 것입니다. 2017, 2018년 아버지의 날에는 관련 작품이 없었고, 2019년에는 한 작품 있었던 것과 비교됩니다. 亲情大年(가족영화의 해) 라고 불리는 2021년다운 모습입니다.
6월 중국 극장가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습니다. 2011년 <써니> 리메이크 작품인 <양광저매도 阳光姐妹淘>와 2013년 <남자가 사랑할 때>를 리메이크한 <당남인연애시当男人恋爱时>가 6월 중 개봉합니다. 중국 대륙 작품 <양광저매도>는 원작과 달라진 캐릭터, 낮은 인지도의 주연배우 캐스팅으로 네티즌들의 우려를 산 반면, 중국 대만과 홍콩 작품 <당남인연애시>는 <나의 EX> 주인공 구택邱泽이 황정민 배우가 연기했던 건달 역할을 맡아 기대를 모았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합작 애니메이션 <음료초인 饮料超人>(한국 개봉명: 스트레스 제로)도 개봉 예정입니다. <스트레스 제로>는 올해 2월 한국에서 먼저 개봉해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근 한한령이 완화되면서 한국X중국 리메이크 작품, 합작 작품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모습입니다. 중영본색 5호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말이 있습니다. 망종까지 보리를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2021년 상반기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기 전 올해의 목표와 진행 과정을 한 번 돌아보시며 정리해야 할 것들은 과감히 베어버리고 하반기를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다음 절기 ‘하지’에 뵙겠습니다. 길어지는 낮과 따스한 해를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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