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번째 만화다반사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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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없어도 좋아요. 한번 해볼까, 그거면 충분해요. 저는 그림이 사람에게 이롭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괴로운 일이 될 수도 있을 테지요. 그럼 언제든 그만두면 되는 거예요. 부담 가지지 말아요. 취미라는 게 그래서 좋은 거랍니다. 포기해도 상처가 없지.”
(난다, 『도토리 문화센터』 중)

설을 보내고 나니 진짜 2024년이 왔다는 게 실감 나는 한 달이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3월이라뇨! (우리를 천천히 피할 수 없는 죽음으로 인도하는 피할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답니다. 2월은 1권의 인기와 재미를 뒤이을 시리즈의 후속권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문학동네 만화편집부와 마케팅팀은 3월에 출간될 어떤 작품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었고요. 『만화다반사』, 더욱 재밌어질 테니 주변에 많이많이 소문내주기🥰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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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화다반사_문학동네 만화편집부의 2월
🎤덕질이란 무엇인가? 『도토리 문화센터』 2권 출간
고두리의 첫번째 타깃 정중순 에피소드를 매듭짓고, 두번째 타깃 모미란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2권! 1권에 이어 2권에도 멋진 대사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가족과 집안일에 치이다 도망치듯 마트로 향하며 “단 하루만이라도 내 몸, 내 인생, 내 시간을 나만 쓸 수 있다면”이라고 되뇌는 내레이션은 지구상 모든 주부가 공감할 수 있는 대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2권의 메인 테마 중 하나는 바로 ‘덕질’! 덕질과는 세상에서 가장 거리가 멀 것 같은 고두리 부장이 타깃에게 접근하기 위해 덕질을 공부합니다. (사람은 참 끊임없이 배워야 해요. 암, 암요.) 덕질이라는 테마에 맞춰 초판 한정 부록으로 공연 티켓 꽂이를 만들어보았어요. 모쪼록 여러분의 덕질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의학 휴먼 드라마 『투명한 요람 5·6』 & 『이별의 병동3』 출간 예정
일본 에세이만화계의 베테랑, 오키타 밧카의 만화 2종이 2월과 3월 연달아 출간됩니다. 『투명한 요람』은 산부인과에서 죽은 태아를 마지막으로 처리하는 일을 맡았던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만화입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사건사고를 그린 『이별의 병동』은 이번달부터 일본 현지에서 드라마 방영도 시작됐는데요. ‘생사가 오가는 병원에서 아름다운 일만 있을 수는 없다’는 저자의 철학이 담긴 두 만화, 귀여운 그림체로 생로병사의 희로애락을 망라하고 있답니다. 킬링타임용으로 시작했다가 어느새 울고 웃게 되실 거라 장담합니다!🥺
  
  
🍀애니메이터 수민님과의 인터뷰

만화편집자들에게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초미의 관심사는 바로 애니화’. ‘리바이 입체기동 레전드 영상’ ‘귀멸의 칼날 역대급 액션신, 보고 있으면 입이 떡 벌어지는 액션 장면은 종종 SNS에서 단숨에 화제가 되고 이는 원작만화의 인기로 다시 돌아간다. 멈춰 있는 만화 속 그림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작업. 이런 건 누가, 어떻게 하는 걸까?

일본 애니메이션의 엔딩크레딧을 볼 때면 KIM(), LEE(), PARK()과 같이 익숙한 한국 성들이 눈에 띈다(나는 대한민국입니다). 『주술회전』으로 유명한 박성후 애니메이션 감독을 비롯하여, 일본에서 맹활약중인 한국 애니메이터가 무수히 많다는 사실! 이번달 만화다반사는 일본에서 일하는 애니메이터 수민님과 일의 기쁨과 슬픔을 담아보았다.

 

편집자(이하 편): 만화다반사의 첫 질문은 고정입니다. 평소와 다른 분이라 더욱 소개가 필요할 것 같군요. 자기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애니메이터 수민(이하 수):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원화와 작화 감독 일을 하고 있는 오수민(オ·スミン)입니다. 일본에 온 지는 7년쯤 된 것 같고 올해로 5년 차가 된 것 같은… 이제 슬슬 뭔가 퍼포먼스를 올려야 하는 압박감이 들지만 계속 신인인 척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제일 궁금하실 것 같은 참여 작품들을 나열하고 싶었는데, 회사에 문의해보니 저작권 문제를 비롯해 작품명을 걸고 하는 이야기는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질 여지도 있어서, 김해인 편집자님과 상의하여 제 SNS 계정을 QR로 걸어두겠습니다. 제가 무엇을 한 사람인지 궁금해지신다면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자면 이하 제 답변은 제작사를 비롯해 출판사 등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닌 제 개인의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 한국인으로서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게 된 계기나, 이를 위한 특별한 과정 등이 있나요?

수: 저는 사실 미국에서 애니메이션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요. 준비하는 동안 일본 애니메이션을 더 많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급하게 일본 애니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사람입니다(웃음). 만화 읽는 걸 좋아하다보니 좋아하는 작품에 ‘공식’이라는 태그가 달리는 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에 메리트를 느끼기도 했고요. (편: 저도 제가 재밌게 본 만화에 ‘공식’적으로 기여하고 관계되는 보람이 큽니다ㅎㅎ) 특별한 과정은 딱히 없고 2년제 전문학교로 유학을 간 뒤 졸업, 취업 활동을 해서 애니메이션 회사에 들어간다는… 외국인으로서 직업을 얻을 수 있는 제일 평범한 루트였습니다.

 

: 소년만화를 읽다보면 카메라 워크라고 하나요? 어떻게 움직이고, 다음 동작을 취해서, 어디를 때리는지 등등그게 애니메이션에서 더 매력적으로 구현될 때 왐마😲소리가 나오더라고요. 그 부분만 잘라낸 클립이 온라인상에서 많이 회자도 되고요. 애니메이터는 원작이 되는 만화를 어떤 시선에서 보는지 궁금합니다.

수: 업무로서 작품을 읽어야 할 때가 물론 있습니다. 제 담당 파트를 계속해서 읽어보며 여기엔 움직임이나 표정에 어떤 뉘앙스를 줘서 장면을 살릴 수 있을지, 또 원작자인 만화가가 무얼 표현하고자 하신 건지 고민합니다. 전체적인 지시는 콘테(스토리보드)에 있지만, 디테일은 ‘원화맨’이라고 하는 이들이 제시할 수 있거든요.

조금은 직업병을 갖고 만화를 보게 되었나… 싶어요. 원래도 만화 읽는 건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시장조사도 겸해서 읽고 있습니다. 재밌는 작품이나 엄청 취향인 작품을 읽게 되면 잘 기억해뒀다가 업계에서 애니메이션화 정보가 들려올 때 나도 어떻게 일로 엮여볼 수 없나, 하고 각을 재어보거나 결과물이 잘 나오길 바라며 응원을 하곤 합니다(웃음).

 

: 저는 요즘 사카모토 데이즈라는 만화를 즐겨 읽는데 이거 애니화 되면 120% 떡상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싶은 액션 장면이 한가득이더라고요.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싶은 만화’, ‘애니메이션으로서도 수작인 만화수민님이 생각하는 그런 만화의 특징이 있다면요?

수 : 『사카모토 데이즈』, 그쵸. 애니로 만들어지면 진짜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읽으면서 액션을 엄청 잘 그리시는 애니메이터분들이 정열적으로 참여하면 이거 굉장해지겠구나 싶었습니다. 전 최근에 『위치 워치』라는 만화를 읽으면서 이건 『스파이×패밀리』 나 『원펀맨』처럼 액션도 개그도 그림도, 모두 잘 살려서 만들면 인기 있겠다 싶었어요. 『히카루가 죽은 여름』 같은 만화도 스산하고 끈적하게 잘 만들면 재밌을 것 같고요.

제가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싶은 만화라고 하면은, 작년이랑 올해에 거의 다 방영을 해버렸어요! 참여하고 싶은 작품은 언제나 너무 많은데 한 회사에 묶여 있어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인지라 못 할 때가 많아요. 물론 제가 좋아하는 다른 작품들에 참여하고 있으니 그걸 못 한다고 해서 후회는 없지만요. 요 근래 정말 하고 싶었는데 못 했던 작품 두 개를 말씀드려보자면 『천국대마경』과 『던전밥』입니다… 둘 다 애니메이션도 너무너무 잘 만들어졌죠. (편: わかる、わかる😭… )

그러고 보니 생각난 게 있어요. 만화의 애니메이션화 기획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많은 애니메이션 회사들이 기획서 등을 준비해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전 회사에 다니던 당시, 회사 스승께서(그 회사에는 스승과 제자 제도가 있었습니다.) (편: 엄청난데요 그거…?;;) 『스파이×패밀리』의 기획서에 들어갈 그림 자료를 그리고 계신 거예요. 그걸 보고 제가 엄청 흥분해서 이 만화는 절대로 잘될 거라고, 저 본편 제작에 참여하고 싶으니까 열심히 그려주시라고 닦달을 했던 적이 있었네요(웃음).

 

: 수민님은 액션이 두드러지는 만화의 애니메이션화 작업을 많이 하신 듯해요. 정지된 만화의 그림을 동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하심에 있어 신경쓰는 게 있으신가요? 이게 애니메이션만의 정체성이다, 매력이다! 싶은 것이요.

수: 액션을 잘 그리고 싶어서 계속 그런 계열 작품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엄청 공부가 되고 있어요. 제가 특별히 동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신경쓰는 건 ‘설득력’과 ‘강약감’입니다. 이런 표정을 짓고 있다는 걸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또 원작의 어떤 포즈를 끌어내기 위해선 이런 동작으로 이해시키자… 등, 시청자의 집중을 유지하면서 원작을 돋보이게 하는 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강약감은 좀 사람을 쥐었다 폈다 해야 시청자가 재미를 느낀다고 생각해서, 잘하진 않지만 계속 그 균형을 신경쓰고 있어요. 언젠간 잘하게 되겠죠.

애니메이션만의 정체성은 ‘시간’을 주무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말도 안 되는 것도 그림으로 어떻게든 ‘설득’해버릴 수 있다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 모브사이코 100의 애니메이션화 소식을 듣고 무척 기쁘면서도 그걸 어떻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개성이 무척 강한 원작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땐 무엇을 신경쓰나요? 하지만 또 원작을 그대로 옮겼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애니메이션엔 어떤 걸 가미해야 할지도요.

수: 그러게요. 원작을 잘 살렸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결국엔 원작이 보여준 것 이상의 해석을 내놓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독자분들은 원작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은 간극을 본인만의 아카이브 안에서 더욱 증폭시켜 느끼곤 하는데, 그분들이 그렇게 상상했을 간극도 캐치하면서 그 상상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정확히 제안해야 한다… 그런 느낌이네요. 그리고 그 제안은 얼마나 원작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느냐 등으로 평가가 나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좀 논문 배틀 같은 느낌일지도…?

 

: 작업하시면서 있었던 인상 깊은 에피소드 등이 있으신가요?

수: 참여해서 준비하던 작품의 첫 화 방영일에 맞춰 회사에서 다 같이 모여서 본 적이 있었어요. 제가 그린 파트가 나올 때 엄청 심장이 두근거렸는데 갑자기 애플워치에서 심박수가 너무 올라갔다고, 격한 운동중이시냐고 물은 적이 있었네요ㅋㅋㅋ (편:ㅋㅋㅋㅋㅋ)

 

: 애니메이션 작업, 쉽지 않죠. 물리적, 육체적으로 정말 어렵고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보통 작업 과정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수: 제가 주로 담당하는 원화 파트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일단 스토리보드를 받고 담당하는 파트를 어떻게 작업해줬으면 하는지, 어떤 느낌의 화면이 되었으면 하는지 각 화 연출자님과 작화 회의를 합니다. 그뒤에 제가 각 컷의 ‘레이아웃’을 제출하는데요, 레이아웃이 뭐냐면 스토리보드를 화면으로 옮기면서 배경이면 배경, 빛의 방향이라든지, 움직임 등을 설계해두는 설계도입니다. 이걸 기준으로 그다음 작업자분들께 어떻게 해달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해요.

레이아웃을 제출하면 연출→감독 순서로 ‘연출을 이런 방향으로 고쳐줬으면 좋겠다’ 하고 수정을 받게 되고, 작화감독→총 작화감독 순서로 컷의 연출 수정을 반영해 ‘이렇게 그려줬으면 한다’라는 비주얼 수정을 받게 됩니다. 이후에는 원화맨이 수정을 반영하며 원화를 작업합니다. 원화는 보통 굿즈 같은 것에서 보신 적이 있으실, 색이 칠해져 있지 않은 선화 그림이라 보시면 됩니다.

원화를 납품하게 되면 레이아웃 때 수정이 잘 반영되었나를 원화 수정 단계에서 한번 더 확인하고, 다른 점이 있다면 다시 수정합니다. 그뒤로는 동화, 채색, 편집 등이 이어지고요. 매 파트의 작업자들은 ‘제작 진행’이라는 관리직 파트로부터 스케줄을 조율받습니다. 다른 작업자와 상담할 필요가 생기면 그 관련해서도 조율을 해주시기도 하고요. 이렇게 계속 누군가와 상담하고, 지시하고 지시받고… 의외로 애니메이터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굉장히 요구되는 일이더라고요. 역시 애니메이션은 협업인 터라요. 

 

: 책 한 권 나오는 것도 엄청난 협업이라 생각하는데 큰 규모의 애니메이션은 더욱 복잡하고 세세한 공정 속에서 많은 작업자분들과 함께하는군요. 이렇게 모두가 출중한 능력을 갖고 맡은 바를 임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서 대우는 서브컬처 업계가 무릇 그렇듯 열악한 것 같아요. 이 일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는 애니메이터로서, 업계와 동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수: 사실 일본은 대우가 좋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여가고 있기는 한데, 당장 모든 사람이 그 대우를 받을 수 없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잘하는 사람이 많이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일반적으로 받는 평균치가 너무 낮다고 느껴요. 그래도 젊은 세대들은 본인 홍보도 열심히 하고, 한 만큼 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있어서 열심히 협상을 하는 편인데 아직까지 업계 전체적으로 깔린 겸손(내가 그 정도까지 받을 역량은 아니다 라는 식의)이 발목을 잡는 것 같기도 하네요. 각자도생하자는 분위기도 강하고요. 그래서 업계에 노동조합의 역할을 하는 단체가 없는 건가 싶기도 해요. 그리고 다들 투쟁하기엔 너무 바빠요…! (편: 그들은 혁명을 하고 싶었으나 야근으로 바빠서 아무도 모이지 못했다…) 미국의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가 말하길, 미국에는 ‘애니메이터 길드’라는 유서 깊은 노동조합이 있어서 애니메이션 업계가 게임 업계보다 대우랑 급여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애니메이션 업계가(최근엔 역전됐을지도요) 아직까지 노동조합이 없다는 게 맞는 건가? 싶어지고…

며칠 전에 SNS에서 한국의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하는 원화맨의 월급에 대해 설문조사 비슷한 것을 해봤었는데요, SNS의 특성상 아마 젊은 이용자가 많은 터라 급여 평균은 낮은 편으로 나왔어요.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더 받아줬으면 싶더라고요. 한국에도 잘 그리는 분들이 아주 많은데, 사실 일본에서 일하시면 더 잘 받으실 것 같은 분들도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분들이 좀더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애니메이터는 더 받았고 덜 일했으면 좋겠어요! (편: 모든 노동자가요!)

 

: 그래도 애니메이션 사랑하시죠? 일을 하시면서 얻는 명성과 이력, 무엇보다 보람이 아주 크시리라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 세계의 즐거움과 보람을 마구 자랑해주세요.

수: 엄청난 재능과 열정을 뽐내는 분들을 보면서 “나는 저 정도로는 애니메이션에 열정이 없는데 사랑하지 않는 거 아닐까”하고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래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을 보면 좋아하긴 하는 것 같습니다. 실은 이거 말고는 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요(웃음).

최근에 인기작들에 참여하게 되면서 받는 관심이 남달라졌어요. 열심히 했는데 많이 봐주시니까 즐겁습니다. 제가 그린 그림이 굿즈로 판매되거나 홍보용 이미지로 사용될 때도 즐겁고요.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PV 영상 같은 곳에서 제 파트가 나오는데 팬분들이 웃고 계신 걸 보고 엄청 기분좋았어요. (물론 팬분들은 누가 그렸어도 좋아해주신다는 건 잘 압니다.) 이 도파민을 못 끊어서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은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려 합니다.

 

: 끝으로 만화다반사독자와 애니메이션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분들께 인사와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 답변을 작성하면서 애매하게 갖고 있던 생각들을 한번 정리해보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재미있으셨을지 모르겠어요. 애니메이션, 힘들지만 즐겁습니다! 같이 즐겨주시면 기쁠 것 같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_편집자의 업무일지
🌼J 편집자 : 2024년도 출간 예정 목록을 정리하고 보니 어이쿠, 세자리 숫자더군요. (가능한가?) 의욕 반, 의무 반으로 올해도 불같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네요. 올해 목록엔 지금까지 만화편집부에서 출간했던 책들과 다른 결을 가진 책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서, 독자님들 반응을 생각하면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됩니다. 올해도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B 편집자 : 『중쇄를 찍자!』 완결권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10여 년을 달려온 시리즈를 마무리하려니 왠지 기분이 묘합니다. 단행본 권말에 “도움을 주신 분들” 페이지가 있는데 완결권에는 정말 많은 분들의 이름이 실려 있더라고요. 이 페이지를 보니 작품에 조금이라도 함께한 사람들이 모두 모였구나, 정말 막을 내렸구나 싶었습니다. 비록 저는 중간부터 편집을 했지만 출판만화에 대한 이야기다보니 자연스럽게 감정 이입되는 내용이 참 많아 시원섭섭하네요. 완결권에는 뭔가 특별함을 담고 싶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19·20권 동시 출간을 준비하고 있으니 곧 만나요☆
🐱A 편집자 : 며칠 전 점심시간에 사옥 1층에서 고양이 두 마리가 싸우는 걸 보았습니다. 끼아와오오옹와오앙!!! 하면서 싸우길래 사이좋게 지내라고 타일렀어요. 또 몇 달 전에는 회사 맞은편 건물 옥상에서 수리부엉이의 실루엣을 보았지요. 부엉이는 정말로 부오오옹 부오오옹 하고 울더군요. 성량이 굉장하더란. 참으로 자연친화적인 일터입니다… 오늘은 체감 적설량 20cm의 눈길을 헤치고 출근했습니다. 적당한 언덕이 있으면 썰매를 타고 싶네요. 참, 그리고 『뱀피어즈』 3권의 인쇄를 마쳤답니다. 아주 빨~간 잉크를 또 왕창 쓰고 왔습니다. 3월 초에 출간 예정! 
🍇H 편집자 : 만화회사 SIDE B의 만화클래식과 함께 만화편집자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PDF〉를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대체 누가) 만화편집자의 일을 궁금해할까요……? 그래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회, 3회도 이어나가는 동력이 됩니다. 그냥 이거 듣고 누군가 한 명이라도 만화를 읽었으면 좋겠단 마음으로 시작해봅니다. 그나저나 편집할 것도 너무 많군요. 쌓여 있는 초교지(『일이어도, 일이 아니어도-만화와 요시나가 후미』), 2교지(『극락왕생9』), 3교지(『양의 사수 3, 4』)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조만간 다 나온다… 아니, 내가 내는 것이다…’ (타타카에.)
🍬C 편집자 : 좋은 기회로 팟캐스트 〈두둠칫 스테이션〉에서 『동경일일』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클래식 〈PDF〉에서 편집자 직무와 『죠죠』 시리즈를 비롯한 담당작에 대해 말할 시간을 얻었습니다. 만화 만드는 일을 잘 안다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경력이지만, 편집자가 어떤 일들을 하는지 궁금하신 분은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그리고 다들 『메달리스트』를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청소년 피겨 선수 꿈나무가 전 아이스댄스 선수를 코치로 삼아 금메달을 노리는 내용인데요. 첫인상은 “피겨라는 스포츠는 포켓몬스터와 다를 바 없나?”로 시작했지만, 아이-어른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이상하고 좋은 만화입니다. 오타쿠가 이상하다고 말하면 그건 정말 재밌는 만화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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