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작자가 해야 하는 역할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이에 대해 체계적이고 세밀하게 정의된 내용은 그리 많지 않다.

2. 그래서 대부분 창작자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하면, 그저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 자신이 가진 생각이나 아이디어나 감정을 최대한 잘 표현하는 일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3. 이를 좀 더 구체화하거나 세분화할 수는 없는 걸까? 이를 좀 더 세분화하고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으면, 창작의 막연함도 아주 조금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4.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창작자의 역할은 크게 2가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 2) 그리고 그걸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찾는 일.

5. 보통은 최선을 다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그게 사람들에게 잘 전달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지만, 현실에서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6.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독자들에게도 좋은 콘텐츠인지를 콘텐츠가 공개되기 전에 미리 알 수 있는 경우도 거의 없고.

7. 그래서 많은 경우, 콘텐츠 비즈니스는 불확실성에 늘 직면하게 되는데..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은 앞서 말한 2가지에 집중하는 것일 수 있다.

8. 픽사 관련된 책이나 글들을 보다 보면, 사람들은 콘텐츠 회사로서 초기 픽사가 100%에 가까운 흥행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애드 켓멀의 리더십이나 브레인 트러스트 같은 조직 문화, 혹은 존 래시터가 이끌었던 픽사 창작 팀의 우수성 등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9. 좀 더 냉정하게 말하면, 초기 픽사는 한 작품이라도 실패하면 회사가 망할 수 있었던 상황에 처해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실패하기 않기 위해서, 1) 자신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가장 뛰어난 수준까지 발전시키고, 2) 이를 가장 효과적이고 극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토론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10. 그리고 그런 토론 과정이 브레인 트러스트나 데일리스 같은 픽사의 조직 문화로 이어진 것 같고. 게다가 여기에는 1)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2) 그 누구보다 잘 판다는 스티브 잡스가 가지고 있었던 특유의 상업적 감각이 픽사의 창작자들에게 영향을 줬던 것 같기도 하고.

11. 무튼 픽사를 다녀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쩌면 창작자는 그저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나 감정을 자신이 발전시킬 수 있는 최고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사람,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에게 가장 잘 전달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고 연구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12. 아니, 기꺼이 그럴 수 있을 때 창작자는 조금씩 성장한 것 같기도 하고. 나 화이팅!!

++제가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