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산성 근육을 키워주는 당근메일 2022년 8월 28일, 109번째 당근메일:
생산성 뉴스레터 |
|
|
오늘의 주제
- 당근메일 인터뷰 - 한세희 님
- 아웃풋 생산성을 높이는 생산적 인풋
|
|
|
"We are all same but different"
아래 폭스바겐 광고 처럼 우리는 모두 같지만 또 다릅니다. 우리는 함께 생산성 도구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사용하는 방식도 이를 통해 이루려는 목표도 모두 다르죠. 하지만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생산성 도구들에 관심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당근메일의 구독자 여러분들은 모두 그런 마음으로 뉴스레터를 읽고 계시진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
|
당근메일은 더 디테일하고 실무적인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아무리 좋은 생산성 도구가 있다 하더라도 도구 자체보다 그 도구를 누가 어떻게 쓰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상적인 이야기보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되고 더 많은 영감을 가져다 준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능한 상세한 사례들을 글 속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더 많은 분들의 이야기도 함께 당근메일에 담아보려고 합니다. 실제 현업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의 진짜 생산성 이야기를 말이죠. 그분들은 어떤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지, 어떻게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구독자 여러분도 인터뷰에 초대드리고 싶네요.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첫번째 인터뷰는 과학전문기자로 일하고 계시는 한세희님 입니다. 또한 이번에 당근메일의 필자로도 새롭게 합류하셨는데요. 세희님의 생산성 인터뷰와 글을 통해 같지만 또 다른 서로를 발견해가실 수 있길 바랍니다. |
|
|
- 성함: 한세희
- 회사명: 지디넷코리아
- 직함: 과학전문기자
- MBTI: INTP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전자신문과 동아사이언스 등을 거쳐 지디넷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기자라는 타이틀에 얽매이기 보다는, 과학기술 분야의 중요한 변화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일을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사람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변해가는 모습을 항상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디지털과학 용어 사전]을 지었고, [네트워크전쟁]을 옮겼습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지디넷에서 과학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과학 분야의 주요 동향과 새로운 발견, 과학 정책 등을 주로 다룹니다.
매일 사용하는 생산성 도구 3가지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순한 할일 관리를 넘어 하루 (또는 특정한 시간 단위)를 계획하고 회고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쓴 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일은 처리해야 할 과업(task)과 곱씹어보아야 할 아이디어, 아이디어를 정리한 노트, 이들 과업과 아이디어의 실행과 회고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틱틱은 할일뿐 아니라 노트를 풍부하게 적을 수 있고, 지정한 기간의 활동을 자동으로 정리도 해 주어 편리합니다. 물론 시작일과 마감, 미리 알림, 반복 등 기본 기능도 훌륭합니다. 안드로이드, iOS, PC, 웹 등 주요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고요.
개인적으로 유용하지만 흩어지기 쉬운 정보와 지식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에어테이블로 개인 단위의 DB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각 필드를 중심으로 관점을 바꿔가며 자료를 볼 수 있고, 인터페이스도 엑셀에 비해 직관적이고 아름다워 작업하는 맛이 있습니다.
워드프레스 개발사 오토매틱에서 나온 노트 앱입니다. 오로지 텍스트 쓰기만을 위한 앱입니다. txt 포맷이라 쓴 것을 다른 앱에 복사해 붙이거나, 다른 앱에서 복사한 것을 옮겨오는데 있어 신경 쓸 일이 전혀 없습니다. 저처럼 쓰기 위주로 일하는 사람에겐 빠르고 간단한 심플노트는 하늘의 선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마크다운을 쓸 수 있어 간단한 포맷을 주거나 링크를 걸 수도 있습니다.
|
|
|
나만의 루틴이 있나요? 어떤 루틴이고 왜 그런 루틴을 가지게 되셨나요?
아침에 일어나 일을 시작하기 전, 커피콩을 갈아 커피를 내립니다. 작은 그라인더를 써서 수동으로 갑니다. 팔을 돌리면서 몸이 하루를 시작하도록 워밍업 하고, 커피 향기를 맡으면서 정신이 각성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커피 잔을 책상 위에 놓고 컴퓨터를 켭니다.
나만의 업무 프로세스 또는 팁이 있다면?
저녁에 시간을 내어 즐겨 찾는 몇몇 해외 테크 및 과학 관련 미디어와 정보 사이트를 훑어보며 새로운 뉴스나 글감을 찾습니다. 시차 때문에 해외 사이트에서는 보통 그 시간에 업데이트된 소식들이 많이 나옵니다. 또 업무 시간 중에는 물론 업무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고,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일도 있기 때문에 사안을 깊이 들여다보기 어렵기도 합니다. 자료를 보고 생각하며, 좀 더 사안을 잘 이해하고 독자에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 방향 등을 생각하곤 합니다. 낮 시간 작업의 기초를 이때 놓는 것이지요.
업무를 할 때 가장 고민되는 점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 계신가요?
독자를 상대로 무엇을 쓰는 일을 하는 입장에서 나의 관심사가 독자의 삶에 얼마나 의미 있게 다가설 수 있을지 많이 생각합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가 다른 사람에게는 별 의미 없지 않을까, 사람들이 시간을 내어 읽을만한 가치가 있을까 하는 고민을 늘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재미 있어 하지 않는 읽을꺼리들을 오직 독자의 흥미만을 위해 생산하는 방식도 롱런하기 힘듭니다. 최대한 이해하기 쉽고 눈에 잘 들어오는 방식으로 써서 쓰는 사람의 고민이 독자에게도 전달되도록 노력합니다.
콘텐츠 생산의 스케일업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합니다. 기존 언론 기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할 방법을 찾고 싶은데요. 이런 실험을 꾸준히, 적절한 생산량을 유지하며 이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기존 언론은 많은 기자를 고용해 정형화된 형태의 기사를 생산하는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왠만한 실험과 노력으로는 이 시스템을 이길 방식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보를 읽고 수집하고 스크랩해 정리할 수 있는 앱들을 많이 찾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읽고 수집하고 정리하고 쓰는 과정의 장애물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여러 주제를 넘나 들며 작업을 하다 보니, 물리적·심리적으로 시간과 장소를 분리하는 데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나에게 생산성이란 무엇인가요?
좋은 지식과 정보를 인풋으로 받아들여 더 가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당근메일과 구독자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가치 있는 일만 고민하기에도 인생은 짧다!
|
|
|
당근메일, 꼭 봤으면 하는 친구나 동료에게 🥕 |
|
|
한 20년 전, 2000년대 초반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전자신문에서 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동통신사에 다니던 친구가 해 준 이야기입니다.
2000년 전후라면 얼마 전까지의 테크 주식 열풍은 우습게 여겨질 정도로 IT 버블이 크게 일던 때입니다. 이때 그 친구가 다니던 회사의 어떤 분이 전자신문을 열심히 읽으며 공부를 해서, 주식으로 수십억 이상 돈을 벌어 회사를 떠났다는 전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분은 전자신문을 1단 기사까지 줄 쳐 가며 ‘공부’했다고 합니다.
요즘 젊은 분들은 신문을 줄 쳐 가며 읽는다는 것이 잘 상상이 안 되실 것입니다. 그때는 IT 벤처 투자 붐은 거세게 일었는데,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온라인 미디어는 미처 등장하지 않았던 때라 관련 정보는 오프라인 매체에서 얻어야 했던 시절입니다
|
|
|
그때 업계의 모든 분들이 전자신문을 읽었을텐데, 어떤 사람들은 같은 지면에서 더 많은 가치를 끄집어 냈습니다.
이것도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삼성전자가 국내 대장 기업이 됐지만,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초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지는 않았던 시절입니다. 지인 중 해외 경제나 글로벌 정치외교 변동과 관련된 뉴스를 정리하고 분석해 대기업에 제공하는 정보 사업을 하던 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정보를 제공해도 삼성과 다른 대기업의 대응은 많이 달랐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해외 어느 지역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예고되는 뉴스가 발생할 경우, 삼성은 현지의 부동산을 정리하거나 혹은 기회를 틈타 투자를 늘여 큰 수익을 보는데 다른 곳은 그런 생각을 못 하더라는 것입니다.
아웃풋뿐 아니라 인풋도 생산적으로
단편적인 경험입니다만, 이런 이야기들이 뜻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우리는 쏟아지는 정보를 더 가치 있게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똑같이 흘러가는 뉴스들이지만, 누군가는 여기서 가치를 발견합니다.
당근메일은 생산적으로 일하는 법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뉴스레터 입니다. 보통 생산성은 더 좋은 ‘아웃풋’을 내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도 없습니다. 더 나은 기획, 더 나은 결정, 더 나은 실행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좋은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생산적으로 ‘인풋’ 작업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좋은 지식을 다양하게 접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쪽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 우리는 ▲좋은 지식 소스의 발견 ▲지식의 보관과 관리 ▲재발견과 활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 구체적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일단 좋은 지식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겠죠. 내가 몸담은 업계나 내 직무에 대한 정보나 지식, 뉴스는 당연히 유익하고 저절로 관심이 갈 것입니다. 개인적 관심사나 취미에 대한 내용도 나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재테크나 부동산은 모두의 관심사죠.
나의 생활과 별 관련 없지만, 큰 틀에서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문화나 산업, 기술, 트렌드 같은 것은 어떨까요? 진짜 큰 성취는 이런 막연한 지식을 자신의 상황과 연결, 구체화해서 접목할 때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는 예술이나 인문, 과학,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한 글에서 생각을 깨울 새로운 자극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지식의 발견은 요즘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뉴스는 24시간 쏟아져 나오고, 각 분야 전문가들의 생각과 의견을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수시로 접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옥석을 골라내는 것, 그리고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을 정제하는 것입니다. 또 묻혀 있는 이면의 모습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
|
|
저는 아직 RSS를 즐겨 사용합니다.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볼만한 기사를 꾸준히 자주 만들어내는 매체나 기자를 피들리(Feedly) 같은 RSS 리더에 등록하고 1-2일에 한번 정도 훑어봅니다. 해외 테크 뉴스를 팔로우하기 위해 테크밈(techmeme) 같은 큐레이션 사이트도 종종 들릅니다. 재미있는 내용이 담긴 뉴스레터는 구독합니다. 속보성 뉴스를 잘 만드는 언론, 분석 기사에 강점을 지닌 매체, 인사이트나 경험을 담은 개인적 블로그나 뉴스레터 등으로 미디어의 성격을 분류해 둡니다. 이런 방법으로 여러 매체에서 많이 언급되는 토픽, 즉 많은 사람들이 듣게 될 가능성이 큰 사안들을 확인하고, 한편으로는 독특한 시각이나 깊이를 보여주는 글들을 골라냅니다.
중요한 건 누가 내게 유의미한 정보를 꾸준히 생산하는지 평소 관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쌓아둔 정보, 헛되이 흘러가지 않게 하려면
하지만 우리가 발견한 이같은 좋은 정보와 지식은 대부분 흘러가 사라질 것입니다. 한번 읽고 넘어간 글은 머리에서 빠르게 잊혀지고, 나중에 필요할 때 찾기도 힘듭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와 앱이 무수히 많습니다. 브라우저에 즐겨찾기를 해두어도 되고 페이스북에 나만 보기로 올려 놓을 수도 있습니다. 포켓 같은 ‘나중에 읽기(read it later)’ 앱도 좋은 방법입니다. 에버노트와 노션도 많이 쓰실 겁니다. 이런 앱들을 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선 이미 많은 정보가 있고, 또 당근메일에서도 수시로 다룰 텐데요.
|
|
|
저는 평소 포켓(Pocket)앱을 사용하여 글쓰기 위한 자료들을 스크랩을 합니다. |
|
|
어떤 방법을 쓰던,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저장한 정보를 나중에 다시 보고 검토하는 과정이 핵심임을 잊어선 안 되겠죠. 매일 저녁, 혹은 한가한 주말 시간 등에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입니다. 마치 할일 관리 앱이나 수첩에 적어 놓은 할일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것처럼요.
또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인사이트를 주는 글들과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이를테면 보고서나 기획안 작성, 마감을 앞둔 원고를 쓰기 위해 찾은 자료들을 적절히 분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장기적 인사이트를 위한 글은 시간을 내 찬찬히 읽어보며 떠오른 생각이나 느낌을 정리해야 할 것이고요. 단기적 필요를 위한 자료에서는 필요한 문구나 이미지, 자료 등을 빠르게 추출해 정리하는 기능이 중요할 것입니다. 마치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과 ‘중요하고 급한 일’을 분리하듯, 지식 정보 역시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생각’과 ‘중요하고 급한 자료’를 분리하는 것이지요.
|
|
|
수집한 온라인 자료에서 유용한 부분을 필요할 때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북마크 외에도 태그와 메모, 하이라이트 기능 등이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기능을 제공하는 훌륭한 앱들이 많이 있고, 차차 소개드릴 기회를 가지려 합니다.
저는 발견한 자료나 기사 중에 주로 시간을 두고 곱씹어 읽어야 할 것 같은 글은 포켓(Pocket)에 넣어놓습니다. 에버노트나 노션에 넣으면 보다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저로서는 일단 앱을 열면 여러 단계 거치지 않고 바로 보려는 글이 나오는 ‘접근성’이 체계적 분류보다 더 유익이 큰 것 같습니다. RSS 리더에서 자료를 수집하면 속보성 기사와 깊이 있는 콘텐츠가 뒤섞이기 쉬운데요, 제가 쓰는 피들리는 수집된 글을 바로 포켓에 저장하는 연동 기능이 있어 유용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또 수집한 자료에서 발견한 특정 문구나 데이터, 그래픽 이미지 등을 나중에 활용하기 위해 저장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가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주로 원고나 보고서에 넣을 인용구나 데이터가 필요한 경우이고, 회사에 다니신다면 보고서나 기획안에 들어갈 참고 자료가 필요한 경우일 것입니다. 이럴 때에는 주로 웹 하이라이트 서비스를 사용합니다. 얼마 전 당근레터에서 소개된 ‘위바(Weava)’도 좋고요, 저는 ‘디고(Diigo)’라는 서비스도 많이 씁니다.
웹 문서에서 필요한 부분에 형광펜으로 하이라이트를 칠 수 있고, 밑줄 친 부분에 대해 따로 노트를 달 수도 있습니다. 하이라이트와 노트는 나중에 모아서 볼 수도 있고요. 하이라이터 앱들도 소셜 기능을 강조한다던가, 좋은 글 많이 읽는 사람을 팔로우한다던가 하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서비스들이 많습니다. 다만, 저는 일단 기본적 기능에 충실한 편이 편하더라고요.
밑줄 칠 때에는 당연히 좋아보이는 모든 부분을 다 하이라이트 하려는 유혹(!)을 버려야 하고요. 저는 하이라이트로 표시하는 대상은 ‘지금 당장 마감해야 하는 글에 필요한 자료’만으로 한정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찾아볼 때 필요한 부분을 찾는데 나름 시간이 걸립니다. 또 마우스나 손가락을 움직여 스크린 위에 가상의 형광펜을 칠하는 과정이 미묘하게 종이책에 밑줄 긋는 것보다는 더 어려워서, 뭔가 자료 수집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찾은 자료들을 화면 한 쪽에 열어두고, 가능하면 미리 대강 만들어 놓은 목차에서 이들 자료가 들어갈 부분을 표시해 둡니다. 이렇게만 해도 핵심 내용이 빠지지 않고 들어간 구조화된 글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의욕이 넘쳐 열심히 글 쓰시는 분들 중에 정작 중요한 주장의 근거를 제대로 안 대시거나, 앞 부분에서 많은 분량을 할애해 언급한 내용을 뒷 부분에 흐지부지 처리하시는 분들이 많답니다.)
|
|
|
하지만 이런 앱들의 기능이나 디자인의 한계 외에도, 지식 정보를 찾고 관리하는 행동 자체가 가진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일단 자료를 죽죽 읽어나가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고, 그럴 때엔 온라인 메모를 남기거나 형광펜을 긋는 일은 흐름을 끊을 수도 있습니다. 또 모바일과 PC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앱의 기능이 다른 경우가 많고, 책이나 종이 문서에서 자료를 얻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완전히 불편 없이 통합한 환경을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모아 놓은 자료들을 다시 살펴보고 검토하고 재분류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내려는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런 활동을 자신의 루틴에 포함시키는 것도 좋겠죠. 이건 정말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밤 9시나 10시 사이의 적적한 시간, 저녁 먹고 정리도 끝났고, 아이들은 각자 방으로 흩어진 시간을 이런 자료들을 다시 확인해 보는 시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시간의 가장 강력한 적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이죠… 전날 저녁 다음날 할 일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 분이시라면 이 시간을 함께 활용해도 좋을 듯 하고요, 독서 시간의 일환으로 이런 지식 정보를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생산적이지 않은듯 생산적으로…
유용한 지식과 정보를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쏟아지는 정보 중 의미 있다 생각하는 것들을 골라 정보의 부하를 줄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정리한 정보들마저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정보는 TV 뉴스를 보며, 페이스북 피드를 스크롤하며 무의식적으로 얻을 수 있지만 정보를 재검토하고 분류하는 것은 의식적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적을 가지고, 목표를 가지고 의지적으로 정보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또 함정이 있죠. 진짜 중요한 인사이트, 생각지 못한 깨달음은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것들, 평소에 관심 갖지 않던 어떤 것을 우연히 접할 때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의식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관리하되 생각지 못한 만남의 순간을 기다리라. 어쩌라는 거죠?
흩어져 있던 점들이 연결되는 ‘connecting the dots’의 순간은 평소에 점을 흩어놓지 않았다면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점들만 들여다 보고 있으면 점들은 결코 연결되지 않습니다.
|
|
|
생산적인 인풋을 위해서는 정보를 생산적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생산적이고자 하는 노력을 잠시 놓을 떄 정말 큰 아웃풋을 낼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점들을 찾고, 점을 잇는 선을 발견하고, 이들이 놓여 있는 큰 그림을 읽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 우리가 생산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는 목표이자 이유일 것입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