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본질은 이러한 ‘플롯 만들기’에 있다
🏔️ 나를 이루는 경험과 기억의 본질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판매일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책이 있어요.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도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사게 된 책입니다. 왜 이렇게 비싼가, 하고 서점에 가서 실물을 보니 7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었어요.

책을 사와서는 집 근처 인쇄소에 들러 다섯 권으로 분철했습니다. 시험 공부하듯 밑줄 그으며 읽어야지, 했던 의욕은 금세 사라지고 연초에 사두었던 책에 먼지가 쌓여갔어요. 올여름 다시 꺼내 읽게 되었습니다.

책에는 생물학 분야라 느껴질 정도로 몸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이 많았습니다. 심리 분야의 책에서 읽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과학과 철학 이론도 다양하게 소개됩니다. 교수님의 방대한 공부량과 여러 이론을 연결해 내는 논리력과 창의성에 놀라기도 했어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학자로서 '이야기'에 대해 해석한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봤던 비유가 떠올랐어요. 주인공 라일리는 자신의 머릿속에 엉뚱 섬, 정직 섬, 가족 섬, 우정 섬, 하키 섬을 만들어 두고 각기 다른 성격 섬에 자신이 경험한 바를 저장해둡니다. 성격이 변해가면서 새로운 섬이 생기기도 하고 기존 섬이 붕괴하기도 해요.

영화에서 보여주듯 사람의 의식을 구성하는 것은 '기억'입니다. 기억이란 객관적 사실의 저장이 아니라 '스스로와의 대화를 통해 본인이 경험한 사건에 대한 해석'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것이 자신의 마음에 주석을 다는 일처럼 느껴졌어요.

스토리텔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소개하는 책 속 문장을 옮겨볼게요.
"어떤 스토리텔링이 망상이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기준은 그 스토리텔링의 ‘허황됨’이 아니라 타인과의 ‘소통 가능성’이다. 즉 나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나는 더 이상 ‘환자’가 아니게 된다.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있으면, 즉 소통 가능성이 있으면 망상조차도 신기하고 귀한 경험이 되어 자랑스러워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62쪽)

"멘털 코멘터리가 마음 속에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마련이다. 멘털 코멘터리는 경험하는 일에 대해 자동으로 의미를 부여하거나, 해석하거나, 평가하거나, 판단하는 것을 통칭한다. 어떤 경험을 경험 자체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이나 문화, 이데올로기, 취향 등에 따라 즉각적으로 해석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 (345쪽)

"앞으로 커뮤니케이션학은 ‘매체에서 사람으로’라는 1단계와 ‘사람에서 사람으로’라는 2단계, 그리고 ‘사람에서 내면으로(뇌와 신경계)’라는 3단계까지를 다루는 학문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369쪽)
유튜브 썸네일에 <골든걸스>라는 방송의 영상이 많이 떴어요. 최근 방영 중인 프로그램이더라고요. 가수 박진영이 기획한 걸그룹 프로젝트로 인순이, 이은미, 신효범, 박미경이 출연합니다.

쇼츠 영상으로 우연히 신효범의 'Feel special'을 듣게 되었어요.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노래에 맞추어 가벼운 율동 정도를 추는데 노래와 꼭 맞는 몸짓이라 생각되었습니다.

트와이스의 노래인데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것 마냥 가사가 잘 들렸어요. 아직 방송은 보지 못했지만 무대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챙겨보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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