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바는 왜이렇게 비싼 걸까요?
안녕하세요, 구독자 뱅이님!
술영입니다 :-)

아주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잘 지내셨나요?
저는 여전히 잘 먹고,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정말 소개하고 싶은 술과 술집을 많이 만나
열심히 사진도 찍고, 감흥을 기억하며
얼른 술레터에 소개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하나씩 찬찬히 풀어보도록 할게요!

인스타그램에는 태국 여행기를 올리기 시작했어요.
다녀온지 한 달이 이제는 넘어버렸지만 말이죠😇

그리고 곧 찾아오는 새해에 맞춰 이직을 준비하고 있어요.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손봐야 하는 긴 여정이
되겠지만 이번에는 정말 끝내버리려고요!

오랜만에 찾아온 만큼 말이 많네요🥺
오늘은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마시기 좋은 술,
위스키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물론 잘 알지는 못하지만요!
 - 
🎈오늘 술레터 목차

술토리
바를 좋아하지만 멀리합니다

오늘의 술
발베니

다녀온 술집
전통주 칵테일바 바참
위스키 향기로운 사운드바 소울빌

산티아고술례길
샹그리아가 너무 맛있어서 걸을 수가 없잖아요
오늘의 술
처음 만난 위스키, 발베니
오른쪽에 있는게 발베니!
엠티에서 교수님이 가져온 발렌타인 같은 위스키 말고 자의로 먹어본 위스키는 발베니가 처음이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간 바의 메뉴판에는 맥켈란, 아드벡 등 다양한 위스키 이름이 써있었지만 까만건 글씨요 흰 건 종이었을, 위스키를 하나도 모르던 시절이었죠. 아무리 몰라도 숙성년의 수가 늘어나면 더 비싸고 좋은 것이라는 것쯤만 알았어요. 그래서 가장 앞에 있는 년수를 확인하곤 했는데, 평소 숫자 2를 좋아해서 12년산을 먹고 싶었고, 발베니의 영문 스펠링 조합이 힙하다는 이유로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산 한 샷을 시켜 처음으로 먹었어요. 그런데 어찌나 내가 먹어왔던 위스키와는 다른 맛이었는지. 부드러우면서도 좋은 향기가 입과 코에 가득한 느낌. 먹어도 먹어도 안질리고, 발향은 지속되는 마법 같은 술. 잔에 따랐을 떄도 얼마나 색이 영롱한지. 황금빛이 출렁거릴 떄마다 내 마음도 반짝 거렸어요. 

병아리가 처음 본 동물을 엄마라고 여기듯 그떄부터 저의 발베니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바를 가면 항상 발베니를 시키고, 위스키 맛이 익숙해졌을 떄는 18년도, 21년도도 시켜보는 사치를 부렸습니다. 위스키를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다는 친구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영업하며 많은 친구들을 발베니 러버로 이끌기도 했어요. 이렇게 먹다가 거덜나겠다 싶어 바틀도 사기 시작했어요.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제주도에 다녀오면서 한 병씩, 또 한 병씩. 그렇게 집에서 먹어치운 발베니만 10병은 넘을 거예요.

이렇게 열심히 먹고 나니 이제 다른 위스키가 궁금해지더라고요. 맥켈란은 어떤지, 아란은, 아드벡은, 어떤 맛인지 궁금해졌어요. 그렇게 바에서 한 잔씩 마셔가며 제 취향을 알아가고 있어요. 내가 버번 위스키를 좋아하는 지 아닌지, 스코틀랜드 산을 좋아하는 지, 싱글몰트를 좋아하는지 같은 섬세한 취향의 영역을요. 고급 취향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온전한 내 영역이 아닐거라고 생각했던 위스키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지평을 열어줬던 건 분명 발베니 덕분이에요. 

만약, 내가 먹어본 위스키의 맛이 별로 취향이 아니었다면 발베니 한 잔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제게 발베니가 마중물이 되어준 것처럼, 구독자 뱅이에게도 첫 단추가 되어줄 수 있는 입문용 술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술을 만나면 뱅이의 취향도 나무 가지가 뻗어나가듯 많이 생길 거예요.  

세상에 술은 참 많고, 발견되지 않은 취향도 정말 많으니까요. 
오늘의 술토리
바를 좋아하지만 멀리합니다
위스키 바를 가는 걸 정말 좋아하지만 잘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돈 때문입니다. 

저는 부모님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부모님이 취하신 걸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가족들이 늘 신기해 합니다. 

'어떻게 하다가 술을 저만치 먹는 애가 있지?'

라는 말도 종종 듣습니다. 그래서 한 번 제 술과 주량의 역사를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답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어요. 바로 외할아버지였죠. 외할아버지는 위스키, 꼬냑 같은 독주를 즐기시던 분이었어요. 외가댁에 가면 늘 머리맡에 황금빛 빛깔의 술 한 병씩이 꼭 있었죠. 그 말은, 저 역시 다른 술보다 독주에 강하다는 겁니다. 지금은 절반 정도로 많이 줄었지만 한참 많이 마실 때는 위스키 한 병이 주량이었어요.

그래도 그 주량을 지닌 채로 바를 간다? 그 날은 통장 비극의 날이었습니다. 바텐더의 친절한 설명에, 코를 자극시키는 위스키의 향기에, 찰랑거리는 황홀한 위스키의 색깔에 감동해 한 잔씩 시키다 보면 어느새 영수증에는 믿을 수 없는 금액이 찍혀있었습니다. 짐짓 아닌척 하지만 영수증을 발견할 때마다 어찌나 심장이 두근거리던지. 요즘에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간 바에서는 다섯 잔에,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주신 두 잔까지 해서 총 일곱 잔을 마시고 콧노래를 부르며 집에 돌아왔어요. 대신, 영수증은 집에 오자마자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이면 꼭 다짐해요. 위스키는 사서 집에서 먹는 걸로. 

그래도 겨울 바람이 슬슬 불어오는 지금같은 시즌이 오면 바에 당장 가고 싶어 몸이 간지럽습니다. 차가워진 공기를 헤치고 바에 도착해서 육중한 문을 끼익 하고 열면, 한순간에 따뜻해지는 얼굴과 들려오는 감미로운 음악. 우드톤의 테이블에 앉아 무엇을 마실까 고민하는 시간들. 어쩌면 위스키 바는 술이 아닌 행복의 경험을 파는 곳일지도 모르겠어요. 쓰는 지금에도 가을과 겨울 사이의 위스키바를 못견디게 가고 싶어지는 걸 보면요.
Sool0 pick
지금 딱 가기 좋은 술집 추천
📍내자동(서촌) 소울빌
✅ 리스닝바
⏰ 19:00 ~ 24:00(일 휴무, 토 18:30 오픈)
💸평균 2만원대 전후

맛집 멋집 술집 많은 내자동에 위치한 사운드바 소울빌. 들어가자마자 커다란 스피커가 눈에 띄고, 따뜻한 공간을 감싸는 음악이 돋보이는 바입니다. 특히 음악 큐레이션이 좋았어요. 
적당히 어두우면서도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안락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매력이 있어요. 가장 좋은 건 싱글몰트 위스키의 종류가 굉장히 많다는 것! 한정판부터 시작해서 일반적인 바에서 취급하지 않는 종류의 위스키도 맛볼 수 있어요. 위스키에 대해 여쭤보면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 궁금한 게 있다면 꼭 여쭤보세요!
📍서촌 바참
✅  한옥 바
⏰ 18:00 ~ 01:00(화요일 휴무)
💸평균 2만원대 전후
💬 9시 이후 방문 추천

전통주를 기주(칵테일에서 메인이 되는 술)로 하는 칵테일도, 위스키 종류도 있는 한옥 바입니다. 다소 어두운 분위기지만 친절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맴도는 곳이에요. 딱 추워지기 시작할 쯤 가면 너무 좋을 바입니다.  
제가 갔을 당시에는 두부과자가 기본 안주로 나왔는데 원래 그런 과자를 안먹는 저도 다 비웠을 정도로 맛있었답니다. 대신 인기가 많으니 밤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다섯시부터 줄을 서있는 분들도 계시는 편이라서요🥲
산티아고술례길 술일기
마시고 걸어요
산티아고례길⛰️
- 13번째 이야기
로스 아르코스의 소축제는 생각보다 더 큰 축제였어요. 한창 소들이 달려다니고 나서는 사람들이 술집 앞에 속속 모이기 시작했어요. 가게에서는 크게 음악을 틀고, 사람들은 몸을 슬쩍슬쩍 흔들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모든 혼을 불사지르면서 춤을 추는 분을 발견했어요. 바로 로스 아르코스의 흥부자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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