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0일  (No.693)
장마철에 들으면 좋은 재즈 다섯곡

늦은 장마가 한창입니다. 비가 내렸다가 잠깐 해가 나오고 어느새 다시 비가 내리는 날씨가 며칠째 계속됩니다. 이런 날에는 비를 잊게 하는 음악이 아니라 오히려 비를 더 잘 들리게 해주는 음악이 좋습니다. 기분을 끌어올리려 하지 말고 축축한 공기와 흐린 하늘을 그대로 받아들여 보세요. 커피 한 잔이 옆에 있으면 더할 나위없을 테죠.

저는 약간 이르게 여름휴가를 보내고자 합니다. 다음주는 휴간하고, 7월 20일(월)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자 여러분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Bill Evans — Here’s That Rainy Day
https://www.youtube.com/watch?v=epU4ILA0EDA
빌 에번스의 피아노는 빗소리를 밀어내지 않고 그 사이에 조용히 자리를 잡습니다. 창밖을 오래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듣기 좋은 곡.

Miles Davis — Blue in Green
https://www.youtube.com/watch?v=TLDflhhdPCg
먹구름 낀 하늘 아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곡입니다. 마일스의 트럼펫은 축축한 공기처럼 공간을 채우고, 빌 에번스의 피아노는 그 아래 고인 물처럼 잔잔합니다. 비 오는 오후와 특히 잘 어울립니다.

Chet Baker — I Fall in Love Too Easily
https://www.youtube.com/watch?v=_ZRJrAHprBM
비 오는 날에는 힘 있는 음악이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쳇 베이커의 가늘고 연약한 목소리는 비에 젖은 오래된 기억처럼 들립니다. 커피 한 잔을 놓고 혼자 듣기에 이보다 좋은 곡도 드뭅니다.
 
Duke Ellington & John Coltrane — In a Sentimental Mood
https://www.youtube.com/watch?v=JiP7jKdAhD0
창문에 맺힌 빗방울이 천천히 흘러내리는 장면 같은 음악입니다. 엘링턴의 피아노와 콜트레인의 색소폰이 따뜻해서, 우울하기보다는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John Coltrane — Naima
https://www.youtube.com/watch?v=bPAC6zt_1ZM

비가 그치지 않은 늦은 밤에 들으면 딱이죠. 멜로디는 단순하지만 들을수록 깊이 가라앉습니다. 바깥의 빗소리와 음악의 침묵까지....묘하게 마음이 정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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