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강에서 파리올림픽 수영 경기가 열려도 괜찮은 걸까?

센강에서 파리올림픽 수영 경기가

열려도 괜찮은 걸까?

구독자 안녕? 지긋지긋한 장마가 드디어 끝이 났어. 기상청이 브리핑을 통해 지난 7월 27일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장마가 종료됐다고 밝혔어. 장마는 끝이 났지만 여전히 집중 호우의 변수는 남아있는 듯 해. 한동안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겠지만 아직도 공기 중에 수증기가 많아서 언제든지 집중 호우가 내릴 수 있다고 하니 다들 우산 잘 챙기길 바랄게.

낮이고 밤이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저 먼 프랑스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방긋 웃게 되는 것 같아. 지난 3년 동안 땀 흘리며 노력한 선수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파리올림픽에 참여하고 경쟁하는 것 자체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메달 여부를 떠나서 말이야! 오늘 마부뉴스도 파리올림픽에 집중해 봤어. 그중에서도 환경 관련한 데이터를 준비해 봤어. 특히 요즘 센강의 수질을 두고 이야기가 많잖아. 오늘 마부뉴스가 구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거야.

센강에서 파리올림픽 수영 경기가 열려도 괜찮은 걸까?

*이번주도 낙서장이 무한 로딩 이슈가 있어서 쉬어갑니다😭

1900년엔 센강에서 수영 치뤘던 파리올림픽

이번 파리올림픽이 다른 하계올림픽과의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웠던 건 바로 '센강'이었어. 언제나 봐왔던 여타 다른 올림픽 개막식처럼 주 경기장에서 행사를 하는 게 아니라, 센강을 따라가면서 개막 행사를 즐길 수 있었지. 선수들도 센강을 통해 입장했고. 단순히 세리머니에 그치는 게 아니라 파리조직위에서는 센강에서 일부 경기를 치르려고 하고 있어. 철인 3종 경기(트라이애슬론)의 수영 종목과 마라톤 수영이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부근의 센강에서 진행될 예정이야.

그런데 센강의 수질 문제가 계속 얘기가 나오고 있어. 일단 지난 28일에 트라이애슬론 첫 훈련 일정이 있었는데, 센강의 수질이 좋지 않아서 훈련이 미뤄졌거든. 하루 미뤄 훈련을 하려 했지만 여전히 수질이 나아지지 않아서 연이틀 훈련이 취소되었어. 주최 측에선 예정대로 잘 진행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지만 세계 철인 3종 경기 협회 측에선 경기를 개최하기에 어려운 수질 수준으로 보고 있어. 결국 30일로 예정되었던 남자 개인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연기되었지.

이 정도면 사실 실내나 다른 대안을 찾아 경기를 진행할 법도 하지만, 파리조직위에서는 센강을 포기 못하고 있어. 왜냐하면 센강의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하거든. 1900년 파리에서 열린 첫 올림픽에선 수영 종목이 센강에서 치러졌어.

하지만 산업화의 영향으로 센강의 수질이 악화되면서 센강에서의 수영은 역사 속 이야기로 남게 되었지. 센강은 강 폭이 매우 좁고, 평균 유량도 크지 않아. 게다가 센강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파리를 지나는 탓에 오염물질은 많이 들어오지만, 그걸 희석하거나 정화할 규모가 되질 않는 거지. 그래서 1923년 센강에서 수영하는 게 공식적으로 금지돼. 그래서 1924년에 열린 파리의 두 번째 올림픽에선 수영 경기가 센강이 아닌 투렐 수영장에서 진행되었어.

나아지지 않는 센강 수질... 트라이애슬론 취소될까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24년. 100년 만에 다시 올림픽을 개최한 파리 입장에선 센강의 개선된 환경을 자랑하고 싶은 거야.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다시 센강에서 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어. 그에 맞춰서 센강 정화 사업도 진행했지. 프랑스 당국은 2024년 여름까지 센강의 오염도를 75% 줄이겠다며 무려 14억 유로를 투자했어. 정말 수질은 나아지고 있을까?

아래 그래프는 파리시에서 공개하고 있는 센강의 수질 데이터야.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3일의 센강의 대장균 수치가 나타나있어. 파리에서는 총 4군데에서 측정하고 있는 데 그중에서 우리가 주목할 지점은 파란색으로 나타난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지점이야.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 지역에서 트라이애슬론 수영과 마라톤 수영이 열릴 예정이니까.

그래프를 자세히 보고 싶다면 CLICK 👆

EU에서는 수영할 수 있는 최소 기준을 100ml당 대장균 900CFU로 보고 있어. CFU는 집략형성단위(Colony-Forming Unit)인데, 특정 구역 안에 살아있는 세균의 규모를 측정하는 단위야. 900CFU는 구역 내에 900마리의 대장균이 있다는 의미인거지. 세계수영연맹에서는 EU의 기준보다는 조금 더 널널하게 1000CFU로 두고 있는데,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수질 기준치를 넘는 날이 상당해.

경기가 열릴 최근 1주일의 데이터가 궁금한데, 안타깝게도 아직 파리에서는 최근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고 있더라고. 가장 최근 데이터가 17일부터 23일 자료야. 구독자도 개막식을 봤다면 알겠지만, 비가 많이 왔잖아? 개막식 당일 비가 많이 오면서 현재 센강 수질은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커.

파리도 도쿄도 리우도... 수질 오염으로 피해는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수질 문제로 선수들이 피해를 봤던 건 이번 파리올림픽만이 아니야. 비슷한 상황이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있었으니까. 도쿄올림픽에서는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도쿄만에 위치한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치러졌어. 파리의 센강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수질오염 이슈가 항상 따라다니는 지역이야. 도쿄만으로 흘러가는 물은 1931년에 지어진 처리장에서 정화하는데, 현재와 비교해서 도시 인구가 절반 수준일 때 지어진 처리장이라 용량이 턱없이 부족해. 오래된 처리장이라 비가 많이 올 때면 처리되지 않는 하수가 도쿄만으로 바로 유입되는 경우도 있고.

하지만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만에서의 트라이애슬론 수영 경기를 강행했어. 도쿄조직위의 목표는 '수영할 수 있는 도시의 바다(泳げる都会の海)'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거였거든. 멋진 도쿄의 환경을 뽐내고 싶었던 도쿄조직위의 모습, 3년이 지난 파리에서도 그 모습이 보이는 것 같지?

강행된 트라이애슬론 경기로 인해 피해는 오롯이 선수들이 봐야만 했어. 선수들은 화장실 냄새가 나는 바닷물을 헤치며 수영해야 했고, 뜨거운 도쿄의 폭염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지. 더위를 피하려고 경기 시간을 앞당겼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시작 당시 기온이 이미 29.4℃를 찍었어. 트라이애슬론 최종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들은 고통을 호소했고, 심지어 구토하는 모습까지 방송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어.

도쿄올림픽뿐 아니라 리우올림픽에서도 수질 상태로 많은 선수들이 피해를 봤어. 당시 요트 경기는 리우데자네이루 주에 있는 과나바라 만에서 진행됐는데, 여기도 수질 상태가 엄청 심각했어. 과나바라 만에 죽은 개과 고양이 시체가 떠다니는 건 물론 세탁기와 자동차가 떠다니기도 했어. 리우의 수질상태를 조사한 브라질 과학자들이 과나바라 만에서 항생제가 들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를 발견할 정도였으니까. 실제로 우리나라 윈드서핑 국가대표 조원우 선수는 서핑 테스트 세션 과정에 바이러스에 감염돼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어😰

Q. 대기오염으로 피해 본 올림픽은 없을까?

대기오염으로 피해 본 대회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대표적이야. 당시에, UNEP 등 국제기구는 베이징의 대기오염이 올림픽을 위협할 정도라며 비판했고, 몇몇 선수들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거라고 선언하기도 했지. 이에 중국은 승용차 홀짝 운행제 등 강도 높은 오염 저감 조치를 취했어. 그 결과, 올림픽 기간에는 평소 베이징에서 보기 어려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올림픽 블루'라는 말까지 생겼어.

한편, 리우올림픽은 수질오염뿐만 아니라 대기오염으로도 골머리를 앓았어. 올림픽 개최를 앞둔 리우의 미세먼지 농도는 WHO의 연평균 권고 기준을 훨씬 넘어섰거든. 1980년대 후반 이후 올림픽 개최 도시 가운데 2008년 베이징을 제외하고 가장 공기가 나쁜 곳으로 꼽히기도 했어. 친환경 올림픽을 내세운 파리에서도 대기 오염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어. 프랑스 비영리단체 레스파이어는 파리 주변의 경기장 대부분이 WHO의 권장 수준을 넘는 대기오염을 겪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어.

수질오염 그대론데 괜찮다는 조직위... 그린워싱 아닌가요?

파리올림픽뿐 아니라 여러 올림픽에서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지만, 올림픽 조직위에서는 항상 강행해 왔어. 자신들이 개최하는 올림픽에서는 환경오염 우려를 불식시키고, 친환경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올림픽이 친환경에 목메는 이유는 어쩌면 올림픽이 친환경적이지 않기 때문일지도 몰라. 올림픽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단일 이벤트로 꼽히잖아. 그래서 항상 뒤따르는 게 올림픽 경기장 개발 비용 부담과 환경 파괴 이슈가 있어. 올림픽의 환경 파괴가 심하다 보니 어떻게든 올림픽에서 친환경 이벤트를 선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거지.

지난 2021년 네이처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 자료야. 논문에서는 1992년부터 2020년까지 개최된 역대 올림픽 경기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해 봤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이렇게 세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지속가능성을 분석해 봤는데, 1992년부터 2020년까지 개최된 올림픽들의 지속가능성 점수는 100점 만점에 48점에 불과해. 그중에서도 환경적 지속가능성 점수가 44점으로 가장 낮았어. 경제 점수는 47점, 사회 점수는 51점으로 환경보다는 높았지만 낙제점인 건 마찬가지지.

그래프를 자세히 보고 싶다면 CLICK 👆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지속가능성 점수는 점점 더 내려가고 있어. 1992년부터 2008년까지 올림픽만 계산하면 점수는 평균 53점이 나와. 하지만 2010년 밴쿠버올림픽 이후의 올림픽만을 두고 계산하면 그 점수는 39점으로 뚝 떨어져버려. 연구진은 평균 75점 이상을 받을 경우 지속가능성이 가장 높은 Green 등급으로 분류했는데, Green 등급으로 분류되는 올림픽은 ZERO. 그나마 2002년 솔크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71.1점으로 가장 높았지. 평창올림픽은 전체 7위를 차지했고, 2010년 이후 올림픽 중에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어.

올림픽을 주관하는 IOC에서도 지속가능성과 환경 문제는 매우 중요한 화두로 생각하고 있어. 이번 파리올림픽도 마찬가지야.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역대 어느 올림픽 때보다 이번 올림픽이 친환경 올림픽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일단 새 경기장을 짓지 않고 파리 곳곳의 랜드마크를 활용했잖아? 이번 파리올림픽, 페럴림픽 시설의 95%가 기존 시설과 임시 시설을 활용한 것이라고 해. 게다가 여기에 사용되는 전기도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전기야. 탄소를 줄이기 위해 저탄소 수송을 운영 중이고, 숙소엔 에어컨은 설치하지 않고 골판지 침대를 설치했어. 일회용 플라스틱 양을 줄이기 위해 재사용 컵 사용도 의무화 하고 있지.

하지만 일각에서는 파리올림픽이 그린워싱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일단 센강을 따라 입장한 선수들은 보트를 타고 있었는데, 이 보트가 탄소를 뿜어대는 내연기관 보트였거든. 원래대로 그냥 걸어서 입장했으면 발생하지 않을 탄소가 센강 입장식 때문에 추가로 발생한 거야. 또 파리 시내 경기장에서는 페트병이 반입 금지되었지만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는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지적받고 있어. 코카콜라는 플라스틱 병에 담긴 음료를 재사용 플라스틱 컵에 제공하고 있어.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의 피, 땀, 노력은 어디로

센강과 도쿄만을 올림픽에 활용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친환경 도시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만큼 잘 활용해야겠지. 주민들에게 한층 더 가까운 자연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친환경 도시라는 유산을 올림픽을 통해 구체화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하려면, 준비가 잘 되어있어야 해. 준비 없이 강행할 경우 피해를 보는 건 오롯이 선수들이잖아. 파리는 파리올림픽 이후에도 센강 정화를 이어가 2025년에는 센강에 26개의 수영장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어. 하지만 벌써부터 삐걱대는 상황이라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친환경을 내세우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친환경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행동이 있어야 해. 그렇지 않다면 이번 파리올림픽에는 친환경이 아닌 그린워싱이라는 딱지가 붙게 될 거야.

다시 파리올림픽 트라이애슬론 경기 얘기로 돌아와 보면… 28일에도, 29일에도 훈련은 취소됐고, 30일 경기도 31일로 연기되었어. 그래도 여자 트라이애슬론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된 만큼 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이 있어. 편지를 쓰는 와중에 최종적으로 센강 수질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31일에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정상적으로 개최된다고 해. 만약 수질이 깨끗해지지 않는다면 수영 경기를 취소하고 철인 2종 경기(듀애슬론)로 치를 뻔했는데 정말 다행이야.

수년간 피, 땀, 눈물을 흘리며 훈련해 온 선수들 입장에선 갑자기 종목이 바뀐다면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였겠지. 다행히 31일 정상 개최가 된다고 하니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길 간절히 바랄게. 그럼 오늘 편지는 여기서 마무리할게. 혹시 이번 편지를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 더 알고 싶은 지점이 있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구독자의 생각을 알려줘. 언제나처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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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안에 이번주 마부뉴스에서 다룬 주제와 관련한 쓸모있는 정보 7개를 골라서 요약해드립니다. 매주 7/60만 꼼꼼히 살피면 상식왕은 시간문제!😉 제목을 누르면 기사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The forgotten events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진 올림픽 종목을 다룬 로이터 기사야. 시대에 따라 올림픽 종목도 변하길 마련이잖아. 지난 도쿄 올림픽에는 '스케이트보드'가, 이번 파리 올림픽에는 '브레이킹'이 새로운 종목으로 등장하기도 했지. 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종목들도 꽤 많다고.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200m 장애물 수영 경기도 펼쳐졌다고 해. 올림픽 종목의 변천사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읽어보길 바라💬

THE PERFECT WAVE

2024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 대부분은 파리에서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 그런데 서핑 선수들은 파리에서 무려 1,6000Km나 떨어진 ‘타히티 테아후푸’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어. 타히티는 역대 올림픽 사상 개최 도시에서 가장 먼 장소로 알려져. 로이터 기사는 세계 최고 서핑 명소인 타히티를 역동적인 그래픽으로 설명하고 있어. 멀고도 먼 타히티에서 서핑 경기를 개최한 이유가 궁금하다면 한 번 살펴봐🌊

🌟 200년 전 자유를 상징하던 모자 '프리기아'는 어떻게 파리 올림픽 마스코트가 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