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북항 기름 유출 사고
올 6월에는 인천 만석부두에서 해체 작업중이던 선박에서 기름 1200리터가 해상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민간선박 해체 과정에서 선박에 있던 기름과 물이 섞인 '선저폐수'가 유출되어 방제작업 완료까지 사흘 이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해당 사고의 경우 사고업체가 물이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작업을 했으며 기름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해체 작업을 진행하던 중 절단된 선미가 바다에 빠져 발생한 것으로, 관계당국의 관리감독 소홀이 지적되었습니다.
국외 해상 기름 유출 사고
-브라질 대서양 해안 오염
브라질 대서양 해안에서 지난 8월부터 기름 찌꺼기가 관찰된 것을 시작으로, 3개월이 지난 현재 브라질 북동부와 남동부 지역의 940여개의 해변이 오염되었으며 5천톤 이상의 오염물질이 수거되었다고 합니다. 브라질 대서양 해안 오염 사건의 경우 대규모 오염사태임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더욱 논란이 되었습니다. 조사 초기에 브라질 해안으로 밀려온 기름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베네수엘라산 원유로 추정되고 베네수엘라 원유의 아시아 수출 항로가 브라질 해안을 거치기에 베네수엘라가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를 강력히 부정하였고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기에 기름이 화물선이나 좌초된 선박에서 유출되었거나 해상 급유과정에서 유출되었을 가능성 또한 존재했습니다. 지난 14일,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아프리카 해안에서 지난 4월초 유출된 원유가 브라질 해안으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브라질 대서양 해양 오염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오염으로 북동부 서식 해양생물의 2/3가 줄어들었으며 완전한 회복까지 약 2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갈라파고스 군도 바지선 기름 유출 사고
지난 22일 에콰도르령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디젤유 약 2271리터를 실은 바지선이 침몰하여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는 산크리스토발 항구에서 비교적 크기가 작은 바지선에 컨테이너를 싣던 중 크레인이 배 위로 넘어지며 발생했습니다.(사고영상) 라울 레데스마 에콰도르 환경장관은 기름 유출 사고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을 지시했으며, 현재까지 오일펜스와 흡착포 등을 이용한 방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갈라파고스 군도는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도 지정된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2001년 약 56만톤의 기름 유출 사고 이후 바다이구아나의 개체 수가 60% 줄어든 사건도 있었습니다.
기름 유출 그 후...
전국민이 기억하는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당시 유출되었던 기름이 태안 땅에서 사라졌습니다. 유류오염연구센터에 의하면 태안의 땅에 스며들었던 기름이 2008년 69.2%에서 2019년 0%로 줄어들었습니다. 당시 사고 이후 얕은 곳에서 사는 새우와 같은 저서생물의 개체 수는 70% 감소되었으며 3년이 지난 후에야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습니다. 또한 사고 이후, 지역주민의 전립선암 발병률은 154%, 백혈병 발병률은 54% 증가하기도 하였습니다. 태안 바다는 어느정도 회복되었으나 여전히 피해민의 보상금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아 사고의 진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10년 멕시코만에서는 영국 석유회사 BP의 시추시설 폭발로 5개월 간 약 7억 7천만 리터의 원유가 유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름 유출 완전 봉쇄 5년후에도 기름유출로 사라진 맹그로브 숲과 섬들은 복원되지 않았고 여전히 돌고래 죽음이 계속되고 타르볼이 발견되었습니다. 사건 발생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멕시코만 해저에서는 기름 덩어리들이 발견되고 있으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해당 사고로 인해 유출된 기름이 모두 분해되기까지 최소 3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해상 기름 유출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몇 십년이 지나도 생태계가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사고 발생 이후에는 너무 늦기에 사고 발생 방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국내 해상 기름 유출 사고 발생 건수가 2014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더욱 철저한 관계당국의 관리감독과 기준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