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 목이 넌 왜 채소가 싫어?

• 학교 급식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데, 급식은 채식 친화적이지 않았어요.
• 바쁠 때 빠르게 요리할 수 있는 간편식품은 대부분 동물성 식품이었어요.
• '채식'하는 생활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볼 기회 자체가 없었어요.

사람들이 채식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표고의 말에 동의해요. 저도 “채식을 왜 싫어할까”하고 고민해보니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접할 기회 자체가 많이 부족했던 게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콩고기 같은 대체육은 사찰에서 먹는 종교음식이라는 생각이 강했고,

🥗그래서 채식 행위는 종교적인 의미 혹은 건강이 극단적으로 안 좋아졌을 때 디톡스를 하거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보니 '채식'을 왜 꺼려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하하🤣

만약 육식인들의 채식에 대한 생각이 이전의 저와 여전히 비슷하다면 당연히 채식을 어렵게 느낄 것 같아요🍽

더 깊게 들어가서 '건강'과 관련해서 생각을 더 해보면, 두 가지 정도가 떠오르는데요,

🤢어릴 때 어른들이 야채를 골고루 먹어야 건강해진다며 의무적으로 채소를 먹게 하거나, 과하게 권유했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싫다는 음식을 억지로 먹게 했을 때 느꼈던 반항심이나 거부감은 몇몇 분들에게  어른이 되어서까지 심리적 트라우마로 남아 그 음식을 기피하게끔 하죠. 

물론 요즘은 '정키'한 비건 메뉴를 선보이는 곳도 많지만, 그런 곳에 일부러 논비건 친구들을 데려가봐도 여전히 '채식'이라 어딘가 맛이 허전하다 라는 평을 듣고는 했어요. 이쯤 되면 그냥 '채식'이라는 말을 처음에 안하고 먹여봐야 하는건지~🙄 채소가 무슨 잘못이람!🌾

사실 채소도 종류마다 각각 다른 맛과 향을 가져서 참 매력적인데요. 기존의 선입견만 거두고 다양하게 먹어본다면 사람마다 싫어하는 채소만큼 좋아하는 채소도 많아질 것 같아요. 그런데 실상은 한 두 가지의 싫어하는 채소로 인해 “나는 그냥 채소가 다 싫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해요. 채소가 정말 맛이 없다기보다는, 그런 생각을 이미 가진 채로 채소를 먹었기 때문에 기존의 선입견을 계속 고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친구들의 편견을 타파해줄 신박한 방법 어디 없을까요?

Photo by  MI PHAM from Unsplash

표고와 빅솔의 생각 모두 재밌네요! 저도 아주 어릴 때부터 저의 모습을 한번 되돌아봤어요.

어렸을 때의 입맛은 어떻게 형성되는걸까요? 잘 모르겠어요. 분명 엄마는 태아에게 좋다는 음식을 육식이든 채식이든 가리지 않고 다양히 드셨다는데, 영유아기의 저는 육식 위주의 편식이 매우 심했거든요. 

🌭제가 어릴 때 제일 좋아하던 음식은 소세지였어요. 소세지에 허니 머스타드랑 케찹만으로 밥 한그릇을 먹었던 것 같아요. 

🤔다만 아이가 커 갈수록 문화적인 영향을 점점 더 크게 받는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아요. 

🏋️‍♀️정말 어릴 때 가정에서부터 초등학교 6년 과정 내내 우유를 먹으면 키가 크고 튼튼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들어왔기에, 저는 우유가 세상에서 제일 건강한 음식인 줄 알았어요. 

- 중학생 때 시험이 끝나면 친구들과 꾸깃한 만원짜리를 들고 저렴한 고기뷔페에 가서 저질의 고기를 배 터지도록 먹었던 기억이 나요. 그게 저희에게는 시험 스트레스를 푸는 주요한 방법이었던거에요. "스트레스 받으면 고기 앞으로" 가라고, 친구들이, 어른들이, 드라마와 영화, 각종 광고가 말했으니까요. 

- 반장이 되면 '치킨'을 쏘겠다는 후보의 공약 같은 것도, 다들 한번씩 다 들어보셨잖아요?

- 고등학교 때 중요한 시험이 있는 날 아침에는 부모님이 비싼 소고기를 구워주셨는데, 전 그걸 그저 사랑이라고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사실 그 모두가, 어디서 그렇게 들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던 것 아니겠어요? 반장 후보는 아이들에게 치킨을 약속하면 인기를 보장 받는다고, 제 부모님은 소고기가 소화도 잘되고 에너지를 내는 데 좋다고 들었을거에요. 그러한 방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거대한 수요가 만들어졌을거구요. 

💭 저도 채식을 막상 한번 시도해봤을 때 제일 놀랐던 게, 고기가 없는 삶이 생각보다 괜찮고 가능하다는 것이었어요. 

체력도 전혀 줄어들지 않던데요? 오히려 몸이 가벼워져서 삶의 질이 높아졌어요. 채식하는 친구들과 함께 포트럭 파티를 해보니, 채소로만 이루어진 식사가 이렇게 멋지고 풍요로울 수도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어요. 

빅솔이 말했듯이 채식은 육식 메뉴보다는 대체로 담백하고 슴슴해요. 하지만 담백한 맛이 곧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에요. 나의 미각이 어떤 맛을 선호하느냐는 계속 변화해가는 것이더라구요. 어릴 때는 내가 영원히 소세지 구이나 삼겹살만 좋아할 줄 알았는데, 채식을 시작한 후의 나는 곤드레밥이나 들기름 막국수를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거든요. 

내 몸을 위해 어떤 게 더 유익한지, 그리고 환경과 동물을 위해 어떤 식사를 해야 하는지 알아가다 보니 내 마음이 채식을 할 때 가장 편안해진 것도 큰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세 명이 각각 자신의 이야기를 풀었지만, 셋 모두에게서 동일하게 나온 결론은 우리가 '채식에 대해 너무나도 몰랐다'라는 것이었어요. 

고기와 채소가 각각 어떤 과정을 거쳐 내게 오는 건지 누군가가 알려주었고, 채식하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나 또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누가 알려주었다면, 어린이 빅솔, 레이, 표고는 조금 더 일찍 채식을 해보기로 했을지도 몰라요. 

조금 더 넓게 보자면,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보편적인 세계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상상력, 그리고 그 다른 삶이 생각보다 더 멋질 수 있다는 열린 태도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했던 게 아닐까요? 구독자 여러분의 생각도 참 궁금한데요, 아래의 버튼을 눌러 자유롭게 여러분의 이야기를 적어주세요🤩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어보면 더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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