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권리 협약 서문에 장애는 이렇게 정의되어 있습니다.
"장애는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개념으로, 손상을 지닌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동등하고 완전하게 사회에 참여하는 것을 저해하는 태도 및 환경적인 장벽 간의 상호작용으로부터 기인된다."
지난 기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미국 장애인법 등의 사례를 보면 회사 규모를 불문하고 고속버스 회사와 정부가 비슷한 소송에서 서로 화해하여 구체적인 이행사항과 약정을 정하여 종결하였던 사례들이 있습니다.
7년 전, 국내 가장 큰 고속버스 회사이자 광주전남에 뿌리를 둔 금호고속과 인권도시를 표방하는 광주광역시를 상대로 이 소송을 시작할 때, 대리인들은 위 사례와 같은 화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금호고속은 2014년 시작되었던 같은 유형의 사건의 시작으로부터 치면 10년, 그리고 이 사건 소송 제기일로부터 치면 7년이 지나도록, 같은 변명만을 반복하며 휠체어리프트 설치 및 플랫폼 개조와 관련한 어떠한 개선의 노력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피고 금호고속의 변명은, 개조가 위험하다, 비용이 많이 든다, 개조해서 좌석 수가 줄어들면 수입이 줄어든다는 재정항변입니다. 휠체어리프트는 시내버스 저상버스와 다르게 개조가 간편하여 개조 비용이 훨씬 싸며 10년 사이 개조 기술도 크게 발전하여 안전성에 문제가 없게 된 것은 물론 3천만 원이 넘던 개조 비용 자체도 2,500만 원 가량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 결과 수 많은 장애인복지관 등에서 이미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된 개조된 고속버스를 이동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부터 이 개조 예산을 지원하고 있었기에 금호고속은 이 예산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피고 금호고속 등 모든 고속버스 회사들이 이 예산을 아예 신청하지 않아서 결국 예산이 삭감되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좌석 수가 줄어들어 수입이 급감한다는 것도 정확한 예측이 아닙니다. 피고 스스로가 낸 자료에 따르더라도 고속버스 탑승률 자체가 50~70% 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원고들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금호고속은 매년 신차를 도입하기 위해 전체 버스의 약 10%가량을 새로운 버스로 바꿉니다. 그렇게 신차로 도입하는 버스 중 일부에 휠체어리프트를 도입하라는 것입니다. 어차피 구입할 신차에 드는 개조비용은 만일 연 3대라고 한다 해도 연간 1억에도 훨씬 미치지 않습니다. 피고 금호고속은 플랫폼에 승하차 편의시설을 도입하는데, 소유구조 자체가 변경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만 이 역시 터무니없는 주장입니다. 이미 검증기일에서 보셨던 바와 같이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된 버스에 승하차하기 위한 것은 그저 2-3분 동안 3미터 정도의 평지 공간을 확보해 주는 융통성과 담당자들의 교육 뿐입니다(리프트는 리모컨으로 조정됨). 금호고속은 가장 큰 규모의 고속버스 회사입니다.
금호고속은 소송이 아니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스스로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어이 이렇게 소송을 계속 이어왔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나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충분히 만들어나갈 수 있는 정도의 변화의 시작과 이행을 바라는 것입니다. 인권의 도시 광주광역시는, 인권을 그저 도시 브랜딩을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하지 말고, 지방교통약자이동편의계획에 시외버스와 관련한 계획을 세우고 법에 따라 그에 관한 재정 예산을 반영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2022년만도 광주광역시는 1조 원 가까이 되는 예산을 불용액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광주광역시는 얼마 되지도 않는 재정지원조차 자신들의 책무가 아니라는 발뺌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21세기 OECD 가입국으로서 세계 십수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인권의 도시를 자랑하는 광주광역시와, 국내 최대 규모인 고속버스 회사가 피고인 이 소송이 정말 돈의 문제인가? 반문하면서 최종준비서면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