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열아홉 살에서 스물 한 살이 되어 안부 전하러 온 파도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독자분들 목록을 보니 제 마지막 메일 이후에 구독해주신 분들도 몇 분 계시더라고요. 마지막 메일이 2021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즈음이었으니 우리 모두 두 살씩 컸겠네요.
여러분도 이젠 저를 기억 못하실 거고 저조차도 파도의 시선을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방금 전 우연히 아카이빙 페이지를 발견, 예전 저의 글을 읽어보고... 조금씩이지만 늘어난 구독자분들을 보고 애틋한 마음이 들어 오랜만에 와봤습니다. 돌고 돌아 또 여름이네요.
저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면요, 미대 입시를 실패하고 다시 한 번 수능을 준비하려다가 가족과 문제가 있어 그대로 집을 나왔고, 현재는 혼자 평화롭게 또 열심히 알바도 하고 디자인 학원도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책을 좋아해 많이 읽고요, 옛날부터 들어온 노래들과 새로 추가된 노래들을 그러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답니다.
또 얼마 전엔 저의 생일이었는데요,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살다가 오랜만에 정말 행복한 생일을 보냈습니다. 올해 생일이, 제 앞에 놓여진 많은 비생일들을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갑자기 예고도 없이 도망갔던 건 후회됩니다. 그동안 쌓였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이 아쉬워요. 혹시라도 제 글을 기다려주셨던 분들이 계신다면, 정말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제 기억으로 저에게 온 답장은 없었지만 클릭해주시는 분들 덕에 이 세상에서 열아홉 살 그리고 스무 살로 살아갈 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나의 글을 읽어주니까. 애틋하고 또 좋은 추억이 되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기억에서 잊혀졌겠지만, 2021년 열아홉의 제가 파도라는 이름으로 보낸 메일들을 모아 둔 아카이빙 페이지 링크를 첨부하겠습니다.
현재의 제가 궁금하시다면, 저는 아주 아주 간간히 블로그를 쓰고 있답니다. 그동안은 일기장만 써오다가 올해 만든 블로그라 별 글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첨부해봅니다.
저는 당신의 지인도, 완전한 타인도 아닌 애매한 위치지만 항상 응원할게요. 오늘 저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원래 그랬던 것처럼 노래와 책 그리고 영화 한 편씩 추천해드리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어디서든, 언제나 행복하세요!
2023.06.09
파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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