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출판사 편집자의 수줍은 수영 고백 by 물개

오늘은 수영 관련 소식을 출판사 유튜브인 민음사TV를 통해 전달하려고 합니다. 추리력을 십분 발휘할 회원님들 가운데에는 '새로운 수영 책을 소개하려는군'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 호기롭게 예상에서 벗어나겠습니다. 민음사TV는 책에 관한 소개도 하지만 민음사에 다니는 직원분들의 이야기도 콘텐츠로 담는데요. 2주 전 업로드 된 콘텐츠로 사내 '진짜' 오타쿠 발표회가 열렸고, 김민경 해외문학팀 편집자님도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자신을 ㅇㅇ스포츠센터 월수금 6시 중급반에 다니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최근 수영을 덕질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첫날 킥판을 잡고 발차기를 하면서 수영과 나 사이의 강한 운명을 느꼈다는 그는 차분한 어조로 발표를 이어갑니다. 처음 수영장에 들어선 순간 물에 닿는 느낌이 좋고, 땀이 나지 않으면서 운동할 수 있다는 깊은 깨달음에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또한, 수면의 질과 먹는 즐거움까지 수영과 함께 확 오르면서 이제는 수영 없는 삶을 도통 생각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텍스트로는 그의 격한 감동을 옮길 길이 없어 해당 영상의 15분 25초부터 확인하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또한, 수영과 사랑에 빠지게 된 뒤 다채로운 수영복 세계에 빠졌다는 그는 실제로 발표 현장에 자신의 수영복을 모두 가져와 하나하나 소개합니다. 수영을 한 지 6개월이 되었지만 6개의 수영복을 지니게 된 그를 보면서 패널들이 놀라기도 합니다. 처음 사게 된 수영복, 봄맞이 수영복, 25m 자유형 기념 수영복 등 사연이 깃든 애지중지 소장품들 가운데 저의 눈길을 가장 끌었던 수영복은 두 시즌 지난 나이키 수영복이었습니다. 해당 수영복은 수영 카페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말인 우주 전체를 뒤져도 갖기 힘든 수영복이라는 뜻의 '우주매물'로서 김민경 편집자가 3주 만에 어렵게 직구로 구한 것이라고 하네요.

수영을 하기 시작하고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수영을 추천하고 다닌 그의 말을 듣고 저와, 저의 주변인들의 모습이 불현듯 스칩니다. 한창 수영에 빠지기 시작했을 때 저도 처음 만난 분에게 농담 반 진담 반(사실 농도 100% 진담) "수영 꼭 만나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거든요. 누군가가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그리고 사랑 자체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듣는 일은 언제나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더군다나 그것이 수영이라면 맞은편 수영인 입장에서는 오늘은 더할 나위 없는 하루겠죠?

평범한 수영장이 아닌 건축가가 지은 수영장,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을 3년 연속으로 수상했을 정도로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영주실내수영장입니다. 수영장은 지상 1층에 있는데요. 한 면을 길게 따라 나 있는 통창과 천장의 창을 통해 햇빛이 충분히 수영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창밖으로는 나무가 심어진 중정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특히 눈 내리는 날 수영장 풍경이 참 예쁘다고 하니, 다가올 겨울에 한 번 방문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천에 위치한 수영장입니다. 처음 이 수영장을 발견했을 때는 선수들이 경기를 치룰 것 같은 천장 구조물이 눈에 띄었는데요. 수영장 건물 외벽이 물결무늬로 되어 있어 더욱 눈길이 갔습니다. 수심 1.25m ~ 1.8m, 길이 50m의 10개 레인으로 구성된 경영풀과 두 개의 유아풀이 있는 큰 규모의 수영장입니다. 특이하게 킥판, 풀부이, 스노클, 패들 등 개인 장비를 사용할 수 있고, 오리발 레인도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마스터즈 대회나 자격증을 준비하는 수영인들의 원정 수영 장소로 사랑받는 곳입니다.

주문진 강원도립대학교 내에 위치한 강릉 북부 수영장입니다. 2022년에 지어져 쾌적하고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수심 1.2m, 길이 25m 6레인 풀과 유아풀, 그리고 수심 5m의 스쿠버풀이 함께 있습니다. 수영장 안 통유리창을 통해 건물 주변의 소나무 숲을 바라보며 수영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혹시 수영인들과 강릉 여행 계획이 있다면 여행 코스에 꼭 챙겨보세요.

호텔 수영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죠. 바로 오션뷰인데요. 인천에서 만날 수 있는 오션뷰 공공수영장이 있습니다. 바로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하늘문화센터 수영장인데요. 수심 1.4m, 길이 25m 6레인의 깔끔한 풀에서 수영하다 고개를 돌리면 바로 바다를 볼 수 있어, 색다른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공공수영장의 저렴한 입장료로 호텔 수영장의 오션뷰를 누리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