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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는 건 다 알고 있다.
살다 보면, 좋은 일엔 나쁜 일이 같이 오고 나쁜 일엔 좋은 일이 따라온다는 것도 알게 된다.
더 살다 보면, 우리는 좋은 일에 따라 오는 나쁜 일에 영향을 받아 더 나빠지고, 나쁜 일에 따라오는 좋은 일을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코로나가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일과 삶의 스텝이 꼬여버렸다. 잃어버리는 것은 아주 짧은 시간에, 그것도 간단하게 이루어진다. 그래도 앉아서 망할 수만은 없으니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뭐라도 시작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생각하지도 못 할 일이었다. 일은 나쁘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 나쁜 일 뒤에 좋은 일이 따라왔다고 여긴다.
바이러스가 창궐한 그 시간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뭘 해야 할 지 모른 채 노트북의 깜빡이는 커서 앞에서 망연히 앉아 있던 낙심의 밤들. 텅 빈 백지를 오래 응시한 끝의 어느 날 알게 됐다. 이 일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과 그동안 해온 일이 결코 쓸모없지 않다는 것. 그리고 다시 써야 할 것과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 다행이었다. 그것들의 목록을 정리해보니 제법 길다.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손을 탁탁 털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노을을 바라볼 날이 올 것이다.
맹자가 이렇게 썼다. “하늘이 사람에게 장차 큰일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괴롭히고 그 몸을 지치게 하고, 육체를 굶주리게 하며, 또한 생활을 궁핍하게 하여, 하는 일마다 어긋나고 틀어지게 만든다. 이것은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참을성과 인내심을 길러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어떠한 사명도 능히 감당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나쁜 일 끝에 좋은 일이 따라온다는 말이다. ‘모든 일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언제나 이렇게 믿고 있다. 그런데 살다 보면, 이 믿음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