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괴담과 진실
 Season 6  vol 37. 💡2026.1.30~2.5.

이번에는 될까, 차별금지법
여성 농민과 그들의 일을 지키려면
생리대 무상 공급 방법은
플랫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어느덧 1월의 마지막 레터를 띄우게 됐습니다. 추위가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이 겨울도 곧 지나간다는 느낌이 드네요. 

이번 플랫 레터에는 입주자님을 위한 🎁도서 증정 이벤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아래 쪽에서 확인해 주세요! 그럼 이번 주 플랫 레터 시작합니다.


19년간 발의와 폐기·철회만을 반복해온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22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습니다. 직전 국회에서는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와 논의가 이뤄졌던 반면, 이번에는 비교섭단체 진보정당 위주로 발의안이 나와 차별금지법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지난 9일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했습니다. 플랫팀장인 남지원 젠더데스크가 손 의원을 인터뷰했는데요. 손 의원은 “차별금지법을 지금 논의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오래된 과제’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혐오선동과 혐오범죄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혐오 선동을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형법 개정안 등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습니다. 손 의원은 이에 대해 “코어(중심) 근육 대신 팔 근육만 키우는 느낌”, “혐오선동이나 폭력을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혐오와 차별이 무엇인지 기준점을 세우고 논의하려면 ‘코어’에 해당하는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의 가장 큰 장애물은 보수 개신교계였습니다. 과거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던 의원들이 보수 개신교 단체의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철회하는 일도 있었지요. 법안과 관련된 논의를 수렴해야 할 정치인들은 ‘사회적 합의’라는 말 뒤에 숨곤 했습니다. 

손솔 의원은 “법제처도 검토한 적이 있고 정부안과 국가인권위원회안도 만들어진 적이 있다. 이미 정치인과 법 실무자들의 영역에서는 충분히 다뤄졌다는 이야기”라며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이 법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어떻게 거두고 갈 것인가”라고 짚었습니다. 

차별금지법을 둘러싸고 “남자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와도 처벌 못한다”, “동성애가 싫다고 말하면 처벌받는다” 등의 오해가 존재합니다(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괴담,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여성 농민은 실제로는 농업 노동의 상당 부분을 수행하고 있지만 좀처럼 정책적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의 칼럼입니다.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농민은 농작업의 50% 이상을 담당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된 농지도 없고, 어떤 작물을 심어 수익을 올려야 할지 결정하는 농업경영 참여 비율은 39.6%에 그칩니다. 수확 작업과 잡초 관리, 수확 후 관리, 파종과 아주심기 등 사람 손을 타야 하는 노동집약적 작업이 여성 농민의 손을 거쳐갑니다. 


여성 농민의 문제는 도농 간 차별, 농촌 내 성차별, 빈곤 문제까지 뒤엉켜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1998년 김대중 정부 당시 농림부에 여성정책담당관실이 신설됐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폐지됐어요. 문재인 정부에서 농촌여성정책팀이 생겼지만 한시 조직이었고, 윤석열 정부에선 인력이 줄고 농촌 성평등 문제를 다루는 ‘양성평등계’가 없어지며 유명무실해졌다고 정은정 연구자는 지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말 농식품부 내 농촌여성정책팀이 농촌여성정책과로 승격되고 인력도 늘었습니다. 양성평등계도 복원됐다고 해요. 정은정 연구자는 이러한 조치가 서류만으로 끝나지 않고 “영농을 지속할 의지가 있는 여성농민들을 지원하고 평등한 농촌에서 건강을 지키며 농사지을 수 있도록 정책과 꼼꼼한 실무가 맞물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무상 공급을 지시하면서 성평등가족부가 방안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원 대상을 어디까지 확대할지, 현행 바우처 방식이 적절한지 등도 함께 검토 대상에 올랐는데요. 

기존에 진행하던 취약계층 대상 생리용품 지원 사업의 낮은 이용률과 예산 집행 부진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입니다. 현재 성평등부는 기초생활수급·차상위계층·법정 한부모가정 만 9~24세 여성청소년에게 생리용품 바우처(이용권)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생리용품 지원과 바우처 카드 신청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지원 대상인지 아닌지 모르는 이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지난해 기준 지원 대상이지만 신청하지 않은 인원은 2만8550명으로, 전체의 12%에 달했거든요. 이러한 사각지대를 개선할 방안을 고민했다면 이제는 무상 공급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검토 과정에서는 지원 대상과 방식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돼요. 학교나 공공기관에 무료 자판기를 설치하는 방식, 소득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 등 여러가지가 검토될 것으로 보입니다.

입주자님이 생각하시기에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요? 


이번 주에는 김연서 인턴기자가 도서 증정 이벤트를 소개합니다. 플랫과 출판사 글항아리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를 입주자님께 가지고 왔어요. 


📣아래부터는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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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아키요시·니노미야 사오리,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피해 당사자만이 아니라 사회 또한력 가해자를 모릅니다. 성폭력은 근절하기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해자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는 점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는 성범죄 피해 당사자인 니노미야 사오리와 여러 명의 가해자가 왕복 서신을 주고받으며 회복적 대화를 나눈 기록입니다. 가해자 임상 전문가 사이토 아키요시가 ‘회복적 사법’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진행한 프로그램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범죄 기사를 접하면서도 피해자가 겪은 ‘그 이후의 삶’이나 가해자의 실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통해 사회가 만들어온 피해자성과 가해자성을 큰 숙고 없이 받아들여온 건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성추행을 했다’, ‘괴물 같은 인간이다’, ‘인기가 없어서 여성을 덮칠 수밖에 없었다’. 책은 이런 식의 ‘가해자 상’이 오히려 진짜 가해자를 숨겨주는 방패가 된다고 말합니다. 특정한 프레임이 굳어질수록 실제 가해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가해 행위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피해자는 “강간 신화”와 같은 프레임 속에서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자기가 틈을 보였던 건 아닐까’, ‘도망치려면 도망칠 수 있었을 텐데’라는 말들이 바로 그런 신화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여성 피해자는 강간 신화로 인해 피해를 인식하기 어렵고 남성 피해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자신의 피해를 드러내기 어렵다고 합니다. ‘남성성’은 이 책이 추적해온 가해자의 가짜 반성, 범죄 사실의 망각, 타인에 대한 공감 부족이 도달하는 종착지이기도 합니다. “‘남자다움’을 과도하게 강요하는 것 또한 넓은 의미에서는 피해 체험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문장에서 왜곡된 성 인식과 승인받고자 하는 욕구가 결국 사회 전반에 내면화된 남성성 강요와 맞닿아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저자가 가해자와 대화하는 이유는 그들의 범죄를 정당화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재범 방지를 목표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범죄 행위가 어떤 맥락 속에서 형성되는지를 파악하려는 시도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개별적 사건으로 치부해왔던 일들이 사실은 ‘우연’이나 ‘특정한 서사’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 있는 문제임을 이 책은 짚어냅니다. 책은 가해자에 대한 해석과 죄의 무게를 명확히 분리합니다. 이들이 주고받은 서신은 감정적 호소라기보다는 가해자가 스스로를 마주하고 피해자가 겪은 사건 이후의 고통을 직면하게 하는 통로에 가깝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는 동안 그간 접해왔던 수많은 범죄 기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가해 장면이나 가해자의 심리가 상세히 묘사된 대목들은 읽기 불편한 부분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범죄를 표면이 아닌 구조로 파악하는 일은 분명 값졌습니다. 사건 너머가 궁금한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읽어보고 싶으신 분은 하단의 이벤트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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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이 출판사 글항아리와 함께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도서 증정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책을 읽고 싶으신 이유를 간단히 적어주시면 5분을 추첨해 도서를 보내드립니다. 아래 링크를 꾸욱~ 누르시면 이벤트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합니다! 


>>> 도서 증정 이벤트 참여하기 <<< 



👤 플랫팀도 강추위 조심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추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지금도 정부에서 생리대 지원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가격을 내릴 수 있는 방안이 생긴다면 정말 좋겠네요! 선택적으로 월경을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생리대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은 사실이에요. 여성들이 세상을 좀 쉽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원을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항상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 그 마음은 대체 얼마나 무거운 마음일까요.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 From.Flat 

📣 생리대 무상 공급 방안을 고민하는 기사를 소개드렸는데 마침 그와 관련된 의견을 보내주셨네요! 재난 대비용 생존키트에도 꼭 챙겨야 할 정도로 생필품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죠. 정책을 통해 지급하는 것과 병행해 전반적으로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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