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파스타소스 연구원들의 이야기는 즐겁게 읽으셨나요? 연구원들의 추천 파스타 레시피가 몹시 흥미로웠는데요. 이 레시피들을 활용해 직접 파스타를 만들어보려고 매일 요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님은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며칠 전, 식구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다 즉흥적으로 새우젓을 넣어봤어요. 마음에 쏙 뜨는 감칠맛이 올라왔답니다. 다들 근사한 파스타였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던 순간, 식탁 위에는 웃음꽃이 가득 피었죠. 이번 레터는 읽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에세이를 전해드려요. 파스타로 근사한 저녁을 만들던 순간을 같이 음미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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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파스타는 처음부터 ‘파스타’라 불리지 않았어요. 1960~80년대까지만 해도 이탈리아식 면 요리는 대부분 ‘스파게티’로 통칭 됐죠. 과거에는 ‘스파게티’ 하면 피자와 함께 곁들이는 사이드 메뉴라는 인식이 강했었는데요.
변화는 1990년대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찾아왔어요. 현지에서 맛본 이탈리아 음식이 소개되기 시작하고 2000년대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외식 시장에 자리 잡으며 ‘파스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퍼졌답니다. 데이트나 기념일에 찾던 특별한 장소와 맞물리며 파스타는 근사한 외식의 상징이 되었고 2010년 TV 드라마 <파스타>가 그 흐름을 한층 더 넓혔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식 파스타는 재료를 넉넉히 더해 한 접시만으로도 든든하게 즐기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고 자연스레 메인 요리로 인식되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지금도 파스타는 일상에서 기분을 전환하고 싶을 때 찾게 되는 근사한 한 끼로 사랑받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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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편, <메일 한 끼>가 전하는 다채로운 푸드 에세이가 여러분 곁을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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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마트에 들렸다. 연말이 다가오는지 매대마다 빨간색과 초록색이 알록달록하게 꾸며져 있었다. 파스타와 와인을 파는 코너에 사람들이 북적였다. 묘하게 붐비는 분위기 덕에 나도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나는 토마토 파스타소스 두 병을 집어 들었다. 평소 같으면 직접 소스를 만들었겠지만, 오늘은 레디메이드 소스로 충분할 것 같았다. 요즘은 요리 할 때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다. 지속가능함을 추구하고 적당히 힘을 빼면 요리가 즐거워진다.
집에 돌아오니 따뜻한 조명이 켜진 부엌이 반긴다. 엄마가 나보다 먼저 집에 왔구나! 엄마가 먼저 퇴근하는 건 오랜만이네. 냉장고를 열어보니 며칠 전 사다 놓은 두부 한 모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올리브가 반 쯤 담긴 작은 병도 눈에 띄었다. 자연스럽게 오늘 저녁 메뉴가 정해졌다. 토마토 파스타소스를 기본으로 두부와 올리브를 넣어 파스타를 만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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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두부를 구웠다. 두부는 단단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물기를 최대한 뺀다. 두부 표면이 노릇해지며 주방에 고소한 냄새가 퍼졌다. 두부를 구운 팬에 토마토 파스타소스를 넣고 약불에서 되직하게 졸였다. 소스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부엌이 한층 더 따뜻해졌다. 삶아 둔 면을 넣고 한 번 더 섞은 뒤 마지막에 구워둔 두부와 치즈를 듬뿍 갈아 올렸다. 엄마가 부엌 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오늘 저녁은 파스타야? 토마토 향이 나네.”
“응, 퇴근길에 소스를 샀고 나머지는 집에 있던 재료를 썼어.”
토마토 파스타의 붉은 빛과 모락모락 나는 김이 식탁 위에 번졌다. 엄마가 포크를 돌리며 웃었다. “예전엔 내가 이렇게 해줬는데, 이젠 네가 다 하네.” 어린 시절엔 엄마가 만든 음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는데, 이제는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니. 한 입 먹으니 두부의 고소함과 토마토 파스타소스의 산뜻한 단맛이 부드럽게 섞인다. 마치 오랜 시간 함께한 가족처럼. 아주 익숙한, 가장 좋아하는 맛이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엄마가 말했다. “딸~요즘은 이런 게 제일 좋다. 힘 안 들이고,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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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식사를 하는 일은 그날의 온도를 나누는 일이다. 무슨 요리를 하든 그 안에는 하루의 마음이 담기기 마련이다. 식탁 위의 빈 접시 사이로 불빛이 반짝인다. 나는 엄마와 와인 대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올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게 진짜 연말이지. 따뜻한 음식을 먹고 이야기 나누는거 말이야.”
거창한 이벤트도 특별한 선물도 없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근사한 저녁이었다. 부엌 정리를 마치고 소스가 얼마나 남았나 병을 열어 본다. 내일은 가족 모두가 모여 함께 저녁을 먹을 예정이다. 소스가 한 병하고도 반이 남았으니 다 같이 먹을 양은 충분하겠다. 이 소스로 가지 라자냐를 만들어볼까.
어쩌면 연말의 근사함은 반짝이는 장식보다 식탁 위 따뜻한 음식 한 접시에 더 가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의 손에서 시작한 음식이, 음식을 기꺼이 나누려는 이들의 기억으로 이어지는 것만큼 기쁜 일이 또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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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움바 파스타는 진한 크림소스에 빻은 고추와 후추로 매운맛을 더하고, 볶은 새우와 양송이를 토핑으로 올리는 찐득한 소스가 특징이예요. 이번에는 늘 집에 비치해두는 라면으로도 얼마든지 근사한 파스타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열라면의 매콤함과 프레스코 크림소스의 고소함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분말스프의 양을 취향에 따라 알맞게 넣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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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요한 재료 (1인분) 오뚜기 프레스코 까르보나라소스, 열라면, 칵테일새우, 양송이버섯, 양파, 올리브유, 파슬리가루 or 치즈가루
📝 만드는 방법
- 양송이는 슬라이스하고 양파는 채 썬다.
- 끓는 물에 열라면의 면을 3분간 끓인다.
- 체에 걸러 물기를 제거한다. (*면수는 150ml 남겨두고 소스를 끓일 때 더한다.)
- 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칵테일새우, 양송이, 양파를 볶는다.
- 노릇하게 익어가면 까르보나라소스, 라면 분말스프, 면수를 더해 끓인다.
- 끓는 소스를 익힌 면을 넣고 마저 볶는다.
- 그릇에 열라면 투움바를 옮겨 담고 파슬리가루 또는 치즈가루를 뿌리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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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세계를 휩쓴 '맛'을 한 가지 짚어야 한다면, 단맛과 매운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스와이시(Swicy·Sweet+Spicy)’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미국에서 시작된 스와이시 열풍! 언뜻 보기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의 맛을 성공적으로 조합한 푸드 브랜드들이 F&B 업계의 트렌드세터가 되기도 했죠. 이미 양념치킨이나 고추장 삼겹살 같은 음식들이 ‘맵단’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한국에서 스와이시가 큰 거부감없이 수용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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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w! 해외시장의 스와이시 푸드 • 핫 허니(Hot Honey): 미국발 스와이시 열풍의 서막을 이끈 소스 - 꿀과 고추를 섞은 매콤달콤한 소스. 2024년 연매출 4000만 달러 기록 • 스위트 앤 스파이시 고추장 칩: 미국 시장 스와이시 스낵의 선봉장 - 케틀(KETTLE)에서 출시한 감자칩. 고추장의 감칠맛에 현지에서 인기인 꿀과 설탕의 단맛을 더함 • 코카콜라 스파이스트: 2024년 3월 북미지역 출시 -달콤한 탄산음료에 향신료 ‘웜 스파이스’를 더한 실험작
• 핫허니 오리엔탈 망고 & 티 프라푸치노 : 일본 스타벅스의 2025년 6-7월 기간한정 메뉴 - 달콤한 프라푸치노에 매콤한 꿀을 얹은 아이스 음료
✅ Check! 미국의 스와이시는 어떻게 글로벌 트렌드로 떠올랐나? • 매콤한 음식의 저변확대: 라틴 아메리카나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레스토랑이 미국 전역에 뿌리내림 • 현지인 취향 반영: 중간 단계 매운맛을 선호하는 미국인들이 그들 자신에게 익숙한 단맛으로 균형점 발견 • 특정 세대의 열광적인 몰입: Z세대를 중심으로 스와이시를 연출하는 푸드 콘텐츠 대흥행 • 브랜드의 적극적인 상품개발: 스낵이나 냉동식품처럼 자극적인 향미연출이 쉬운 음식부터 본격 상품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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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재료로 무난했던 길거리 음식이, 고급 재료와 고급 조리 기술로 재해석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요. 이른바 ‘스트리트 푸드 꾸뛰르(Street Food Couture)’. 길거리 음식이 대중성과 미식이 만나는 교차점을 뜻하는 말이에요. 특히 라틴 푸드는 북중미를 중심으로 셰프의 감각과 지역 재료가 더해져 길거리 미식의 상징이 되었죠.이 흐름은 푸드 트럭, 팝업 다이닝, 그리고 SNS를 통한 비주얼 푸드로 확산 중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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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t! 길거리 음식이 미식으로 진화하는 이유
• 재료의 격상 → 저가식 대신 지역 명산물·프리미엄 육류 사용 (ex-타코에 한우·트러플 추가)
• 셰프의 거리 진출 → 유명 셰프의 ‘스트리트 푸드’를 주제로 한 팝업 (ex-Roy Choi의 전미 푸드 트럭 투어)
• SNS 비주얼 경쟁력 → 즉석 조리와 화려한 색감이 강한 시각효과를 주며 ‘콘텐츠’로 전환
• 소비자 인식 변화 → “저렴함”보다 “맛”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며 미식 경험을 소비하는 흐름
🌍 Now! 스트리트 푸드의 꾸뛰르 경향
• 타코: 토르티야에 재료를 얹고 소스를 뿌려먹는 맥시코 전통 음식
*토르티야 : 옥수숫가루나 밀가루를 반죽하여 팬에 구워 만든 멕시코 빵
→ 육류나 해산물을 고급 식재료를 쓰며 타코와 무관한 문화권의 요리법 흡수
• 콘차 브레드: 브리오슈를 연상케하는 달달한 맥시칸 브레드 → 프리미엄 샌드위치의 옵션으로 인기이며 BBQ페어링이나 조식메뉴로 각광
• 과카몰리: 으깬 아보카도에 양파, 토마토, 향신료 등을 섞어 만든 요리 → 더 부드러운 질감과 이색 식재료를 실험적으로 도입하며 프리미엄화
• 분식: 떡볶이, 튀김, 어묵같은 시장표 분식 →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에서 먹도록 메뉴 재해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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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으로 더욱 행복했던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는 무려 4000명이 넘는 분들께서 참여해주셨어요. 예심을 통과한 100여 편의 글을 한 편씩 천천히 읽으며, 맛과 행복이 결국 우리의 시선과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죠.
심사위원들도 음식이라는 작은 창을 통해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무척 인상깊었다고 해요. 안도현 시인은 심사평에서 “맛과 행복은 삶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태도에 이미 담겨 있다”고 이야기 했고, 손택수 시인은 “독특하면서도 개성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문장들과 함께한 심사는 그 과정 자체가 여느 미식견문록을 뛰어넘는 만찬의 경험.”이라고 이야기 했죠. 최종 수상작은 아래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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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김선수 「우리의 바다에는 둥근 달이 뜨겠지」
🥈최우수상: 이현경 「겨울 대게 소나타」, 김은영 「엄마의 가짜 라면」, 주야옥 「별빛을 길어 올린 수제비」
🥉우수상: 홍혜경 「노란밥」, 표세준 「삶은 게장의 온기」, 정서영 「마아가린이 녹아 내릴 때」, 정승권 「비밀 떡볶이」, 이재용 「그리움이 끓는 시간」, 장진선 「올봄에도 고사리 꺾어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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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에게 수상작을 읽는 기쁨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관련 소식은 아래 링크에서 더 자세히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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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맛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에게 <메일 한 끼>를 추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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