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직장인들의 교과서
2022.4.6 | 443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에 나와있는

안녕하셨나요. 얼마 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이색적인 판결이 있었어요. '나 홀로 근무'를 강요받고 일감도 제대로 못 받은 후배 직원이 팀장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는데, 팀장에게 1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있었어요. 우리나라 설문 조사는 아니지만 51.1%가 직장 내에서 따돌림을 당해 본 경험이 있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회사원들에게 있어서 어쩌면 직장은 가정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인 것 같습니다.


평생에 걸쳐 최소 10만 시간(4166일)을 보낸다는 연구도 있었고요. 스트레스와 고통이 많은 회사와 반대로 행복과 연민이 많은 회사는, 분명 직원 개개인 만족뿐 아니라 성과에서도 큰 차이를 만들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직원 만족도를 높이면서 성과까지 함께 높일 수 있는,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이 도입한 '컴패션(Compassion)’이라는 경영 기법에 대해 잠시 소개해 드려볼까 합니다. 그럼 바로 시작을 할게요.

오늘의 에디션 

  1. NEWS 브리핑
  2. 컴패션이 없으면 혁신은 질식한다

  3. 관찰하고 공감하고 행동하세요
    👆클릭해서 간추린 뉴스를 읽어보세요

    "컴패션이 없으면 혁신은 질식한다"

    링크드인 회장이 던진 메시지

    사진 클릭하면 제프님의 강연 영상

    컴패션 경영을 적극 도입한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제프 와이너 회장이 이끄는 링크드인일 거예요. 제프님은 2008년 임직원이 388명에 불과한 링크드인의 CEO를 맡아 오늘날 임직원 1만5000명과 사용자수 7억7000만명을 거느린 기업으로 끌어올린 인물인데요. 실리콘밸리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컴패션 경영으로 유명해요.


    컴패션은 사전적으로는 동정이나 연민 정도가 될 텐데요. 딱 맞는 표현은 없지만... 아마도? '사랑의 실천'이 적합한 것 같아요. 그럼 읽고 들었던 제프님의 이야기를 재구성해볼게요.


    🙂 리더십에 대해 하실 말씀이?

    🧔 네 있어요. 리더십은 지금껏 매우 공격적이고 직원들이 잘 따르도록 하는 것으로 이해를 했는데요. 사실 이런 리더십은 역효과가 커요. 직원들이 갖고 있는 고통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해 주려고 하는 것이 진짜 리더십 같아요.

     

    🙂 음? 자선단체나 종교 논리 같은데요.

    🧔 아니에요.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해요. 그리고 컴패션은 그 감정을 느끼는 것을 넘어 행동까지 하는 것을 뜻 합니다. 회사는 항상 집단적인 사고를 하는 존재인데요. 때문에 소수의 견해는 항상 억눌리게 되고, 이를 방치하면 결국 회사의 혁신은 질식해요.

     

    😲 컴패션을 하면 효율이 높아진다는 뜻이네요

    🧔 네 그렇죠. 직원들은 협력적인 환경에서만 안정감을 느끼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요. 또 의견 불일치가 있더라도 더 많이 업무에 참여를 하게 되죠. 더 많은 참여는 더 많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이어지고요.

     

    🤔 이런 걸 어디서 배우셨나요?

    🧔 어느 날 출장지에서 잠이 안와 PBS 다큐멘터리인 분열된 교실(A Class Divided)을 보고 크게 깨달았어요. 아이오와에 있는 3학년 교사인 제인 엘리엇에 관한 내용인데요.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이 암살을 당한 후에 한가지 사회적 실험을 했어요.


    🤫 어떤 실험일까요?

    🧔 학생들을 파란 눈과 갈색 눈을 가진 두 그룹으로 나눴어요. 그리고 하루는 파란 눈의 그룹이 우월하다고 가르치고 점심도 먼저 먹게 하는 특권을 주고, 반면 갈색 눈을 가진 학생들은 열등하다고 말했죠. 그리고 그 다음날은 역할을 바꿨어요. 이번에는 갈색 눈을 가진 아이들이 우등한 그룹이 된 것이죠. 그리고 이를 반복하는 실험을 했어요.

     

    😮 결과는요?

    🧔 학생들은 무시당한 경험을 받으면서 무시를 당한다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요. 엘리엇 선생님은 한 사회의 축소판을 교실에 만들고 이를 학생 스스로 깨닫게 하는 컴패션 실험을 한 것이죠. 학생들을 추적해보니 성인이 돼서도 그 누구보다도 타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고 해요.

     

    🤔 이런 컴패션도 가르칠 수 있나요.

    🧔 그렇죠! 다큐멘터리에서 본 듯이 컴패션은 누구나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요.

     

    🤔 근데, 링크드인하고는 어떤 상관이?

    🧔 상관이 있죠. 전 2008년 링크드인 CEO로 합류하기 전 날, 리드 호프만 창업주에게 전화를 걸었었어요. 처음이니 물어봤죠.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그는 아주 간단히 말했어요. "쉬워요. 이제부터 공은 당신 거예요." 그리고 그는 출장일정을 잡고 8주 동안이나 사무실을 비웠어요. 마치 리더십이 이제는 저한테 갈 것이라고 모든 임직원한테 보낸 메시지죠. 전 컴패션의 첫 번째 조건이 '관찰'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 근데, 제품하고는 상관 없잖아요.

    🧔 아니죠. 링크드인의 비전에는 컴패션이 녹아 있어요. 링크드인은 소셜 네트워크 뿐 아니라 이직 추천도 하는데요. 사실 경험이 없거나 네트워크가 부족한 사람들은 도움을 받을 길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커리어 어드바이스 기능을 개발해 멘토를 모았는데, 불과 몇 달 만에 1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몰렸어요. 경영 비전을 제품으로 만들 결과물이죠.

    사진 클릭하면 다큐멘터리 분열된 교실  

    🔎 크게보기

    제프님은 컴패션을 행하려면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 입장에서 살펴보라고 권유했어요.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나와는 너무 다르다면 보통 이런 생각을 한대요. "와 저 사람 몰라도 너무 모른다!" 아니면 "내가 모를 줄 알고? 뭔가 숨겨 놓은 꿍꿍이가 있을 거야!" 이럴 때면 상대방이 어떻게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됐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래요. 이런 경험을 충분히 쌓은 리더는 누군가를 진정 코칭할 수 있고 팀을 협업으로 이끌 수 있대요. (재구성은 제프님의 링크드인, 제프님의 와튼스쿨 강연, HVO서치 연구, PBS 다큐멘터리 등을 참조했어요.)

    "관찰, 공감, 행동하세요"

    미시간대 경영학 교수의 조언

    미시간대교수인 모니카 월라인과 제인 더튼

    컴패션 경영은 이미 경영 기법으로 정리가 된 상태에요.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 교수인 모니카 월라인님과 제인 더튼님은 수많은 기업들과 직원들을 인터뷰했는데요. 그결과 '컴패션 경영'이라는 책을 냈어요. 매우 요약해 볼게요. 우선 컴패션은 행복이나 감사와는 다소 다른 개념이에요. 누군가의 고통이나 어두운 면을 덜어주는 것이 바로 컴패션이에요. 그래서 관찰→공감→행동이 필요하고요.


    대다수 사람이라면 서로 승진하기 위해 누군가를 무너뜨리려는 조직 보다 서로를 보살펴 주는 조직을 선호할 텐데요. 컴패션 경영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어 미라님이 있다고 해볼게요. 미라님은 얼마 전 당혹스러운 인사 발령을 받았어요. 금요일 퇴근 무렵 아무런 통보 없이 조직이 통합 됐으니 내일 부터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라는 발령이죠.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큰 일이지만 누구한테도 귀띔을 받은 적이 없고 그렇다고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지도 몰라 난감해요.

     

    사실 회사에서 발령은 정말 정말 필수 불가결한 행동인데요. 문제는 어떤 회사는 직원들의 입장에 서는 회사도 있고 그렇지 않은 회사도 있다는 점이에요. 컴패션 경영을 한다면 직원이 충분히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완화하는 조치를 함께 합니다. 크게 4가지 방식을 쓸 수 있어요.

     

    • 적절한 타이밍을 잡고
    • 존엄을 우선하는 회사 문화를 만들고
    • 단절감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하고
    • 직원을 존중하는 이벤트를 엽니다.

     

    때문에 컴패션 기업이라면 퇴근 무렵 인사를 내지 않고, 사전에 왜 이런 인사가 필요했는지 설명을 해주고, 그동안 수고했다면서 작은 선물이나 이벤트로 토닥여 줍니다. 월라인 교수님은 컴패션 경영은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어요. 근데 모든 조직이 쉽게 이런 기법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래요.

     

    문제는 규율이 너무 강한 조직인데요. 이럴 때는 컴패션이 작동되기 어렵다고 합니다. "말해봤자 안 들어 줄 테고 자칫하면 나약한 사람"이라는 인식만 심어줄 수 있어 차라리 “말을 말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위로는 CEO, 옆으로는 동료, 심지어는 다른 부서 직원들까지 동료의 어려움을 헤아릴 수 있도록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요. 어떤 기업들은 컴패션 아키텍트(compassion architect)를 별도로 둬서 기업 문화를 이끌기도 하고요.

     

    🔎 크게 보기

    컴패션 경영은 상대방의 고통을 이해하고, 이를 가급적 넓게 해석해 주는데서 시작해요. 예를 들어 "부장님 저 내일 배우자가 출산을 할 것 같은데, 오늘 휴가 좀..." "야 누군 애 안 낳아 본줄 알아." 이러면 안 됩니다. 공감을 하고 행동에 나서는 것이 바로 컴패션! 조직이 서로 서로 보살펴 줄 때 업무 효율이 당연 더 높아지겠죠.

    제프님은 30세때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읽고 느낀바가 컸다고 해요. 우리한테는 공감하는 능력과 컴패션(연민)하는 능력이 모두 있는데 이 둘은 다른 것이라고 합니다. 잠시 산길을 걷는 다고 상상을 해보세요. 한 참을 걷고 있는데, 그 때 산길 중턱에 바위에 짓눌려 있는 누군가를 만났어요. 공감은 그 사람의 고통을 같이 느끼는 것이고, 컴패션은 여기서 더 나아가 바위를 옮기고 그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는 바로 그 행동이라고 합니다. 즉, 컴패션은 공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대방의 렌즈로 한 번 세상을 바라보고 움직이는 행동입니다.

     

    한 평생 최소한 10만 시간을 보내는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컴패션은 사실 없어서는 안 될 덕목 같아요. 또 컴패션은 직장 뿐 아니라 우리 곳곳에 필요한 삶의 원동력입니다. "인간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저절로 깊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영원히 한자리에 머무를 뿐이다. 교감의 결정적 순간은 짧지만 강렬하다"는 <순간의 힘> 명언처럼 오늘 하루라도 주변 분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그럼 전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진심을 다합니다
    이상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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