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다섯 가지 에스프레소가 인상 깊었던 이유
나의 에스프레소 취향은?
#123. 다섯 가지 에스프레소가 인상 깊었던 이유  |  24.04.03.

독자님 안녕하세요, 데릭입니다. 


독자님은 에스프레소 좋아하세요? 에스프레소를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어떤 원두는 꼭 에스프레소로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 커피를 떠올리다 보면 저의 에스프레소 취향을 알게 되더군요.
물론 테이스팅할 때는 많이 마시기도 합니다.©️박은실Momo

오늘은 제 기억에 강렬하게 남은 다섯 가지 에스프레소를 되짚어 보며, 제가 좋아하는 에스프레소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가볍게 읽어주시고, 독자님의 에스프레소 이야기도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케냐


제가 에스프레소로 즐기기 가장 좋아하는 커피 산지는 ‘케냐’입니다. 흑설탕 같은 진한 달콤함에 잘 익은 열대과일이 선명한 케냐 커피일수록 매력적이죠. 여기에 설탕의 도움이 있다면 정말 맛있는 새콤달콤한 에스프레소가 만들어집니다. 이제 몇 달 있으면 케냐 커피가 출시되기 시작할 텐데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2023년 2월 소개했던 케냐 티리쿠 에스프레소와 피콜로 라떼.©️박은실Momo

2. 과테말라 산 안토니오 차기테 게이샤


모든 게이샤의 에스프레소가 맛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정말 인상 깊게 마신 에스프레소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2022년 8월에 저희가 출시했던 과테말라 산 안토니오 차기테 농장의 게이샤예요. 이 커피는 라임을 잘 연상시키는 산미를 갖고 있었는데, 에스프레소에서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설탕의 세례를 받은 후에는 맛있는 라임 주스 같았고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희소하고 특별했던 게이샤 에스프레소. 혹시 경험해 보신 분 계신가요?©️빈브라더스

3. 브라질 알미르 파베루


2023년에 출시한 가장 기억 남는 커피 중 하나는 ‘브라질 알미르 파베루’였습니다. 호박의 달콤함과 오렌지의 산미를 동시에 갖고 있었고, 에스프레소에서 자신의 매력을 여과 없이 보여 주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컵 프로파일이 좋은 르완다 커피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다음에 양질의 르완다를 만나면 꼭 에스프레소로 내려 마셔 보고 싶어집니다.

브라질 커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었던 에스프레소.©️박은실Momo

4. 몰트


최근에 몰트 에스프레소를 마셨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저희의 시그니처 블렌드 중 하나인 몰트는 인도 로부스타에 브라질과 콜롬비아를 블렌딩한 커피인데요. 구수한 곡물의 향이 강점인 로부스타를 브라질과 콜롬비아가 탄탄히 받쳐주는 구조가 특징이에요. 맛있는 지점을 찾아 적절하게 추출하면 이 커피의 구수한 향미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괜히 이탈리아 커피 회사들이 좋은 인도 로부스타를 잔뜩 수입해 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어요.

합정점에서 스펙트럼 메뉴로 즐긴 몰트.©️박은실Momo

5. 블랙수트


어쩌면 빈브라더스 팀과 고객 모두에게 가장 익숙한 커피가 블랙수트가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에스프레소로 마시고 다시 한번 그 진가를 확인하게 된 커피이기도 합니다. 아메리카노나 라떼로 만드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희석될 수밖에 없는 다채로움과 복합성이 에스프레소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거든요. 커피 성분을 많이 추출해도 깔끔함을 유지하는 것은 블랙수트의 또 다른 엣지인 듯합니다.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블랙수트 에스프레소.©️박은실Momo
돌이켜보면 저는 과일스러운 에스프레소를 정말 좋아했네요. 훌륭한 생두의 품질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에스프레소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다만 아무리 추출을 조절한다 해도 에스프레소의 강렬한 산미는 여전하기에 설탕의 도움을 받아 보완해야 했던 것이 작은 아쉬움이었달까요. 

이 아쉬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배전도를 높여서 커피의 단맛을 올리는 것입니다. 블랙수트와 몰트는 아주 다크한 편은 아니지만, 밸런스가 잘 잡힌 블렌드인데요. 블랙수트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동안에는 설탕으로 맛을 조절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더라고요. 적절한 산미는 혀를 즐겁게 할 뿐이었습니다. 여기서 더 강배전으로 갈수록 산미는 줄어들고 마시기 편한 에스프레소가 되겠죠.

어느 쪽이 더 훌륭한 에스프레소라고 말할 수는 없고 취향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기분에 따라 과일스러운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을 때도 있고, 설탕 없이 깔끔하고 강렬한 강배전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요.

커피하우스에서 에스프레소 테이스팅 중.©️박은실Momo

그래서 다시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 독자님은 에스프레소 좋아하시나요? 오늘 레터에서는 저의 에스프레소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독자님께 에스프레소는 어떤 음료인지 궁금합니다. 편하게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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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Derek, 수석연구원

한 잔의 커피가 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신기하고, 그렇게 연결된 사람들과 좋아하는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합니다. 반짝이는 대화 속에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까?


💌 에티오피아 산지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었어요. 에티오피아 뉴크롭 커핑이 열린다면 꼭 참여해보고 싶네요.(세븐)


💌 저는 개인적으로 벨벳화이트보다 블랙수트파입니다. 블랙수트를 처음 접했을 때의 그 설레임과 감동이 아직 남아 있어요. (...) 블랙수트의 클래식한 설레임을 만나러 가야겠네요. 늘 좋은 커피 이야기 감사합니다.(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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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인티플러스 커피 12종을 맛본 강렬한 날이었는데요. 그날의 커핑 이후 느낀 개인적인 커피 경험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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