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아들! 건강하지?
요지음도 힝들지. 잘이겨네 인내하고.
늘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 늘 기도 할게, 엄마가
안녕 .사랑해 !
그런데, 그런데 나는 채팅 메시지창에 있는 다른 문자 하나를 보고는 심장이 멎는 듯했다. 어머니가 내게 문자를 보내시기 두 주 전에 내가 어머니께 보낸 문자였다.
죄송합니다. 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나중에 연락주세요.
휴대전화에 설정된 ‘전화 거절 메시지’였다. 짐작컨대 내가 전화를 받기 곤란한 상황에 어머니가 전화를 주셨고, 나는 예사롭게 전화 거절 메시지를 누른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휴대전화에서 전화 기록을 확인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어머니께 회신한 흔적이 없었다. 거절 메시지만 달랑 보내고서 어머니께 전화해야 하는 것을 보름 가까이 잊은 것이다. 그 순간 내가 어떤 아들인지 실감했다. 어머니는 내게서 전화가 없자 ‘아들이 언제나처럼 바쁘고 힘들게 사나 보다’ 생각하신 것 같다. 그래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잘 이겨내’라고 문자를 보내신 게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눈물이 쏟아졌다.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려 했으나 참을 수 없었다. 나는 택시 뒷자리에서 목을 놓고 울었다.
깜짝 놀란 기사가 백미러로 나를 살피더니 “손님! 괜찮으세요?”하고 물었다. 나는 ‘괜찮다’라고 겨우 답을 하고선 이내 대성통곡했다. 택시 기사는 ‘이상한 손님이 희한한 주사를 부린다’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집에 가는 내내 울었다.
택시에서 느낀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채팅 메시지를 캡처했다. 집 나간 탕아가 회개하는 마음으로 페이스북에 그 사진을 올렸다. 언제든 내가 찾아서 볼 수 있도록. 그러면서 어머니와 더욱 시간을 많이 보내겠다고 마음먹었다.
고백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굳이 달라진 점을 찾자면 그 날 이후론 어머니 전화를 웬만하면 거절하지 않고 받는다는 것이다. 팔순 노모의 전화를 받지 못할 만큼 바쁜 일이 대관절 무엇이냐는 마음으로.
나는 찜질방에서 어머니 옆에 누워 7년 전 어머니와 내가 주고받은 문자를 떠올렸다. 우리 어머니는 그 문자가 만천하에 공개된 것을 전혀 모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