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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문제입니다.”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이 남긴 일명 ‘엡스타인 문건’이 공개될 전망입니다. 엡스타인 사후 6년, 그의 성범죄 사실이 경찰에 처음 신고된 때로부터 무려 20년만입니다.
엡스타인이 수십년에 걸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을 넘나들며 정·재계 인사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한 탓에, 엡스타인 문건 공개 요구는 외롭고 힘든 싸움이었는데요. 그 싸움을 이끈 ‘생존자 자매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미성년자 시절 엡스타인에게 성착취를 당한 피해 여성들입니다.
이들은 엡스타인 문건 강제 공개안 투표를 앞두고 미 하원 앞에서 자신들의 어린 시절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였는데요. 한 피해자는 과거의 자신처럼 지금도 어디선가 같은 피해를 당하고 있을 아이들을 위해 나왔다고 했고, 또 다른 피해자도 “우리는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 그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정치에서 살아남느라 지쳤다”며 이 문제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어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계기는 버지니아 주프레의 죽음입니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최초의 피해자로 다른 피해자의 증언과 회복을 도운 인물로, 지난 4월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후 출간된 회고록 맨 앞장에는 “성적 학대를 겪은 생존자 자매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적혔어요.
이처럼 같은 피해를 겪은 이들의 힘겨운 연대 덕분에 엡스타인 문건 공개가 가시화됐습니다. 공화당 내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도 성적 학대를 겪은 당사자로서 강제 공개안에 서명하며 연대를 표명했습니다. 엡스타인 피해자인 한 여성은 “함께 모일 때마다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는 존재에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존재로 바뀌게 된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강제 공개안에 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엡스타인 성범죄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에 처한 사람으로선 지나치게 당당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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