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재판부와 코트워치의 공통점
코트레터
2026. 2. 19.

코트워치 기자들이 이번 주 주목한 이야기를 '키워드' 중심으로 풀어갑니다.

법정의 한계

오늘(19일) 윤석열 피고인이 1심 선고를 받았습니다.

 

저는 카페에서 실시간 중계로 조마조마하게 선고를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윤석열 피고인 등에게 내란죄 유죄를 인정한 다음부터는 마음이 놓이면서 조금씩 복잡해졌습니다.

 

특히 형량을 왜 이렇게 정했는지 설명하는 부분에서요.

 

"이 법정에 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까지 흘려가며 그 피해에 대해서 강하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비용은 이 재판부가 보기에도 산정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할 것입니다."

 

오늘 코트워치는 '내란 법정의 161인' 시리즈 발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시리즈의 출발점은 저희가 법정 방청석에 앉아서 지켜봤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증인들은 대부분 군인이나 경찰 공무원이었는데요. 이들은 무기력해 보였고, 종종 거세게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수사와 재판에) 불려다니는 것 자체'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거나, 지나치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증인들도 있었고요.

 

주요 증인들만 출석했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는 또 달랐습니다.

 

'12·3 내란'이 군과 경찰 조직의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망가뜨렸다는 인상을 법정에서 받았습니다.

 

그리고 혼란스러웠습니다.

 

수많은 증인들 중 어디까지가 내란 가담자고, 어디까지가 무고한 피해자인가? 내란을 작동하게 한 행동들 중 어디까지를 수동적인 '생각 없음'으로, 어디까지를 적극적인 '의도'로 봐야할까? '생각하지 못했다'는 말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그저 책임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하는 건 아닐까? 김주형 기자와도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아직은 저희도 부족함이 많아 명확하게 설명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선고를 보며 재판부도 이 사람들을 함께 지켜봤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재판장은 "수많은 군과 경찰 관계자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다수의 공직자들이 모두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정은 우리 사회의 큰 아픔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두려움과 고통을 감내했던 시민들보다, 동원된 군과 경찰에게 더 온정적이라는 면에서 비판이 나옵니다.

 

법정에 오는 사람들에게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법정 안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무엇인지, 법정과 법정 바깥을 더 부지런히 오가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내란 재판에는 148명의 증인이 왔습니다.


재판이 진행된 지난 1년간 법정은 2024년 12월 3일 밤의 상황을 복기하는 공간이 됐습니다.


증인들은 자신이 한 일을 떠올리고, 그렇게 행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상관으로부터 받은 지시, 포고령 문서,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 TV로 본 뉴스 영상, 동료와 나눈 대화… 계엄이 선포된 이후 임무를 수행하기까지의 순간들이 포함됐습니다. 코트워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모아 계엄 당일의 상황과 그들의 생각을 재구성해 보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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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터는 코트워치 후원회원 워처 86분의 지원을 받아 최윤정 기자가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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