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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뉴스레터

2023.05.17. 수요일

독자님은 아마 아셨겠지만, 점선면팀은 매주 금요일 보내드리는 레터에 그다음 주 수요일 레터 주제를 미리 예고하고 독자님 의견을 듣고 있어요.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주제가 '뉴스'여서 그럴까요? 전세사기, 기후위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출생, 1기 신도시 재건축 등 그 어떤 주제를 예고했을 때도 피드백창이 이렇게 꽉꽉 차지는 않았어요.

우리 사회에서 뉴스는 단순히 이런 이슈를 전하는 매체가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사건'으로 인식된다는 걸 다시금 보여준 것 같습니다. 뉴스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써보려고 구상한 게 있었는데, 다 접었어요🥲 이번 레터는 온전히 독자님의 목소리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다른 독자님의 생각을 함께 읽으며 '좋은 뉴스, 필요한 뉴스'에 대해 함께 생각해 봐요.

*이번 레터는 이용균 기자가 쓰는 경향신문 사내 뉴스레터 '어쩔경향'을 참고했습니다.

백일맞이 점친소 이벤트

2월7일 첫 발송을 시작한 뉴스레터 점선면이 5월17일, 오늘로 100일을 맞았습니다. 백일을 맞이해 점선면 독자님들께 드리고 싶은 부탁이 있어요. 점선면을 친구에게 소개해주세요! 이름하여 '점친소'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 참여방법
1) 점선면을 만족스럽게 읽고 계시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2) 자주 사용하시는 SNS나 블로그에 점선면을 소개하는 글을 적어주셔도 좋아요.

3) ‘인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에게 점선면을 권해 보았고,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간단히 이야기를 남겨주시는 것으로 충분해요.

*지난 레터 모아보기(https://url.kr/pzr8sh) 혹은 구독 페이지(https://url.kr/m8hteo)도 함께 공유해주신다면 더 좋겠죠!

추첨을 통해 점선면팀이 정성껏 준비한 기프트박스를 보내드립니다. 아래 버튼 혹은 상단 이미지를 통해 신청해 주세요💝

이벤트 참여 링크: https://url.kr/snkjbp

포털에서 뉴스를 못 본다고?

정치권이 거대 포털의 뉴스 편집을 문제삼은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사진은 카카오·네이버 경영진이 2022년 10월 24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는 모습. 박민규 선임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2년 조사한 결과(복수응답 허용)를 보면
뉴스를 보려고 가장 많이 이용한 매체는 TV(76.8%), 그다음이 인터넷 포털(75.1%)이었어요.
그런데, 정작 포털은 뉴스 서비스를 점차 멀리하려는 기류가 몇 년 전부터 감지됐답니다.
포털 입장에서 보면, 뉴스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고 해요.
뉴스 말고도 사람들을 포털에 붙잡아 둘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많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반면, 뉴스를 계속 제공하는 데 따르는 '위험 부담'은 커 보이죠.
여야를, 정치 진영을 가리지 않고 포털의 공정성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지난달 '국민통합과 미디어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포털의 뉴스 배열 등 실태를 살펴보고, 7월 중 규제 및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했어요.
과연 포털이 뉴스 서비스를 유지할 동기가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요즘 언론매체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탈(脫) 포털'을 핵심 화두로 삼게 되었어요.
그간 포털을 사이에 두고 독자님과 만났지만, 곧 포털 없이 '직접' 만나는 날이 올 수 있어요.

포털이 뉴스 서비스를 접는 날이 곧 닥칠 수도 있어요.

'탈포털' 시대의 뉴스는

독자님과 직접 만나는 언론은 어떤 모습일까요? 워낙 포털에 익숙해져(저도요…🙄) 쉽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사실, '점선면'은 경향신문이 그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뗀 작은 발걸음이에요. 뉴스레터 자체가 포털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독자님을 만나는 매체이니까요. 독자님께서도 포털 등 다른 매체에서 뉴스를 볼 때 부족한 점을 느끼셨고, 그 대안으로 뉴스레터를 찾으셨을 것 같아요.

과연 점선면은 포털이 채우지 못한 부분을 채우고 있는 걸까요? 점선면팀이 뉴스나 주제를 선정할 때 포털은 아주 중요한 기준점이 되긴 합니다. 포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뉴스, 주목받기 힘든 뉴스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려고 하거든요.

지금껏 점선면에서 보신 기사들은 대부분 포털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것들이었어요. 클릭 수를 비교하면, 가장 인기가 있었던 기사의 100분의 1, 아니 1000분 1밖에 안 될 정도예요. 그런 뉴스와 함께 한 점선면에 독자님은 만족하셨을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그래서 점선면팀은 조심스럽게 여쭤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5월12일 레터를 통해 이런 질문을 드렸어요. "독자님은 뉴스를 왜 보시나요? 어떤 뉴스가 좋은 뉴스, 필요한 뉴스라고 생각하시나요?" 독자님들께서 주신 답변을 앞으로 더 나은 점선면을 위한 가이드로 삼고 싶었습니다.

포털 밖에서 만난 점선면 독자님들의 뉴스에 관한 생각이 궁금했어요.

1. '생각할 거리'를 찾는 사람들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독자님께서 생각을 들려주셨어요. 우선, 뉴욕 타임스가 정리한 7가지 뉴스 독자 모델을 참고해 ‘뉴스를 보는 이유’를 여쭸더니 이렇게 답해주셨습니다.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응답해 주신 독자님 세 분 중 한 분꼴(34.5%)로 꼽은 답변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를 달라'는 주문 같아요.

점선면팀이 그날그날 기사나 이슈를 고를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몇 번이고 곱씹어 볼만한 내용을 찾으려고 하거든요.

"뭔가 얻어갈 게 있겠지." 두 번째(24.1%)로 많이 나온 이 답변에서는 어떤 기대감을 품고 메일을 열어보는 독자님의 얼굴을 상상할 수 있었어요.

뉴스에서 재테크 요령 같은 걸 얻길 기대하시는 건 아니었어요. 마찬가지로 '생각할 거리'를 주문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두 답변을 택한 독자님들이 절반(58.6%)을 훌쩍 넘었어요. 생각할 거리가 필요한 이분들은 어떤 뉴스가 좋은 뉴스, 필요한 뉴스라고 생각하실까요? 소개해 보겠습니다.

사회 현상의 이면을 설명해주는 뉴스 (🍊낑깡님)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뉴스가 좋은 뉴스, 모르고 지나칠 수 있었던 불편, 의견 등을 알려주는 뉴스가 필요한 뉴스 (👽익명의 독자님)
다양한 이슈와 문제들을 치우치지 않게 전하는 뉴스, 독자들의 눈을 가리지 않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뉴스 (👽익명의 독자님)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못하는 소수자·약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전해주는 뉴스,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볼 수 있는 시선을 제공해주는 뉴스 (🌳자작나무님)
소외된 이웃들의 현장 이야기, 삶의 이야기를 보도하는 뉴스 (🌈평화바람님)
겉으로 보이는 것의 이면을 보여주는 뉴스 (🌏지구님)
치열하게 고민한 뉴스, 변방과 소외된 존재들을 조명하는 뉴스 (💿엘피님)
생각할 거리가 많게 하는 뉴스 (🍪윤구키님)
이슈에 관한 여러 시각과 생각할 거리를 주는 뉴스 (🍜마루짱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에서 파생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뉴스 (👽익명의 독자님)
그래도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뉴스가 좋아요. (⚾데릭지러님)

여러 독자님들께서 좋은 뉴스, 필요한 뉴스의 요건으로 이면, 소외, 변방 등 결이 비슷한 단어를 말씀해 주신 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모르고 지나칠 수 있었던 의견을 알려주는', '잘 전달되지 못하는 입장을 충분히 전해주는' 등 표현 또한 그랬습니다.

2. '생각할 거리'를 찾을 수 없는 이유

자작나무님은 이런 말씀도 덧붙여 주셨어요. "사회적 자원을 이미 충분히 가진 계층의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 더 증폭, 과대대표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비슷한 문제의식을 적어주신 독자님들이 또 계셨어요.

세상에 벌어지는 일을 내가 속한 입장이 아닌 반대의 입장, 소수의 입장도 알 수 있도록 소개해주는 뉴스. 한 사건에 대해서 너무 천편일률적인 의견만 재생산하거나 특정 이익집단의 압력에 따라 언론의 독립성이나 책무를 쉽게 놓아버린 기사가 많아서 아쉽습니다. (🤔김현진님)
정치인의 워딩, 발언을 그대로 옮겨적는 것, 공정성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이미 목소리가 큰 자들에게도 동등한 발언 기회를 주느라 정말 필요한 목소리는 놓치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슈를 좇는 게 아니라 어젠다를 만드는 것이 뉴스였으면 좋겠습니다. (🤨혜림님)

독자님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포털에서 뉴스를 접하면서 종종 답답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혜림님이 말씀하신 대로 '정치인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적는' 기사를 언론사는 이른바 '가성비'가 높은 기사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작에 들인 노력 대비 클릭 수가 많이 나온다는 거죠. 그래서 포털에서 그런 기사를 많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최근 '간호법'을 둘러싸고 여당과 야당이, 또 의사와 간호사가 서로 대치 중인데요. 서로 내뱉는 말이 아주 원색적인 비난 혹은 으름장, 전투적인 언어로 가득 차있기 때문에 그대로 옮겨적으면 눈에 잘 띄는 기사가 될 거예요. 실제로 포털창은 그런 기사로 도배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간호법이 해결하려고 한 문제가 무엇인지, 실제 해결할 수 있게 법안을 만들었는지, 혹시 ‘진짜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소모적 언쟁만 유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찬찬히 진단한 기사를 보고 싶으면 상당한 수고를 들여야만 합니다. 찾다찾다 그냥 포기한 적이 있는 독자님도 많으실 것 같아요.

이른바 '따옴표("…") 저널리즘'은 모든 이슈를 쉽게 휘발되는 것으로 만들고, 점선면 독자님들이 바라는 대로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뉴스를 생산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독자님들이 우리 사회의 뉴스가 바꿔야 할 점, 좋지 않은 점을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깊이보다 신속한 이슈를 다루는 데 리소스의 대부분을 할애하는 것 (👽익명의 독자님)
이슈 위주의 보도 (🌈평화바람님)
생각하지 않고 받아쓰는 뉴스들 (🦢헤오라님)
클릭 유도를 위한 자극성 (💿엘피님)
휘발적이고 자극적인 뉴스 속보 (👽익명의 독자님)
시류에 편승한 뉴스 (🌏지구님)

많은 독자님이 너도나도 경쟁하듯 쏟아내는 뉴스에 진저리치는 모습이 보이는 듯했어요. 그래서 좋은 뉴스, 필요한 뉴스를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며칠, 몇 달이 지나도 다시 읽을 수 있는 뉴스 (👽익명의 독자님)

3. 모두의 익숙한 문제를 고민하는 커뮤니티

한 독자님은 좋은 뉴스를 감별하는 자신만의 기준을 보내주셨어요. 공감하실 분이 많을 것 같아 소개해 봅니다.

'유익함'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가치를 일깨워주는 뉴스, 삶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해주는 뉴스, 우리가 공통된 구조 안에 놓여있음을 알려주는 뉴스 (🤨혜림님)

점선면팀은 레터 하단의 '의견 남기기' 버튼을 꾹 눌러 보내주신 독자님의 피드백을 읽을 때마다 정말 다양한 뉴스, 깊이 있는 뉴스에 대한 갈증이 깊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았던 레터는 실시간으로 타오르는 이슈를 다룬 것들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아주 고질적이고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고 느끼는 문제를 담은 레터들이었습니다. 입시제도나 공공도서관, 스쿨존 안전, 초고층 빌딩, 기후위기, 지방소멸, 국민연금 등을 다룬 레터에 독자님들이 많은 의견을 보내주셨어요.

혜림님의 말씀대로 이런 뉴스들이 어떤 가치를 일깨워 주고, 우리가 같은 공동체 안에 놓여있다고 알려주는 뉴스가 아닐까요.

어떻게 보면, 점선면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갓 나온 따끈따끈한 뉴스, 한눈에 봐도 흥미를 끄는 뉴스를 전하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짧고 간결하게 요약해서 드리지도 않아요.

오히려 짧지 않은 기사를 함께 읽자고 권유하고, 제대로 뜯어보자며 약간은 장황하게 서술하기도 해요. 그렇게 해야 점선면의 슬로건처럼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나눌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미국 매체 <뉴요커>(The New Yorker)에 따르면, 사람들이 인터넷을 쓰는 방식이 바뀌는 중이라고 해요. 페이스북 등 SNS 플랫폼의 위력이 사그라들고 디스코드, 뉴스레터 등에서 서로 연결되는 '작은 커뮤니티'로 재편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미 여러 커뮤니티가 단톡방, 갤러리, 게시판 등 다양한 형태로 파고들어 있습니다. 이러한 커뮤니티에서 포털, SNS보다 더 깊게 교류할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거예요.

점선면도 독자님과 함께 하나의 커뮤니티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요? 폐쇄적인 커뮤니티의 해악도 심심찮게 알려지는 요즘, 이에 대항하는 포용적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커뮤니티 필요성도 커지는 것 같아요.

점선면이 익숙한 문제를 다시 보고, 나의 문제만큼이나 우리 모두의 문제를 생각하는 뉴스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발전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많은 점선면 독자님이 '좋은 뉴스, 필요한 뉴스'는 '생각할 거리를 주는 뉴스'라고 답하셨어요. 포털을 도배한 휘발성 이슈 위주의 뉴스가 아니라, 모두의 익숙한 문제를 곱씹는 뉴스가 필요해요.

☑️ 곧 포털에서 뉴스를 못 보실 수도 있어요. 이미 포털 밖에서 뉴스레터 등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 뉴스레터 점선면 독자님들은 이슈 위주 뉴스에 휘둘리지 않고, 깊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뉴스를 원하셨어요.

☑️ '탈포털 시대'에 뉴스 독자는 '작은 커뮤니티'로 뭉치고 있어요. 모두의 익숙한 문제를 고민하는 뉴스 커뮤니티도 가능할 거예요.

입맛대로 포털 뉴스 개편?

여야 모두 포털의 '뉴스 편향'을 문제삼으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투명한 뉴스 유통은 필요하지만, 저마다 '입맛대로 개편'하려는 속내는 경계해야 합니다. 정치권의 포털 개편 움직임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칼럼을 소개합니다. 정작 포털을 이용하는 뉴스 소비자의 목소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나의 뉴스 소비 성향은?

포털이 뉴스 유통을 독식하지 않는 세상에서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매체를 찾는 일이 더 필요해 질 거예요. 경향신문이 제작한 'NBTI 테스트' 한번 해보실래요? 재미로 뉴스 소비 성향을 알아보는 테스트입니다. 지구에 떨어진 달토끼의 좌충우돌을 따라가면서 자신의 뉴스 소비 성향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