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즉) 다양성은 성공을 가능케 하는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내지만, 그 조합이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려면 ‘리더’가 필요하다.

3. 팀으로 작업하는 상황에서 리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연구한 제임스 배그로에 따르면, 깃허브 사이트에서 팀을 꾸려 작업하는 것은 분명 유리했다. 팀 프로젝트가 혼자 진행하는 프로젝트보다 성공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고, 팀의 규모가 클수록 팔로워도 많이 확보했기 때문이다.

4. 다만, (성공한 프로젝트에서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역할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업무가 골고루 (수평적으로) 팀원들에게 분배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성공한) 프로그래밍 업무 대부분은 단 한 사람이 해냈다.

5. 특히 팀의 규모가 클수록 한 사람이 해낸 업무의 비율은 더 컸다. 요약하면, 팀마다 자연스럽게 리더가 부상했고, 팀의 구성원 수가 늘어날수록 리더가 팀의 성과에 기여하는 바는 더욱 커졌다.

6. 이러한 불균형적 기여도는 깃허브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 아니다. 위키피디아 역시 수십 명 또는 수백 명이 한 페이지를 완성하는 데 기여하는데, 위키피디아 역시 기여도는 극소수에게로 치우친다.

7. 대부분의 편집자들은 그저 여기저기 단어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덧붙이는 정도의 역할을 할 뿐, 이들 중 극소수만이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대부분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수정하고 창출해낸다.

8. (이처럼 대부분의 일에서) 팀이 성공할수록 결과물에 기여한 바는 한 사람에게 쏠린다. 한 사람의 리더가 결정을 내리고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9. 물론 동료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핵심적인 전문 지식을 (리더에게) 제공하고, 허점을 메워준다.

10. 하지만 리더는 개개인이 범하는 실수를 바로잡고, 수준 미달인 결과물들은 퇴짜를 놓으며, 최종적인 결과물이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과 기준에 충족하는지를 확인하면서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모습을 그려가야 한다. (그래야만 프로젝트가 성공한다)

11. 이처럼 한 명의 슈퍼스타가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바가 어마어마하다면, 그런 슈퍼스타가 둘 또는 다섯 명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12. (이와 관련해) 악명 높은 듀크대학교의 사례를 살펴보자. 1980년대 말과 1990년 대 초에 세계 최고의 영어영문학과를 꾸리기 위해 듀크대학교는 영입할 수 있는 슈퍼스타급 학자를 모조리 영입했다.

13. 그런데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학과는 사분오열되었다. 다양한 비판 이론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발생한 참사였다. 커리큘럼에 접근하는 방식도 천양지차였고, 강한 개성들은 수시로 부딪혔다.

14. 2014년에 나온, ‘너무 많은 사공 효과(too much talent effect)’에 대한 연구를 보면, 축구와 농구에서 재능 있는 선수는 팀에 기여하지만 어느 시점까지만 기여했다.

15. 당연히 재능 있는 선수가 많을수록 이길 확률이 높다. 그러나 뛰어난 선수들이 너무 많으면 팀의 전체적인 기량은 (오히려) 떨어진다. 축구와 농구는 선수들이 서로에게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잘난 사람이 너무 많으면 협력은 부진해지고 성과를 깎아먹는다.

16. (즉) 재능 있는 사람을 채용할 때, 그가 팀의 성과보다 개인의 성과를 우선시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다.

17. (처음으로 돌아가) 제임스 배그로의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팀이 성공하려면 리더와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반드시.

18.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리더가 너무 독단적이면 부작용이 크다. (팀 내에서) 자존심이 충돌하면 팀이 실패하기 때문이다.

19. 다시 말해, 최고의 기량을 보이는 팀은 팀 구성원들이 골고루 의견을 표현하고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집단이었다.

20. (즉) 팀이 성공하려면, 믿음직한 사람이 리더가 되고, 리더 주위를 둘러싼 지원팀을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해야 한다.

-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포뮬러 : 성공의 공식>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