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기자 인터뷰, 리서치 리딩 등
💌 2023년 1월 턱괴는레터 : New Tuck Year!
스포츠 기자 인터뷰와 <리서치란 무엇인가> 함께 읽기
🎧작업하며 들은 음악은 윤하-오르트구름

턱괴는여자들 

🙆🏻 우리는 인문학과 공감능력이 세상을 구한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 우리는 변화가 필요한 것을 찾고, 바꾸기 위해 리서치하는 연구자들입니다.

🙋🏿 우리는 그 리서치 자료가 당신에게 필요한 것을 아는 사업가들입니다.

안녕하세요. 턱괴녀입니다.

2023년 첫 번째 뉴스레터에요. 우리 매달 만나기로 약속했었죠?

그래서 설 연휴도 턱괴는레터에 실을 내용을 생각하며 보냈답니다. 연초에는 턱괴녀가 생각하는 '턱괴기'란 무엇인지 문장으로, 문서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었어요. 각각의 턱괴녀가 생각하는 미션과 비전이 일치하는 순간, 우린 더 멀리 오래 갈 수 있을 거예요. 벌써 기대된다. 함께 가자고요!🧚‍♀️

턱괴녀 More and more💬
지난 활동의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요!
지난 12월 턱괴는레터에서 2022년 턱괴녀의 활동을 정리했었는데, 그중 <외로움 케이스 스터디>와 <오드 애드 디디 : 낯섦과 익숙함>에 대해 더 궁금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해볼게요.

“존재론적인 외로움은 사람과 장소로부터의 무관심과 소외, 안식처가 없는 상태, 세상에 대한 비현실감 등을 포함한다.” - Edward Relph, 『Place and Placeness(1986)』

먼저 <외로움 케이스 스터디는> 동시대 다수의 감각으로 ‘외로움’ 관해 리서치하고, 자유롭게 담화를 나눴던 프로젝트예요. 예술가(고영찬, 머피염, 최장원), 건축가(민지희) 협업으로 진행한 케이스 스터디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대표적인 감각으로 뽑히는 외로움을 사회적 관점에서 들여다 봅니다. 흔히 어떤 사람이 외롭다고 말한다면 그 원인을 개인으로 환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네가 노력을 안해서 그래. 조금 더 하면 돼” 이런 말들.
그런데 말입니다. 영국에서는 외로움을 사회적 질병으로 간주하고 있어요. 외로움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고독사, 자살, 교통사고, 극단적인 범죄 등)를 해결하는 비용보다, 외로움 자체를 해소하는 비용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18년 1월 외로움 부서(Ministry of Loneliness)를 창설했습니다. 개인의 고독과 고립문제를 정부와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죠. 옆나라 일본도 2021년 2월 ‘고독∙고립 담당 장관‘을 임명했습니다. 한국은 87.7%의 사람이 자신이 속한 세대가 가장 외롭다고 답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아직 우리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외로움 해결에 대한 논의가 나오지 않고 있죠. 그래서 한 번 우리가 논의해보기로 했습니다. 무엇이 외로움을 유발하는지, 궁극적인 원인이 정말 개인에게 있는지 말이에요. 주변 환경이, 건축물이, 고정관념이 누군가에게 외로움을 유발시키진 않는가에 대해서 예술가와 건축가, 리서처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결과물은 팟캐스트(2022.07-)로 릴리즈되고 있어요. 정말 ‘인문학‘과 ‘공감 능력’으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시작한 스터디일지도 모르겠어요. 이 내용들이 매우 고무적이어서 2023년에는 출판까지 기획하고 있어요. 제발 놓치지 말라구!


<오드 애드 디디 : 낯섦과 익숙함>은 여성가족부 기획전시로써 2022년 10월 19부터 12월 31일까지 오프라인과 온라인 전시장을 통해 진행됐어요. (전시가 상설전으로 전환되어 지금도 볼 수 있다는 소식도! + 온라인 전시장은 365일 24시간 오픈이라는 사실도!) 

아주 오랫동안 늘 그 자리에 존재해왔지만 우리가 명확히 들여다본 적은 없는 존재, ‘일본군 ‘위안부’ 생존 피해자’가 이번 전시의 주제였습니다. 턱괴녀는 본 전시에서 기획을 맡았어요. 우리가 리서치 베이스 콘텐츠 제작팀인만큼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연구자들과 협업이 즐거웠답니다. 

피해자라는 위치는 참 힘들고 외롭고 슬픕니다. 언제나 자신의 피해를 누군가에게 드러내고, 증명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본군 ‘위안부’ 생존 피해자 분들도 마찬가지였어요. 나를 드러내고 카메라 앞에 서서, 때로는 잊고 싶은 이야기들을 ‘알려야만’ 자신의 피해가 증명되는 입장. 

우리는 사회에서 낯선 존재(Odd)로 치부되는 분들께 ‘디디(DD)'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디디는 ‘Darling Daughter(사랑하는 우리 딸)’의 줄임말이에요. 영미권에서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사용되곤 합니다. 예를 들면, [밥 잘 먹었어, DD?] 이런 식으로요. 우리나라 말로는 ‘딸랑구’ 이런 애칭이 해당됩니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 피해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인터뷰 자료를 보면 종종 말씀하시는 내용이기도 했어요. 결국 본 전시는 10분이 넘는 연구자들의 적확한 사료를 토대로 예술가의 다큐멘터리 그리고 3D 애니메이션 그리고 VR 시리어스 게임을 통해 ‘위안부’ 피해 생존자를 바라보는 새롭고 따스한 시각을 이끌어내보고자 했어요.


“꼭 여자로 다시 한 번 태어나고 싶어. 요즘 같이 좋은 세상에 부모 밑에서 공부 많이 하고,
좋은 사람에게 시집가 자식 낳고 살고 싶어.” -윤두리(1928-2009)

턱괴녀와 같이 읽기📚
<리서치란 무엇인가?>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바드 대학원센터의 학장으로 리서치의 역사를 연구하는 피터 밀러 (Peter Miller)의 저서 <리서치란 무엇인가?>를 함께 읽기로 했죠. 지난 레터에서 리서치를 재정의-결국 리서치는 근거를 밝혀 현실을 재정의하고 그다음을 제안하려는 실천일 것입니다.-했다면, 이번엔 리서치에 관한 토론회에 참여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인사이트를 나눠볼게요!

🦄(턱괴녀 JHK), 🫀(턱괴녀 MMJ), 🍿(턱괴녀 K)
이 3가지 이모티콘은 턱괴녀 각각의 개성을 살려 표현한 거예요. 유니콘(🦄)은 유니콘같은 턱괴녀를 만들고 싶고 턱괴녀만의 시선이 담긴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고, 심장(🫀)은 정말 턱괴녀의 동력같은 열정을 담았고, 팝콘(🍿) 콘텐츠를 보는 관점이 깊고 남다른 턱괴녀를 의미합니다. 

이 토론회에는 9명의 리서처들이 패널로 참여했어요. 
1 안-미레(An-My Le)
: 베트남계 미국인으로, 대학에서 생물학을 공부했지만, 사진을 찍는 예술가. 자신의 작업은 과학 사진 같기도 하지만, 스스로 '예술가로서 과학을 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작가가 명명하는 리서치는 결국 액세스 권한을 얻는 것. 
🦄 미술과 다른 공부를 하고, 작업하는 예술가들이 늘 흥미로워. 분명 그들만의 베이스가 작품 곳곳에 비친다고 해야 할까? 특히 과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관찰과 실험이 익숙해서 설득력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어떤 작품을 만들어내기까지 꼼꼼한 리서치를 한 덕에 더 재밌는 결과물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 
또 작가가 말한 리서치란, 결국 액세스 권한을 얻는 것이라 했는데. 내가 어떤 세계로 들어가고 싶을 때, 계속 파보면 어느새 그 세상의 중심에 있게 되잖아. 그런 이야기를 한 게 아닐까?

2 테리 플랭크(Terry Plank)
: 화산에 대해 연구한다. 리서치의 관점에서, 자신의 연구를 어떤 방식으로 분류해야 할지 고민 중. 
🦄 화산에 대해 연구하면서도 '리서치' 그 자체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엿보이는 소개라고 생각해. 자신이 연구하는 것이 신생 분야라서 도구나 방식에 관한 레퍼런스가 부족한데, 그걸 잘 정리하고 싶은 욕망이 느껴져. 그가 말하는 리서치는 정말 다음 세대를 위한 것 같네. 

3 마리나 러스토우(Marina Rustow)
: 역사학자. '캐시(Cache)'라는 카이로 중세 회당에 보존된 특정한 텍스트를 연구한다. 캐시 중에서도 '다큐멘터리 텍스트'라고 일컫는 것을 탐구하는데, 편지, 법률 문서, 식료품 목록과 같은 것이다. 이것은 후세를 염두에 두며 작성된 문서가 결코 아니라는 것.
🦄 '캐시'라는 텍스트를 처음 들어봐. 그러니까 특정 지점에 사용하던 문자라는 거잖아. 
참, 여기서 말한 '다큐멘터리 텍스트'라는 개념 정말 흥미로운 듯! 어떤 의도나 관점이 전혀 배제된 채 완전히 상황과 내용만 적은 기록물이니까. 문득 인간이 신비로운 건 납작한 팩트를 통해서 입체적인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 같아. 캐시에 대한 리서치를 꾸준히 하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세계를 정말 많이 알게 될 것 같은 느낌이야. 

4 히데오 마부치(Hideo Mabuchi)

: 물리학 전공. 스탠포드대학에서 응용 물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동시에 개인적인 관심의 연장으로 도예가로도 활동한다. 흙이 높은 온도에서 단단해지고 휘기도하고 유약이 녹기도하는 변형과정을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 마부치는 사이드 프로젝트로만 생각했던 도자기의 미학, 형성 과정 등을 최근 자신의 본진, 물리학과 융합하고 있어. 종을 넘나드는 깊이 있는 시선, 리서치의 힘이란 이런게 아닐까? 도자의 학문 진영에서도 물리학자가 바라본 도자기의 시선이 값질테니까. 


5 실라 니런버그(Sheila Nirenberg)

: 신경 코딩을 연구한다. 쉽게 설명하면 인식에 필요한 부분만 기억하는 뇌의 기능. 이 과정에서 니런버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치를 만들 수는 방법을 발견했고, 이 깨달음은 일련의 ‘책임감'으로 니런버그에게 작동한다. 아픈 사람들에게 편리한 발명품을 전달하기 위해 니런버그가 선택한건? ‘회사 차리기’. 

🫀 개인적으로 흥미있던 방법론. 한 연구자가 자신의 리서치가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할까? 액션 A. 기술을 상용화시켜줄 기업을 찾는다. 액션 B. 직접 회사를 차려 A to Z를 발로 뛴다. 니런버그의 경우는 후자인데, 그 원동력은 다음과 같아. “이런 아이디어들은 너무나 흥미롭습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걸 해내야만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아름다운 부분이죠.” 리서치란 때론 직접 행동하는 것.  


6 톰 조이스(Tom Joyce)

: 49년간 철을 다루는 조각가. 약 35억년 전 탄생한 최초의 광합성 생명체인 시아노박테리아가 생성해낸 산소와 그 산소가 산화시킨 철의 공생관계와 같이 철의 근원을 파헤친다. 그의 작품은 철을 극한의 온도로 가열하고 매우 빠르게 냉각하는 침식 과정을 거쳐 생성된 내부 입자 구조를 노출시킨다. 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던 독특한 철의 물성을 드러낸다.   

🫀 조이스의 철 제련 작업은 산업의 규모에서 거대하게 사용되는 철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 더불어 용접이라는 방법론으로 작업하는 아티스트 머피 염의 작업과 리서치가 떠올랐어. 두 물질이 동일한 녹는점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 하나가 되는 순간을 쫓는 그의 작업들. 무심코 사용했던 철을 재정의하는 순간들. 이게 바로 아티스트들의 리서치 아니겠어?  


7 애니 도슨(Annie Dorsen)

: 연극 감독이자 작가.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협력하여 알고리즘 기반 텍스트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알고리즘 극장"을 제작했다. 인공지능의 등장과 함께 발생한 창조적 가능성을 연구하며, 비인간의 지능이 일, 문화, 사회적 관계의 본질을 깊이 변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탐구하고 보여준다.

🍿 표절 관련 뉴스가 뜨면 가끔 그런 생각을 해. 수백만곡의 음악이 몇 세기에 걸쳐 이미 창작되었고 시간이 갈수록 창작물은 더 쌓여만 갈텐데, 과연 '전무'의 상태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순수한 예술이라는 개념이 존속될 수 있는 것인지 말이야. 창작이란 이미 어느 정도는 무작위적인 패턴이 아닐까? 더군다나 조명과 대사, 그리고 대사를 치는 타이밍까지 작은 요소가 뒤틀리는 것 하나로 모두 다른 작품이 되어버리는 연극이라면? 인간이 인공지능을 어떻게 예술의 동반자로 활용할 수 있을지 예술가가 연구하는 시각이 너무 흥미로워.

8 캠벨 맥그래스(Campbell McGrath)
: 조금은 이상한 시인. 지적이고 물리적인 시의 의미를 확장하는 것을 좋아해 시에서 사회적, 문화적, 자연적 분야를 그려내고 개인적 경험과 날카로운 역사의식 또한 결합시킨다. 그렇게 시를 대하는 방식이 모두 다른 11권의 책을 냈다. 
🍿 턱괴녀는 무언가를 탐구할 때 가장 먼저 사전적 ‘정의(definition)’를 찾아보곤 해. 그만큼 우리 모두가 암묵적으로 큰 반발 없이 받아들이는 인식의 틀이 ‘정의’ 아닐까? 캠벨은 바로 이 정의 자체에 물음표를 던지고 변주를 시도하는 연구를 하고 있어. 그것도 ‘시’라는 인문학적이고 예술적인 장르에 대해서! 그가 줄곧 던지는 질문은 “어떻게 시의 정의에 대한 개념을 확대하거나 바꾸거나 다르게 바라볼 수 있을까?”인데, 시의 자리에 관심 있는 무엇이든 상상해서 넣어봐. 이 태도야말로 탐구와 연구의 본질이 아닐까?

9 엘로디 게딘(Elodie Ghedin)

: 숙주와 병원체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기생충학자. 보통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동료들과 달리, 자신의 전문 지식을 컴퓨터 도구를 사용하여 다양한 것에 적용한다. 현재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병원균의 작용을 해독하기 위해 수십명의 과학자를 조직화한 국제 프로젝트의 리더를 맡고 있다. 

🍿 엘로디는 본인의 직접적인 리서치와 세계적인 과학계의 협력을 동원해 연구하는 방식을 사용해. 이러한 방법론 덕분에 각 기생충 전문가들이 연구한 분자 생리학 정보들로부터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혀낼 수 있는데, 이는 약물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하네. ‘연구’라고 하면 대상의 A부터 Z까지 정리하고 정립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잖아. 하지만, 보통 논문 작성의 프로세스도 그러하듯 앞서 연구된 것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활용할지가 매우 중요한 경우가 많아. 그 사료들로부터  어떤 또 하나의 유의미한 꼭지를 찾아내고 다음 연구자 그리고 학계에 남겨줄지 말이야.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연구란 각자의 영감을 각색하며 물려주는 문화적・예술적 유산의 모습과도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

턱괴녀 with 턱괴녀👥

'턱괴는' 스포츠 기자와의 인터뷰

턱괴녀는 여자야구 리서치를 통해 ‘스포츠 산업 안에서의 여성'에 대해 탐구합니다. 그 결과를 2022년 2월 말, 턱괴녀의 첫 책 『외인구단 리부팅 : 야구장 속 여성의 자리는 어디인가』를 통해 공유했고요. 총 18분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책에 담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집필하며 만난 분들이 사실 두 분 더 있었다는 사실! 두 분 중 한 분이 오늘 뉴스레터에서 만나게 될 분이랍니다. 지면에 싣지 못했던 이유가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요. 턱괴녀의 집필 의도에 무한 공감하며 인터뷰에 참여해주셨지만, 좁고 마초적인 업계 분위기로 인해 결국, 출판이 곤란하다고 최종적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다만 현 상황이 1mm라도 더 나아지길 원한다며 뉴스레터를 통한 릴리즈를 허락해주셨죠. 그래서 본 인터뷰에서는 가상의 회사 이름과 익명을 사용합니다. 15년이 넘게 공중파 방송국 E사의 여성 스포츠 기자로 활동해온 A기자님을 만났던 2021년 10월 20일로 시계를 돌립니다. 만으로 1년 정도 흐른 현재와 또는 여러분의 업계와 비교하며 읽어봐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턱: 인터뷰를 시작하며 16년간의 기자 생활과 관련된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스포츠 기자’라는 필드도 마운드처럼 부인할 수 없이 남성 중심적인 곳이잖아요. 더군다나 그곳에 아주 오래전에 진입하셨고요. 처음 입사할 당시에 여성 스포츠 기자는 어느 정도 있었나요?

A. 제가 다닌 E사는 그래도 남녀 비율이 타사보다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어요. 실기 등 능력 평가 위주의 선발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입사한 당시엔 이미 우리 부서에 3명의 여성 기자분들이 있었어요. 그래도 전체적인 비율을 보자면 여성이 3, 남성이 7 정도. 반면에, 타 방송사에는 여성 스포츠 기자가 아예 없었었어요. 웬만한 스포츠 일간지들과 방송사들을 포함해 스포츠 바닥에서는 여성 기자 찾기가 어려웠죠. 제가 입사하고 나서 한 2011년에서 2012년 그즈음 이후로, 그나마 여성 기자들을 현장에서 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011년의 어떤 일을 계기로 그런 변화가 시작된 건가요?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는데 아마 사회・문화적인 영향도 있었겠죠. 왜냐하면 여성의 직업 참가율이라고 해야하나요? 일 하는 여성들의 수가 그 즈음 늘었고, 그 때 여성 운동 선수들을 주목하는 현상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스포츠 쪽에서도 더불어 여자라고 왜 (스포츠 기자를) 못하냐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 같고요.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와 함께한 흐름이었죠. 그래서 여성 기자들이 스포츠 쪽에 지원하지 않던 경향이 좀 전환되었어요.


한편, 축구의 매력에 빠져 스포츠 기자가 되기로 결심하셨다고요. 그리고 현재 인기 종목들의 취재를 담당하고 계세요. 스포츠 기자가 된 후에도 이른바 '메이저 종목’을 맡기까지는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네. 제가 2006년 말에 입사해서 2007년에 본격적으로 스포츠 파트에 들어왔는데요. 그 땐 취재현장에 여자가 있으면 감독도, 선수도 다들 되게 신기해했어요. 기자들조차 기자인 저한테 질문하기도 하고요. 기자회견 장에서는 자연스럽게 튀고 시선을 받을 정도로 여성 스포츠 기자가 흔치 않던 시절이었죠. 

더군다나 제가 입사했을 때는 이른바 메이저 종목이라고 하는 축구, 야구에서는 여성 기자가 “저 하고 싶어요!”라고 손을 들어도, 웬만큼 능력을 증명하지 않으면 잘 시켜주지 않았었어요. 물론 입사 1년차 때는 여러 종목을 다 경험해보라는 취지로 축구도 시켜주고 야구도 시켜주고 하지만, 한 2-3년 차 때부터는 하고 싶다고 해서 무턱대고 맡겨주지 않거든요. 그건 당연한거지만, 일종의 은근한 시험같았다고 해야 할까요. 여자는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한 1.5배는 보여줘야 “생각보다 잘하네? 이 종목 잘 맞나보다. 한 번 해봐.”, “취재력이 좋구나. 잘해봐.” 하고 보내주셨죠.


같은 기회를 쟁취하기 위해 더 엄격하게 능력 증명을 해야했던 거라고 느껴집니다.

네. 전혀 생각을 안 해봤던 지점이었어요. 저는 워낙에 스포츠를 좋아해요. 제가 94년도 미국 월드컵을 보고 자란 월드컵 키즈거든요. 스포츠 기자 아니면 ‘기자'라는 직업은 생각도 안 해봤을거예요. ‘이렇게 좋아하고 재밌는 스포츠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싶다. 그런 기회가 많은 직업이 뭐지?’ 했을 때 생각난게 스포츠 기자였어요. 저는 그냥 스포츠를 좋아하는 열의만 있으면 남녀에 관계 없이 내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겠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어서 좀 당황했죠. 

그래서 입사 후에 오히려 여성 스포츠는 외면했던 것 같기도 해요. 왜냐하면 ‘내가 여자라고 보여지는 순간 내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면서 여자 선수들 경기에 대해서도 ‘모든 이들이 인정하고 관심을 가질만 한 것이 아니라면 굳이 기사화 해야되나?’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자 하는 게 강했어요. 그만큼 3~4년차 때까지 외부활동을 적극적으로 많이 했고요. 취재원들 만날 때도 끝까지 남아있고, 나를 먼저 찾게끔 만들겠다 했었죠. 그렇게 열심히 해서 제가 원하는 종목의 취재를 하게 된거예요. 그러고 나니 이제야 저를 경쟁 상대라고 생각한건지 견제가 시작되더라고요. 저는 퇴근 후에도 취재원들 만나러 다니고, 주말이나 휴일에도 그냥 축구가 너무 좋아서 축구 보러 다녔어요. 동료들 연애하고 결혼하는 동안 일에 몰두했고요. 그런데 “네가 여자니까 취재원들이 더 잘 만나주는거 아니야?”, “여자니까 너한테 한 마디 더 잘해주는거야”, “네가 얻는 소스라는게 네가 발빠르게 움직여서가 아니라, 네가 ‘감독님~ 알려주세요’하면 누가 안 알려주겠니” 라고 폄하를 하더라고요. 초반에는 ‘여자가 얼마나 하겠어? 스포츠를 알면 얼마나 알겠어?'라고 생각한건지 아예 경쟁 상대에서 제외시켰다가, 어느정도 실력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니까 이제야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협한다고 생각했는지 그런 견제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때부터 성별을 구분하기 시작했고요. “네가 ‘여’기자라서 잘해주는거야." 그렇지만 나한테 일을 시킬때는 “여자니까 힘들지? 보건 휴가 부담없이 내”라고 하지 않거든요. 여자도 남자랑 똑같이 일해야지 뭐가 대단하다고 이러면서 일도 야근도 똑같이 줬는데, 제가 얻어온 결과물에 대해서는 "네가 여자니까 잘해줬겠지”라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갑자기 기준이 바뀐 것 같네요.

*위 답변은 소설 『불펜의 시간』에서도 등장하는 장면이다. 우수한 성과를 내는 여성 스포츠 기자(기현)에게 남성 동료들은 기현의 숨겨진 노력과 마주한 장애물을 보기 이전에 ‘여성’이기 때문에 취재에 유리하며 그것이 곧 좋은 성과를 낸 가장 큰(어쩌면 유일한) 이유라고 단정짓는다.

  

네. 그 기준이 오락가락 하더라고요. 왜 여자는 남자들보다 1.5배의 노력과 실력을 보여줘야, 그제서야 그들과 동등하다고 평가를 받을 수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저도 처음엔 몰랐어요. 한 3-4년때 까지는 그냥 선배들이 취재원 만날 때도 데리고 가 주고, 여기저기 현장 나가라고 야근도 시키고 하니까 저는 막 신나서 좋아했죠. ‘선배들이 나한테 되게 잘해준다. 나에게 모든 기회를 다 열어주나 보다’ 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지. 더 열심히 해야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그런데 기자님께서 걸어오신 길과 겪어오신 경험 자체가 굉장히 여성 스포츠 판의 현실과 닮아 있잖아요. 서로 닿아있는 지점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여자 야구도 보면, 아예 경쟁 상대로 보지도 않을 때는 응원해주는 분위기가 있는데, <야구 소녀>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만 봐도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시선이 매서워져요. 영화 주인공 설정이 130km/h의 구속을 던진다는 것인데, 댓글에서 여자를 경쟁 상대로 보기 시작 하더라구요. 물론 그런 여론이 전체는 아니라고 생각은 해요.

제가 방송에 나와서 리포트를 하는 것도 처음엔 ‘새롭네’라고 봐주던 게, 1~2번이 아니라 1년, 2년 계속 되니까 시선이 조금 달라지더라고요. 제가 뭐 하나 실수하거나 심지어는 다른 기자들과 똑같은 표현을 써도 ‘뭣도 모르면서 지껄이네’하는 악성댓글이 많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저 항의 메일도 엄청 많이 받거든요. 그런데 그 메일의 내용이 거의 쌍욕이에요 . 그러니까 팬으로서 관심 있게 지켜본 자기가 더 잘 안다, 전문직으로 삼고 있는 나보다 본인이 더 안다고 생각하는거예요. “(여자인) 너는 몰라”라는 태도. 남자 기자와 똑같은 워딩을 써도 “너 왜 그렇게 얘기해? 그건 잘 모르고 하는 소리야”라고 해요. 그런 표현이 굉장히 많았어요. “아무 것도 모르는게 지껄인다.”


 “남자와 동등하게 누리려면 남자보다 낫다고 증명되는 강점이 마땅히 있어야 해”라는 관점을 느껴요. 기자님께서 남자 기자들에 비해 1.5배의 성과를 증명해야 했던 것처럼요. 이것은 평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 안에서는 본질에서 벗어나는 논점이라 생각해요. 또 여자가 남자만큼 스포츠 활동을 누릴 명분은 ‘우위'에서만 오지 않잖아요.

*스포츠가 더이상 ‘승리’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식도 턱괴녀에겐 중요한 포인트이다.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이 운동이 생업이기 때문에 잘하고 이겨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도전, 열정, 끈기, 반전-들이 세상에 되돌려주는 에너지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 스포츠인들로부터 이런 긍정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네. 바로 그거예요. 스포츠가 예전엔 ‘엘리트 주의’, ‘성적 중심 주의’였다보니까 여자도 남자만큼 하는지를 봤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여성 스포츠인에 대해서 그리고 여성의 스포츠 참가에 대해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죠. “이기고 지는게 스포츠의 다가 아니야” 라는 관점이 늘어났고요. 저는 그 결정적인 계기가 이번 도쿄 올림픽이었던 것 같아요. 성적에 연연해하지 않고, 승패의 결과 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서 경기와 스포츠를 보는거죠. 그 과정에 이 여자 선수가, 이 남자 선수가 얼마나 공을 들이는 지에 대해서 평가를 해주는 인식이 갖춰지는 걸 보는 거죠.  


또, 저희가 여자 야구를 여자 축구랑 많이 비교하거든요. 왜냐하면 여자 축구 역시 과거엔 비인기 종목인데다 불모지였으니까요. 지금의 여자 야구와 비슷한 점이 많았어요. 이렇게 지원을 받고 발전하는 데에는, 결국 제도권 내에 있는 한 사람의 인사이트가 작용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축구협회 회장님께서 굉장히 옛날부터 “이제는 유소녀를 키워야된다” 는 결단을 내리고 2003년부터인가 전폭적인 투자를 하셨대요.

아마 이회택 부회장일거예요. 여자 축구가 지원을 받기 시작한 데에는 국가 차원의 큰그림도 작용했어요. 예를 들면, 우리가 2002 한일 월드컵 이전에는 남자 축구 국가대표에도 그렇게까지 열광하지는 않았거든요? 2002년을 기점으로 ‘이 흐름을 타고 축구의 영역을 확장시켜보자'해서 2003년부터 정부기관인 문체부와 대한축구협회가 뜻을 같이 했어요. 남자 축구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이건 이미 형성된 시장이니 새로운 시장도 만들어보자- 라는 의도로 여자 축구도 활성화시키기 시작한거죠. 때문에 문체부에서도 거액의 돈을 투자했고 학교의 여자 축구팀 창단을 장려하면서 풀뿌리 저변 확대를 의도적으로 한 게 있었어요.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서 ‘아 축구로도 돈이 되는구나. 남자로 이렇게 된다면 여자로도 한 번 해보자’ 그런 분위기가 된거죠. 그래서 여자 축구의 경우는 어떤 한 사람의 결정이었다기 보다는 사회적인 니즈와 대한축구협회의 의지도 동시에 적절하게 작용한 것 같아요. 그렇게 저변확대 시작은 잘 했는데, 사실 대한축구협회가 관리 감독에 있어서는 좀 소흘했기 때문에 그 후에 여자 리그가 출범한 건 2009년에 이르러서였어요. 그러니까 이게 어떤 한 종목을 활성화 시키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에 있는 것들이 한번에 쫙 움직여야 하는 것 같고, 지속적으로 최소한 10년 정도는 팔로우업이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출범한 K리그도 새로운 어려움이 또 있는게, 출범은 했지만 지금 점점 운동을 하는 여자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거든요. 예전에 비해서요. 축구에 흥미를 가지고 “나 축구선수 해볼래요!” 했던 애들이 지금은 없어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이건 모든 종목에 걸쳐있는 문제인데, 지도자, 감독, 코치가 다 남자예요.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도 다 남자구요. 그러니까 당장 지도자들과의 성적인 문제, 그런 것들이 계속 사건화되고 또 진중하게 다뤄지지 않으니까 부모들이 안 시키려고 한단 말이죠. 아이들도 하기 싫어하고요. 이렇게 플레이어가 여자이더라도 이를 둘러싼 모든 분야엔 남자들 뿐이기 때문에 새로운 문제점들이 계속 생겨나요. 그래서 축구 하는 애들이 줄어들고요. WBK리그도 선수들이 꾸준히 영입이 되어야 하잖아요. 새로운 선수들이 없으니까 은퇴를 하고 싶지만 못하는 경우도 생겨요. 왜냐하면 한 사람이 빠지게 되면 정원수가 부족해서 팀이 해단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지거든요. 아직까지 이런 선순환이 잘 이뤄지지는 않아요.


궁극적으로 여자 선수들이 은퇴 후에 지도자로 다시 진입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사실 여성 플레이어의 강점과 전략은 여자 선수가 더 잘 알기도 할거고요. 축구도 아직까지 그 지점까지는 도달하지 못한거네요.

그 문제도 그래요. 체육계에서 지도자와 선수간의 성적인 문제가 꾸준히 수면위로 드러나는 이유는, 결국 여성 지도자, 정책 관리자가 없기 때문이에요. 스포츠에서 여성은 2000년대 초반에야 선수로 인정받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아직 그 이상은 못 갔죠. 지도자, 감독, 심지어 심판도 다 남자에요. 그 진입장벽이 아직은 공고한 것 같아요.

그래서 도쿄올림픽의 경우에도 참가 선수 성비에 있어서는 ‘성평등 올림픽’이라는 타이틀을 땄지만, 경기 진행에 필요한 구성원을 모두 포괄하면 여전히 매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점이 지적되더라고요. 반쪽의 성공이고, 앞으로 갈 길이 먼 거죠.

앞으로가 더 중요한거죠. 그런 표면적인 슬로건으로만 있어보이면 그만인 것으로 여겨지면 안되고요. 스포츠에서 ‘선수' 외의 모든 분야에서도 여성 참여율이 꾸준히 높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시류를 빨리 읽어내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경우, <마녀들> <골 때리는 그녀들> <노는 언니> 등 여성 스포츠 종목을 앞세운 포맷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에요. 비록 제작자와 스포츠인의 동상이몽이 되더라도, 어쨌든 대중에게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시각화’ 작업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스포츠 기사의 경우는 아직도 시대의 흐름에 예민하지 못한 헤드라인을 종종 접하게 되더라고요. 혹시 부서 내부 혹은 회사 차원에서는 변화의 목소리가 좀 있는 편인가요?

없어요. 없는 것 같아요. 언론의 이런 특성은 생태계 특성이고, 관성이고 또 관례인 것 같아요. 기사를 낼지 말지 결정하는 분들은 그대로이거든요. 때문에 어차피 위로 가면 다 잘리기도 하고, 여성의 성과에 대해서는 '뭐 그런 걸 기사까지 내'라는 인식이 여전히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여자 국가대표 발대식에 취재하러 직접 가겠다고 하면 카메라만 보내라고 하기도 해요. 그런데 남자팀 행사에는 아침에 가서 저녁까지 있으라고 하고요. 미디어는 관성이 높아요. 업데이트가 느린게 문제점이 되지요.


그렇다면 응원하는 것 외에 대중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언론이 혹할만한 이벤트를 만드는건 결국 대중이에요. 청원을 하든 SNS 를 활용하든, 계속 알리고 소문내는 역할을 해야해요. 유의미한 '숫자'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합니다. 미디어가 욕심내는 헤드라인은 결국 ‘ㅇㅇㅇㅇ 경기 관중, 역대 최다 ㅇㅇㅇ명’, ‘ㅇㅇㅇ 스포츠 애호가 유튜버 모금 행사 통해 몇천만원 후원’ 이런 식이니까요.



‘이거 우리 회사 얘긴데?’라는 묘한 기시감을 느끼는 분들이 우리 구독자 중에서는 별로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인터뷰를 읽어내리시며 느끼셨을테지만, 왜 인터뷰 철회 요청을 보내주셨는지도 이해 되지 않나요?   

남성 중심의 판에서 여성 직업인으로 일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동일한 기회를 두고도 더 많은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한 번 더 턱을 괴어보면, 더 어려운 점은 죽을만큼 노력해서 그렇게 '더' 잘하게 되더라도, 노력이 폄하되는 분위기가 형성될 때가 아닐까요? A기자님이 인터뷰에서 밝힌 “네가 얻는 소스라는게 네가 발빠르게 움직여서가 아니라, 네가 감독님~ 알려주세요. 하면 누가 안 알려주겠니” 이런 얘기들. 결국 보통의 직업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성은 대부분 평균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하고, 이것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인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운드, 그라운드, 스포츠 판 외에도 여성 또는 특정한 대상이 반드시 평균을 초월한 고군분투를 해야 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또 있겠죠. 아니, 그 운동장조차 없을 수도 있겠죠. 이 인터뷰를 읽은 모든 턱괴녀가 그곳을 찾아 내길, 아주 조금은 수평으로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그의 대꾸에 기현은 자기 이야기를 조금 더 했다. 자기도 초등학교 때 야구를 했었는데 여자를 받아주는 중학교 야구부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했다. 한쪽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나 질서가 있을 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야구를 하는 여자에겐 기울어진 운동장조차 없다고 말했다. 농구나 배구는 여자 리그가 있잖아요 야구는 여자 리그가 없어요. 남자만 프로 선수가 될 수 있죠. 권혁오 선수가 그런 식으로라도 야구를 계속 할 수 있었던 건 적어도 운동장은 있었기 때문이에요.”

- 김유원,  『불펜의 시간』 중에서
 

🗣️턱괴녀 소식

턱괴녀는 1박 2일(1/7-1/8)동안 속초로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홍게 무한리필을 실컷 먹고, 숙소로 돌아와 7시간 동안 자발적 감금(?)을 했어요. 1년 뒤, 5년 뒤를 바라보며 턱괴녀의 미션 스테이트먼트를 작성하기 위해서였죠. 우리가 얼마나 귀중한 하루를 보냈는지 공유하고 싶어서 오랜만에 턱괴녀 유튜브에 업로드를 해보았다는거! 여기서 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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