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30일  (No. 647)
AI에게 페르소나를 부여하지 마세요

"너는 세계 최고의 인사 조직 컨설턴트야. 우리 회사의 저성과자 관리 방안을 전문가 수준에서 작성해 줘." 

혹시 여러분은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AI 챗봇에 이런 식으로 '패르소나'를 부여하면서 질문을 던지지는 않나요? 이렇게 해야 좋은 답변이 나올 거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와튼 스쿨(Wharton School)의 연구에 따르면, AI에게 특정 전문가의 역할을 수행하라고 지시하는 '역할 부여(Role Prompting)'가 오히려 결과물의 품질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AI에게 역할을 주면 그 분야의 전문 지식을 더 깊게 탐색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실제로 AI는 지식을 찾는 대신 그 역할에 어울리는 말투와 고정관념(Stereotype)을 흉내 내는 데 더 집중한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AI에게 박사 수준의 질문 200개, 300개의 유사한 난이도의 질문을 던지면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답변을 요구하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어떤 질문은 AI를 해당 분야 전문가로 설정했고, 어떤 질문은 AI를 다른 분야의 전문가로, 또 어떤 질문은 어린이나 일반인으로 설정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일관적이었죠. '전문가 페르소나'는 답변의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경우 페르소나가 전혀 없는 것(어린이나 일반인 페르소나)보다 나을 것이 없었으니까요. 예를 들어, '물리학 전문가'라는 페르소나를 부여해 봤자 물리학에 관한 답변이 더 좋게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질문의 내용과 맞지 않는 페르소나를 부여할 경우, 예를 들어 '마케팅 전문가 페르소나'를 부여하면 마케팅 외의 질문이 주어지는 경우에는 AI의 성능이 눈에 띄게 저하됐습니다. 때로는 "저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죠. 이는 다른 영역을 넘나들며 포괄적으로 답변해주길 바라는 사용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AI에게 어떻게 질문을 던져야 할까요? 연구진은 AI에게 억지스러운 페르소나를 부여하는 대신 "작업을 어떻게 구조화하고, 어떤 데이터를 입력하며, 결과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집중하라고 조언합니다. 사실관계가 중요한 업무에서는 질문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덧붙입니다.

AI를 '배우'가 아니라 '도구'로 활용해야 합니다. AI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달라고 요구하지 말고, 여러분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 결과물의 형식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페르소나를 설정해야 한다는 부담은 이제 떨쳐버리기 바랍니다. 저도 꽤 귀찮은 일이었는데, 이제 안심하고 페르소나 따위는 신경쓰지 않겠습니다. (끝)


*참고논문
Basil, S., Shapiro, I., Shapiro, D., Mollick, E., Mollick, L., & Meincke, L. (2025). Prompting Science Report 4: Playing Pretend: Expert Personas Don't Improve Factual Accuracy. arXiv preprint arXiv:2512.0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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