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환장 콜라보: 가정폭력&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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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버리 레터는?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와 함께 발행합니다. 여성과 일, 그리고 더 나은 노동시장을 위한 고민을 담은 논문들을 달마다 키워드로 묶어 전해드려요.
폴리버리 레터는 매 달 두번째, 네번째 월요일 오전 8시에 발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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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가정폭력 #아동학대 #중복발생 #폭력예방교육

가부장제로 연결되는 두 폭력
교육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뗄레야 뗄 수 없는

최근 몇 년 들어서 아동학대 이슈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극심해지고 아동학대에 대한 다양한 법제에 대한 담론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죠. 하지만 이렇게 아동학대 이슈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는 와중에, 전문가들이 입모아 지적하는 한계점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아동학대가 가정폭력 문제와 함께 충분히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마치 두 개가 별개의 문제인양 다루는데다, 해법 모색 과정에서도 협력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거죠. 전문가들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평균적으로 40% 정도 중복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제시하면서 두 가지 폭력이 함께 접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에서 왜 두 폭력은 분리되어 이해되고 있는 걸까요? 우선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유로는 운영체계의 분리가 있겠습니다.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는 각각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로 주무 부처가 달라서 운영 체계가 분리되어 있거든요. 가정폭력은 주요 피해자인 여성을 중심으로, 아동학대는 아동의 보호와 권리를 최우선으로 지원체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소개해드릴 논문의 저자는 이를 단순히 시스템이나 운영체계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어요. 한국과 유사한 운영체계를 가진 미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다양한 협력이 시도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저자가 대신 주목한 것은 바로 인식의 문제입니다. 현 현상의 주된 원인은 다름 아닌 사회전반의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자체에 있고, 그 인식의 문제라는 것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 사회 교육에 대한 문제와 닿아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입니다.

이번 폴리버리 레터에서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예방교육과 인식개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가정 아래,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법 제도와 현장에서의 교육 현실을 살펴볼게요.

가부장제로 연결되는 두 폭력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는 상당한 비율로 중복되어 발생합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아동학대를 포괄적으로 정의할 경우 40%에서 97% 수준의 중복발생률을 보이는데다, 대부분의 경우에서 가정폭력이 아동학대보다 선행해서 나타난다고 해요. 실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는 별도의 문제가 아니라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젠더 기반 폭력의 맥락에서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이들은 일치감치 아내폭력과 아동학대가 분리될 수 없는 문제일뿐 아니라, 남성지배의 맥락 속에서만 이해할 수 있는 문제로 여겨왔어요. 가정폭력(domestic violence)은 가부장제라는 남성지배와 여성 종속의 메커니즘에 따라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가족 내에서 남성이 여성과 아이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는 명확한 계층구조를 보인다는 말입니다.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가족구조는 “남성가해자가 아이들을 위협하거나 다치게 해서 엄마를 다치게 하는 방식으로 나타나는데요. 이처럼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중복발생하게 되면, 여성은 아동학대의 가해자라기보다는 아동과 함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고, 여성은 같은 피해자이면서 어머니로서 아동을 폭력가정에서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중복발생시 어떠한 사회적 대응이 이뤄지는지 연구를 살펴보면 가해남성이 아닌 피해여성을 대상화, 병리화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책임이 피해여성에게 전가되고, 가해남성의 책임은 비가시화되고 있었습니다.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젠더기반 폭력의 맥락에서 구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렇게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인식변화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성인지 관점에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교육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논문의 핵심 주장입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그 현장에서의 얘기를 살펴볼게요. 실제 교육 현장에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는

어떤 방식으로 교육되고 있을까요?

교육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 예방교육의 법적 근거 및 교육안 비교 분석

법적근거 및 교안을 분석했더니, 각각의 교육은 서로 다른 법적 근거를 토대로 법적으로 정해진 교육대상, 교육시간, 교육내용을 정하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가정폭력 예방교육은 성인지 관점을 갖고 가정폭력을 다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는데다 아동학대와의 중복성을 인지하고 있는 데 반해, 아동학대 예방교육에서는 그러한 점이 잘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아동학대는 가정폭력과 관련한 설명없이 정서적 학대의 유형 중 하나로 부부싸움 노출을 제시하는데 그쳤어요.

💡실제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 운영 실태

그렇다면 실제 학교 현장에서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교육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었을까요? 학교 예방 교육 현장에서 가정폭력은 젠더기반 폭력임에도 불구하고 성희롱·성폭력·성매매 예방교육과 분리되어 아동학대예방교육과 마찬가지로 안전/인성 교사가 담당하고 있었는데요. 이는 성인지 관점을 갖고 가정폭력 예방교육을 해야한다는 교육취지에 맞지 않는 거죠. 게다가, 학생들은 가정폭력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배우자 폭력에 관한 질문에 그런 내용을 교육받은 적이 없고 가정폭력을 곧 아동학대로 이해하고 있었어요. 게다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예방 교육의 구체적인 교육내용을 살펴보면, ‘정인이 사건’처럼 사회적 이슈가 된 신체적 폭력이나 심각한 폭력 위주로 사례를 선정해 다루는 방식으로 나와 무관한 일로 인식하게 만드는 내용들로 구성된 경우가 많았어요. 불쌍한 피해자를 전시함에 따라 학생들이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로부터 자신을 거리두기 하게하고 자신과는 별개의 문제로 인식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이 연구는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에게 앞으로의 과제를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협력체계 구축의 필요성인데요. 앞으로 두 부처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중복발생의 문제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중복발생에 따른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이 연구는 무엇보다도 폭력예방교육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아동학대 예방교육내용에는 반드시 성인지 관점을 결합한 가정폭력에 대한 교육내용을 포함하고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문제가 정폭력과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 사회 교육에 대한 문제와 밀접히 닿아있는만큼, 올바른 교육을 통해 인식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