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ONDA를 포함한 많은 스타트업은 영어 이름을 쓰며, 상·하급자 사이에서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씁니다.
왜 이런 일을 할까요? MZ 세대에게 어필하기 위해? 건전한 기업 문화가 성장을 이끄니까?
아니요. 사실 답은 간단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회사 전체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하기 때문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더 성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러 SaaS 및 협업툴을 도입하고 있는 거죠. 이렇게 도입된 시스템과 더불어 업무 방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통은 수평적으로, 책임은 결정한 사람이 지고, 빠르게 실행하는’ 업무 문화가 스타트업 전반에 퍼진 거고요.
다시 말해 MZ 세대가 공감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스타트업다운’ 기업 문화가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어떻게든 생존하려고 만들어 놓고 보니 지금의 트렌드와 맞고, MZ 세대가 ‘이런 회사라면 갈만하겠는데?’라고 생각하게 된 거죠.
이런 이야기는 소프트웨어 직종, 온라인 중심의 기업에서만 가능할 것이라는 의구심도 있으실 텐데요. 실제로 공유 오피스와 같은 오프라인 중심의 스타트업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사업 모델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오래된 기업, 경직된 업계에서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법
물론 이미 오랫동안 같은 방식으로 일했던 조직이 바뀌는 건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기존 조직의 변화는 ‘아래에서의 변화’가 아닌 ‘위에서의 강력한 리더십’에 의한 변화만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스타트업도 창업자의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면, 앞서 말한 방식의 업무는 불가능합니다.
회사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데, 톡톡 튀는 젊은 인재가 들어와서 기존 방식을 스스로 거부하고 성과를 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겠죠. 그래서 회사가 변하려면 리더가 합리적인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기존의 업무 보고 방식·타 부서와의 협업 방식·판매 프로그램 등을 최근에 나온 협업툴이나 SaaS로 바꾸면, 우리 회사 구성원들의 생산성이 몇 % 올라간다는 시나리오는 리더가 내세웠을 때 비로소 실행 가능한 ‘합리적 이유’가 됩니다.
또한 주임, 대리, 과장, 부장 등 직책을 쓰던 조직이 다 같이 ‘준호 님’, ‘희라 님’ 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바꾸거나 영어 이름을 쓰는 조직으로 바꿀 때, ‘요즘 MZ 세대는 이렇게 해야 회사에 온다더라’라고 말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지겠죠.
업무용 소프트웨어(SaaS)는 ‘책임과 지시는 수직적일지라도, 소통은 자유롭게, 실행은 빠르게’와 같은 기업문화가 정착됐을 때 가장 효율성을 발휘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는데요.
업무 툴 내에서 상급자를 자연스럽게 ‘태그’해 질문을 하거나(ex. @jack 잭 해당 건은 ~ 이렇게 처리할까요?), 업무를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는데, 그 문화적 장치로서 호칭 변화가 필요한 겁니다. 만약 호칭 변화 없이도 자유롭게 협업툴 내에서 소통할 수 있다면, 굳이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일을 더 잘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어떤 방식이든 앞서 말한 ‘책임과 지시는 수직적일지라도, 소통은 자유롭게, 실행은 빠르게’가 가능하다면, 호텔에서 새롭게 도입하려는 업무 방식과 업무 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기존 업무 방식의 ‘불편’을 발견하고, 위에서부터 변화를 실천하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솔루션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 조성과 기업 문화의 정답을 찾아가는 게 제가 생각하는 ‘작아진 조직이 효과적으로 일하는 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