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반도체 왕국을 구축하고 있었던 인텔 퀄컴 삼성전자 등을 무너뜨릴 무서운 아이들이 만났다는 이야기인데요. 단순히 이들을 쓰러뜨리는 것에 멈추지 않고 엔비디아+ARM 은 세계를 재패할 반도체 왕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아요. (무섭습니다😨) 저는 한국시간으로 어제 저녁에 실리콘밸리 현지에서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ARM의 CEO 사이먼 세가스 등이 외신들을 상대로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 참여해 보다 DEEP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그 내용을 아래처럼 정리해 봤습니다. 

왜 이게 빅딜인가: 인수금액 400억 달러는 한국 돈으로 48조원에 가까운 엄청난 돈. 반도체 회사 M&A로는 역대 최대라고. (해설 : 당연히 엔비디아는 이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인수를 한 거겠죠?) 

엔비디아 - PC와 데이터서버에 강점 

ARM - 스마트폰 사물인터넷에 강점 (95% 시장점유율) 

만일 엔비디아가 ARM 기술을 활용해 인공지능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데이터센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경우 인텔 AMD 등 다른 반도체 회사들을 모두 납작 오징어로 만들어 버리는 절대 슈퍼 갑으로 등극해 버릴 수 있음 

중요한 것은 엔비디아와 ARM이 합병하게 될 경우 반도체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파워를 가진 회사가 탄생한다는 것인데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그런 파워를 통해 엔비디아가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추려 하지 않았어요. 저는 어제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열린 컨퍼런스 콜에 참석할 수 있었는데요. 엑시오스, 로이터, 닛케이 등 외신들이 질문을 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사이먼 세가스 ARM CEO가 함께 답변을 했어요. 그 내용들을 들어 보시면 엔비디아의 꿈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한번 들어 보시죠! 

그런데, 그럴려면 말이죠. 가전제품에 들어간 소형 칩들과 PC - 데이터센터 등에서 가동되는 칩들의 설계방식들이 통일성이 있어야 한단 말이에요. 또 소프트웨어도 호환이 되어야 하고요. 저는 ARM과 엔비디아의 합작회사 만이 그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봅니다. (I think the combination of Arm and Nvidia can uniquely solve that problem.")

엔비디아와 ARM이 힘을 합침으로 인해 이 회사는 웨어러블-모바일-자율주행차-PC-데이터센터 등에 들어가는 모든 반도체들을 장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됐어요. 특히 인공지능이 모든 사물에 들어가는 AI Everywhere 시대가 진짜로 오게 된다면, 기술적으로 이 회사의 칩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된다면 이 회사를 이길 수 있는 경쟁자는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요. 엔비디아는 이처럼 과감하게 (피터 틸이 말하는) 창조적 독점 전략에 올인 했어요. 인공지능이 어디에나 깔리는 AI Everywhere 시대. 이 거대한 기회를 놓치면 바보라며 앞으로 치고 나가는 젠슨 황의 40조원 짜리 베팅. 성공할지 여부를 떠나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과감한 모험가적 정신이 많은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네요. 

미중 무역갈등의 사생아, 틱톡.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소셜미디어 회사인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회사는 미국 사람 개인정보 다 빼갈 수 있어, very very bad 😓" 라며 9월 15일에 미국에서 완전 금지시켜 버리겠다는 불호령을 내렸죠. 그래서 매각이 진행 중인데요. 너무나 이 회사를 갖고 싶어 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동댕이 쳐 지고, 오라클이 이 회사를 (사는 것도 아니고 애매하게) 이어가게 된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어요. 뭐가 대체 어찌되는 영문일까요?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볼까요? 

배경 : 틱톡의 주인은 중국의 바이트댄스라는 회사.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사생활 보호 문제 때문에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시켜 버린다고 하니 황당한 상태. 그래서 결국 미국 틱톡 법인을 매각하는 것으로 정리하려 하고 있는데....

덤벼드는 인수자들 : 워낙 성장하는 회사고 알짜다 보니까 여러 회사들이 군침.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미국법인 가격을 크게 떨어뜨려 줬어요. 9월 15일까지 안팔면 서비스를 못하게 해 버린다고 하니까 중국 바이트댄스 입장에서는 이걸 빨리 팔아버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 거죠. 소위 급매물! 값이 쌀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군침을 흘렸어요. 그 중에는 트위터도 있었고, 오라클,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있었고요. 특히 MS의 사티아 나델라는 CEO가 되기 전에 소셜미디어 컨텐츠 쪽 사업을 담당해서 이 쪽 비즈니스를 잘 알았거든요.

중국의 철퇴 : 그런데 갑자기 중국 정부가 몽니를 부리기 시작했어요. 중국 과학기술이 들어간 정교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왜 미국 회사에 통째로 넘겨야 하냐며 "핵심 기술은 빼고 팔아"라고 한거지요. 그리고 바이트댄스 역시 핵심기술은 안팔앗! 라고 선언. MS 입장에서는 황당할 거에요.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감히 우리나라 회사를 헐값에 팔게 만들어? 그렇게는 안되지!" 라며 비장의 카드를 꺼낸 거에요. 

9월 13일 MS의 발표 : "우리는 떨어졌다. 그러나 우리가 틱톡의 미국 사용자들과 그들의 데이터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제안을 했다." (블로그) 

응? 오라클이 인수를 하는게 아니라 '기술제공자'라고? 이거 뭔 소리야? 

라고 물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실은 이래요. 지난 주말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이 함께 미국 정부에 보낸 제안은 말이죠. 오라클이 미국 틱톡의 기술 관리자가 되어서 개인정보 못 빠져 나가게끔 딱 붙들어 매 놓을테니, 대신 틱톡 미국 법인의 소유는 여전히 바이트댄스 것으로 당분간 해 놓자는 것이었어요. (CNBC 기사) 대신 오라클은 틱톡의 데이터를 운영하는 클라우드 서버를 제공하고요. (오라클은 클라우드 서비스 팔아서 돈 벌어서 좋고, 바이트댄스는 헐값에 틱톡 미국법인 안팔아서 좋고! 틱톡 미국법인에 지분을 갖고 있는 벤처투자 회사인 세콰이어 캐피탈 등도 헐값에 지분 정리 안해도 되니 좋고!) 여전히 바이트댄스의 틱톡 소유권과 경영권은 여전한 셈! 결국 이 제안은 틱톡을 급매물 상태에서 일반매물 상태로 돌려 놓자는 이야기에 불과한 거에요.

문제는 뭘까요? 협상의 달인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이걸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점인 것 같아요. 이 딜을 받아들이면 틱톡의 매각가격은 올라가고, 거절하면 틱톡은 미국에서 사라져야만 하겠죠. 트럼프 대통령은 곤란한 카드 뽑기를 해야 하는 상태인데요. 자신의 지지자이자 후원자였던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창업자의 설득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틱톡을 완전히 없애 버려서 중국에 본때를 보여줄 것인가. 흥미진진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 남은 것 같아요.

요약 정리 : 

1. 오라클은 틱톡을 아직 인수한게 아니다. 

2. 바이트댄스는 "당분간 틱톡 소유권은 갖고 가고 싶다"고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 

3. 오라클은 동시에 "틱톡 얘네 우리가 확실히 감시할게"라고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

4. 틱톡은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으로 9월 15일 까지 틱톡을 팔아야 했기 때문에 급매물 상태였다.

5. 하지만 바이트댄스-오라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급매물 상태가 풀리면서 값이 올라간다.

6. 틱톡 미국 법인에는 세콰이어 캐피탈 등 미국 자본도 들어가 있다. 

7. 오라클은 틱톡을 감시하는 대가로 클라우드 판매를 통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 

8.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트댄스-오라클의 제안을 받아들여 틱톡의 가격을 올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고, (그냥 시원~하게) 틱톡을 완전히 미국에서 금지시켜 버릴 수도 있다. 

9. 헐값에 틱톡을 인수하려던 MS는 중국이 엔진 빼고 차를 팔겠다는 드립 시전으로 물러났다.

교훈 : 

인터넷 세상에는 국경이 그어지고 있고,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