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마감 때 편집부 모두가 모여 표지 투표를 하는데요. 이번 달은 거의 만장일치 수준으로 빠르게 결정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11월호와 같이 놓고 보면 초록, 빨강의 조합이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네요. 🎅산타의 선물 보따리처럼 알찬 소식을 꽉꽉 담은 12월호입니다. 2021년 마지막을 장식하는 12월호 프레임의 주인공은 조민석(매스스터디스)입니다. 20년 가까이 한국 건축계의 한 축을 대표해왔던 매스스터디스의 지난 7년여의 궤적을 조망하며, 이후의 진로를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보통 프레임 섹션은 건축가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와 전문가의 비평, 그리고 최근의 대표 프로젝트 소개로 구성되는데요. 이번 프레임은 평소와 다른 특별한 형식을 취했습니다. 오랫동안 교류해왔던 조민석과 (이제는 작가로 불러 달라 청하는 비평가) 이종건이, 균열/연속, 액션/리액션, 발명/발견, 지역적/전 지구적, 골목길/대로, 전유의 변주, 자연생태계/문화생태계 등의 키워드를 부표 삼아 나누는 대화를 기록했습니다. "조민석의 작업은 플라토 전시를 기점으로 확연하지는 않지만 눈여겨보면 충분히 식별 가능한 차이의
궤적을 그린다. 마냥 확산해나가던 이전과 달리, 어떤 어휘 혹은 기법이 몇 개로 정착되어 그것이
반복적으로, 그러면서 각각의 내부 또는 여럿을 가로질러 미세한 새로운 흐름을 형성한다. 말하자면,
무작정 늘려나갔던 무수한 흐름이 마침내 몇 개의 갈래로, 그리고 거기서 때때로 또 다른 갈래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중략... 나는 그의 작업
방식이 새로운 평면으로 이동했다고 본다. 다양한 성격의 픽토그램들같은 특성을 띤, 그러니까 다분히
의식적이었던 작업의 평면에서, 표면적으로 훨씬 덜 분명한, 아마도 자신마저 반성적으로만 식별해낼
수 있을 듯한, 그래서 본능 혹은 잠재의식이라고 부를 수 있을 평면으로 말이다. 이것은 다음을
시사한다. 그의 디자인 기술이 별 어려움 없이, 그러니까 거의 저절로 이루어질 정도가 되었다는 것.
주어진 사태가 무엇이든 대부분은 손쉽게 다룰 만큼 숙달했다는 말인데, 그로써 그는 이제, 그것이
개념의 차원이든 감각의 차원이든, 윤곽을 이루는 덩어리가 아니라 그것을 만지는 미세한 감각에
집중한다는 것. 따라서 우리는 그의 건축을 그만큼 더 세심하고 정교하게 읽어야 할 과제에 직면한다." by 이종건 스페이스K 서울 설계 매스스터디스 마곡지구의 격자형 도시블럭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다리 문화공원. 주변 건물의 직장인들이 산책로에 새로운 공공공간, 스페이스K 미술관이 들어섰습니다. 여러 방향의 곡선, 자유로운 호를 그리고 있는 이 나지막한 미술관의 내외부 공간은 도시 흐름에 손쉽게 녹아듭니다. 건물의 아치 개구부는 미술관 내부 공간과 공원을 물리적, 시각적으로 여유롭게 연결하는 입구/창이자, 그와 동시에 미술관 옥상으로 공공을 유도하는 구름다리가 됩니다. 이번 표지 사진의 신비로운 공간의 주인공이기도 한, 스페이스K 서울. > 자세히 보기 ![]() 12월 16일 TVING에서 '이종건 비평가의 건축학개론' 시리즈가 공개되었습니다. 이종건 선생님께서 이제는 작가로 불러 달라고 하셨는데, 비평가로서 OTT에까지 진출하셨네요😊 조민석, 민성진, 최욱, 조병수, 김인철, 푸하하하프렌즈 등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건축가들을 만난 5개 시리즈의 첫 화, 바로 조민석 건축가로 시작합니다. 지면의 비평과 함께 보면 시너지가 뿜뿜! > 티빙 보기 Awards 제34회 공간국제학생건축상 수상자가 지난 10월 말 발표되었습니다. 올해의 심사위원은 조민석(매스스터디스 대표)과 안토니 폰테노(우드버리 대학교 교수)가 맡았습니다. 두 위원은 공모주제를 ‘위태로운 세계의 건축’으로 선정하며, “오늘날 우리가 처해 있는 팬데믹과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되어온 사회, 경제, 생태계 등의 위태로운 상황을 들여다보고자 한다”는 선정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학생들은 ‘무엇이 위태로운 상태인가’, ‘건축가로서 어떤 식으로 관여할 것인가’, ‘어디에 개입할 것인가’, ‘의도를 가지고 설계하라’에 대한 답을 제안해야 했는데요. 대상을 받은 이건희+김진구+윤원식(중앙대학교·중앙대학교 대학원)은 '도시에서 사라져가는 자연'에 주목했습니다. 학생들의 관찰하고 발견한 '위태로운 세계'와 그 건축적 대응을 함께 살펴봐 주세요. > 자세히 보기 Interviews 가볍게 모여,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소파(SOFA) ‘소파(Society of Feminist Architect, SOFA)’는 2020년 8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여성 건축인 모임입니다. 거창한 메시지를 던지기보다는, 각자의 존재와 활동을 확인하며 서로 연결되고 연대하는 장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모임을 개설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을 때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포스팅했는데요. 대부분의 멤버가 그걸 보고 소파에 가입했다고 하더라고요.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성 건축인 모임’이라는 문구를 보고 클릭했대요. (웃음) 아직 본격적인 활동을 실행하지 않은 단체이지만, 여기에서 다른 여성 건축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다들 있었나 봐요. 그때나 지금이나 건축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롤모델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사고나 활동을 아는 것만으로도 일을 지속하는 데 큰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 서로가 서로의 참조점이 되어주고자 만나는 거죠." by 김다예 독서모임, 답사 등의 활동을 하면서 비정기적으로 잡지를 만들기도 합니다. 올해 1월에는 '건축학교'를 주제로 한 창간호가, 9월에는 '주거'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형식을 빌려 건물을 짓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준공마블' 게임을 만들어 곧 공개할 예정입니다. 소파의 두 멤버 김다예, 장가연을 만나 모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회복력 있는 도시를 향하여: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지난 10월 31일, 올해로 3회를 맞이한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46일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크로스로드, 어떤 도시에서 살 것인가’였습니다. 이 주제는 2019년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부터 정해진 것이라 하는데요. 이후 팬데믹을 거치면서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라는 부제를 달고, ‘회복력’의 중요성, ‘회복력 있는 도시’의 필요성에 대해 강제적으로 배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주목했습니다. 비엔날레 폐막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총감독 도미니크 페로를 만나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그리고 서울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비엔날레 전체 구성에서부터 많은 것들이 반강제적으로 비대면과 원격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모든 것이 원격으로 이뤄질 수는 없었다. 물류와 비용과 관련한 문제 때문에 현장에서 제작되어 설치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는 비엔날레가 우리에게 남겨준 ‘유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것들을 어떻게 재사용하고 재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가장 가시적인 예를 들자면, 설치 작품 중에 운송 문제로 다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이것들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엔날레뿐만 아니라 올림픽 등 국가적 규모의 이벤트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사안이다. 한 나라에서 큰 규모의 행사가 개최되면 대부분이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만들어지고 다시 지역으로 돌아간다. 이게 바로 지속가능성이고 회복력이 아닐까?" by 도미니크 페로 Exhibitions 💌 A Note from the Editors ![]() 안녕하세요. 이번 1월호부터 합류하게 된 P 기자입니다. 저는 건축학과 신입생 때 월간 SPACE를 가장 열정적으로 읽었는데요. 몇 년이 흘러 이제는 월간 SPACE의 신입생이 되었네요. 그간 사회생활을 거치며 사그라들었던 의욕이 요즘 들어 샘솟는다면 믿기실까요? (저도 안 믿..) 내부에서는 건축계에 필요한 이야기가 무엇일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는데요. 5학년과 같은 의젓한 기자님들을 보며 신입생인 저도 기사의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답니다. 당근과 채찍을 섞어가며 저의 적응기를 지켜봐 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그럼 유명한 이하늬의 말을 빌려 마무리할게요. “나이를 먹어도 아직도 배울 게 있다니 너무 좋아.” from P 안녕하세요, 편집부에 새로이 합류한 한가람 기자입니다! 다들 2021년 마지막 잘 마무리하고 계신가요? 저는 회사에 적응도 하고 취재도 하고 기사도 쓰느라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네요. 앞으로도 선배 기자님들과 함께 좋은 기사들로 SPACE를 꾸려볼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그럼 남은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from H ![]() 💌 편집부에게 피드백을 보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