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늘 강조해왔던 한국 엔터산업의 르네상스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영화계에서는 <기생충>이 내년 아카데미 후보로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고요. 음원은 BTS가 빌보드를 점령한 이후 K-POP의 북미 진출이 활발합니다. 게임에서는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인을 사로잡은 가운데, 마침내 드라마도 세계 진출의 길이 열리게 됐어요. 

스튜디오드래곤 외에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사로 유명한 곳은 <킹덤>의 에이스토리입니다(11월 엔터주 세미나를 들으셨던 분들은 다 아시겠죠?). 이번 계약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경험이 있는 한국 스튜디오다 보니 동반해서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에이스토리 외에도 많은 제작사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했으면 합니다.

최근 6개월 안에 님이 택시를 몇 번 탔는지, 택시비로 얼마를 썼는지가 님의 신용평가에 반영됩니다. 온라인 쇼핑 횟수와 환불 횟수, 사용 누적액도 반영되고요. 님의 SNS 친구 정보, 이용 정보도 예외가 아닙니다. 

가상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돈을 갚을 능력, ‘신용’을 평가하기 위해 이제 이런 종류의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사회거든요.

오늘 머니레터의 주제, 바로 님의 신용평가를 위해 사용되는 ‘비금융정보’입니다. 신용등급이 정해지는 기준, 그리고 대출을 받을 때 일어나는 일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실 수 있을 거예요!

신용을 평가하는 곳은 크게 두 곳입니다. 하나는 개인신용조회회사(신용조회사), 다른 하나는 돈을 빌려주는 금융회사(카드사, 은행, 보험사 등)예요. 

신용조회사는 우리나라에 세 곳이 있고, 금융회사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또 각 회사마다 다 다른 신용평가체계를 갖고 있어요. 님 한 명을 놓고 신용평가를 하는데도 회사마다 평가 기준과 방법, 결과가 다 다르다는 거예요. 

여기서 금융회사가 신용평가를 한다는 게 약간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텐데요. 금융회사에서는 님이 신규로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이용할 때 신용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 평가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에 가입할 만한 자격이 되는지', '한도와 금리는 어떻게 매길지'를 판단해요.

종종 어디에서 신용등급을 조회하는지, 어떤 은행에서 대출심사를 받는지에 따라 신용등급과 대출금리, 대출한도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같은 사람, 같은 신용정보라고 해도 어디에서 평가하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신용평가모델이 다르니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거죠.

마치 대학입시의 정시 배치표✍️와 비슷합니다. 같은 점수라도 어디에서 만든 정시 배치표인지에 따라 지원 가능 여부가 달라지잖아요. 같은 성적표를 두고도 어떤 곳은 합격 기준을 짜게 적용하고, 어떤 곳은 후하게 적용하기도 하니까요.

신용평가의 표준! 신용조회사의 기준부터 살펴볼게요. 이 내용은 신용조회사 홈페이지에 나와있어요. 먼저 NICE평가정보의 공시자료부터 볼게요.

링크에서 표 아래로 스크롤을 내려보면 평가 요소마다 어떤 내용이 있고, 얼마나 반영되는지 자세하게 나옵니다. 이 기준을 갖고 1,000점 만점의 신용평점으로 평가한 다음, 평점 구간별로 등급을 나눠서 님께 1등급부터 10등급까지의 신용등급으로 보여주는 거예요.

공시된 내용을 종합해보면, 신용조회사는 신용거래 위주의 금융정보로 신용등급을 평가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잘 보면 마지막 부분에 ‘비금융거래 성실납부실적 등록’이라는 좀 수상한 놈이 있죠. 이 내용이 오늘 주목할 ‘비금융정보'의 한 종류입니다. 

 

비금융정보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잠깐 정책이야기로 넘어갈게요. 작년 1월, 금융위원회는 개인신용평가에서 비금융정보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방침을 발표합니다. 기존 신용평가방식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게 그 이유였어요.

사회초년생, 노인 등 신용카드나 대출을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의 경우, 빌린 돈을 상환할 능력이나 의지가 있더라도 현행 평가체계 내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은 대출이 필요할 경우,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도 받아주는 고금리 대출로 갈 가능성이 더 높겠죠.

이런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면서 신용평가체계를 현실에 맞게 개편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비금융정보'라는 카드를 꺼냅니다.

금융정보만으로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금융과 관련된 게 아니라도 신용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좀 쓰자는 거예요. 

지금까지 얘기한 건 신용조회사의 비금융정보 활용에 대한 사례고요. 금융회사는 상황이 다릅니다. 여긴 진즉부터 개인대출을 위한 신용평가 과정에서 비금융정보를 굉장히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이용했을 법한 서비스로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볼게요!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최근 6개월 이내의 카카오모빌리티 이용내역과 카카오커머스 이용내역을 카카오뱅크에 제공하게 됩니다. 대출 심사 과정에서 님의 신용을 평가하는 게 그 목적이에요.

물론 이 자료만 갖고 판단하는 건 아닙니다. 약관 중 위에서 두 번째에 있는 '개인(신용)정보 수집·이용·제공 동의서(여신금융거래)'를 보면 신용조회사가 수집한 신용정보와 신용평가 결과가 들어가고요. 직업/업종, 직장명, 직위, 고용형태, 입사 일자, 소득금액 등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출 심사 시 머신러닝 기술로 고객의 비금융정보(요금납부기록, 통화기록, SNS 정보 등)까지 분석해, 신용평가 결과를 세분화하면서 금융 서비스 제공 대상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래요.

롯데는 고객의 쇼핑 정보를 활용해 롯데카드 대출 신청자의 신용등급에 활용하고 있고, 신한은행의 경우 심리학에 근거한 신용평가모델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P2P 업체가 부실한 대출을 잘 걸러내야 투자자 입장에서도 돈을 날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 ‘잘 걸러내기’ 위한 방법을 개발하는 게 P2P 사업의 핵심역량이에요,

바로 여기에 비금융정보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에 관한 빅데이터에서 이 사람의 돈을 갚을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찾아내는 거죠. 심사가 정교해지면 대출 서비스 이용고객의 범위도 넓어질 수 있고요.

 

지금까지는 금융회사 위주로 비금융정보 이용이 활성화돼있지만, 곧 신용조회사에서도 비금융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비금융정보만을 전문으로 수집하는 개인신용조회사 설립이 가능하고, 신용조회사에 빅데이터 관련 업무가 허용되거든요. 개정안 통과가 계속 미뤄지고 있긴 하지만요.

사실 겉으로만 보면 별다른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시대에 맞는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방법’으로, 개인 입장에서는 ‘신용거래 외에 내 상환 의지와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으로, 정부 입장에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 방법'으로 이야기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수단이 님의 개인정보라는 사실! 신용조회사와 금융회사가 내린 신용평가 결과만이 아니라, 신용평가를 이유로 어떤 정보를 가져가는지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