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올해도 반환점에 다다랐습니다. 마라톤으로 따지면 지금까지 뛰어온 거리만큼 뛰어야 하는 중간지점에 다다른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쯤되면 서서히 방전되기 시작하기도 합니다. 연초부터 내달려온 결과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와 같은 상황은 하고 있는 일과 관계에 있어서도 마주하게 됩니다. 개인으로 보면 정신적, 신체적 피로가 갑자기 느끼게 되면서 무기력증과 자기혐오 혹은 직무거부 등 삶의 의욕을 잃는 상황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번아웃 증후군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완벽주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완벽주의는 스스로 탁월함을 추구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성향을 의미합니다. 이와 함께 비현실적인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그에 부합한 사고와 행동을 추구하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개인에게 있어 이러한 완벽주의는 성취와 고성과 창출 등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스스로를 강박하거나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빈도도 많아지게 됩니다.
한편 스스로 자기다움을 찾지 못하거나 이를 상실했을 때에도 번아웃 증후군을 마주하게 됩니다. 자기다움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한 목적성(目的性), 명확성(明確性), 적합성(適合性)입니다. 이에 대해 스스로가 답을 내리지 못한다면 번아웃은 생각보다 더 빨리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나거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우선 과거로의 여행은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혹은 지금보다 더 의욕이 넘쳤을 때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입니다. 그 당시의 사진이나 일기 등이 있다면 그것도 좋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의 자신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말과 행동을 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초심으로 돌아가보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우선순위를 재정렬해보는 것입니다. 많이 알려진 방법인 중요도와 긴급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을 재배치해보면 됩니다. 이렇게 해보면 선택과 집중은 물론, 의미와 흥미를 다시 찾을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주변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좋습니다.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소소한 방법입니다. 주로 머물고 있는 공간을 변화시켜 볼 수도 있습니다. 매번 시계추와 같이 반복되는 시간계획을 변경해보는 것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시간과 공간의 변화는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번아웃 되기 전에 로그아웃(log-out)을 선택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로그아웃은 사용자가 접속해 있는 컴퓨터나 통신망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합니다. 즉,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스스로의 통제 하에 멈추는 것입니다. 로그아웃은 방전되어 멈춰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진행 중인 내용에 대한 손상이나 오류를 방지할 수 있고 에너지도 효율적으로 사용됩니다.
번아웃과 로그아웃, 두 가지 모두 표면적으로는 멈춤의 상태지만 언제든지 스스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상태는 로그아웃입니다. 그동안 자의반 타의반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삶이라면 번아웃 되기 전에 스스로 로그아웃을 생각해봄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가 번아웃 증후군에 빠질 것 같다면 애써 무시하며 견뎌보는 것이 아니라 미리 조치를 취하는 편이 낫습니다.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