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2일  (No. 511)
실수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든다


우리는 사고나 실수가 발생하면 거의 반사적으로 “누구 잘못이야?”, “누가 그랬어?”라고 묻습니다. 기계가 망가지면 담당자에게, 고객 불만이 발생하면 응대한 직원에게,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책임자는 누구냐고 소리를 지르죠. 하지만 이렇게 개인의 실수에만 초점을 맞추는 방식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요원해집니다. 오히려 유사한 실패가 반복될 수 있죠. 왜냐하면 개인적 처벌로는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003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록히드 마틴 공장에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미국 NOAA가 발주한 고성능 기상위성 ‘NOAA-N Prime’를 수평으로 눕히는 작업 중에 그만 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던 것이죠. 수백 킬로그램의 위성이 공장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바람에 수리하고 복구하기까지 무려 1억 3,500만 달러가 들었습니다. 한번의 사고로 엄청난 돈이 낭비됐던 것이죠.


원인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위성과 장비를 연결하는 24개의 볼트가 빠져 있었던 것인데요,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임시로 제거했던 것을 작업자가 인식하지 못했고, 그랬다는 정보가 체크리스트에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작업팀이 교대하면서 제대로 인수인계를 하지 않았던 것인데요, 볼트가 체결된 줄 알고 회전을 시켰다가 그만 위성이 그대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럴 때 아마 우리는 이렇게 소리를 지를 겁니다. “왜 기록을 남기지 않았어?”, “왜 제대로 인수인계를 하지 않았어?”라고. 하지만 NASA는 이 사건에 연루된 이들을 해고하거나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를 시스템의 관점에서 따졌습니다. 문서화 절차가 왜 누락됐는지, 인수인계가 왜 불완전했는지, 체크리스트는 왜 보완되지 않았는지를 조사했고, 그후에 작업 절차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과 훈련 체계를 강화했습니다.



NASA는 이 과정에서 이런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첫째, 실수는 인간의 불완전성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의 허점 때문이다.


둘째, 책임보다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이며, 그 중심에는 조직 문화와 절차가 있다.


셋째, 비난보다 학습이 먼저다.


NASA는 사고 이후에 위성 조립 및 테스트 작업에 참여하는 전 직원에게 역할별 책임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작업자뿐 아니라 감독자와 검수자에게도 동일한 사고 사례를 공유하고, 점검 및 승인 절차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교육했습니다.


단지 ‘절차를 따르라’는 말을 외우게 한 것이 아니라, 왜 이 절차가 중요한지를 각자의 위치에서 체감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사고 사례 기반 학습, 감시 역량 향상 훈련, 문서화 규율 강화 등 조직적 장치를 병행해 실수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줄여나갔다고 합니다. NASA의 이런 조치가 많은 조직에 귀감이 되었죠.


실수를 줄이고, 실패에서 배우는 조직을 만들고자 한다면 개인의 무능이나 태만을 탓하는 문화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책임을 묻는 일은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을 우선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고, 구성원들도 실수에서 배우는 용기를 낼 수 있죠.


실수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사람을 바꾸기보다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시스템이라는 틀 안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이니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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