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방통위원장으로 이어지는 탄핵 정국...민주당, '역풍'은 없다
• 조용한 전당대회, 조용한 지배 이어가는 이재명
• 수면 아래서 끓기 시작한 '노란봉투법', 거부권 정국의 주도권은 누가?

 지난주 가장 주목을 끌었던 정치인은 단연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2위)이었다. 민주당 주도로 지난 3일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윤석열 정부를 거쳐간 이동관·김홍일 방통위원장이 탄핵안이 의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진사퇴한 것과는 다르게 헌법재판소에서 끝까지 다퉈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민주당 역시 이 위원장 탄핵에 전력투구하는 모양새로, 연관어(제외어: 의원, 후보, 국민의힘)에서 이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비등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마찬가지로 탄핵안 의결에 대해 ‘반헌법적’이라며 크게 반발한 대통령실(5위)의 영향력 상승에도 기여했다.

 대중적인 관심도가 높은 반면, 민주당 입장에서 ‘역풍’이 거의 없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채널별 언급량 추이를 보면 탄핵안이 의결되기 전날인 2일, 야권의 탄핵안 가결은 거의 확실시된 상황이라 언론의 언급은 전날 대비 다소 줄어든 반면 X(구 트위터)와 유튜브 채널의 언급량이 상당히 늘어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세부를 확인해 보아도 분석 기간 조회 수 상위 5개 유튜브 영상, 재게시(RT) 상위 5개 게시물 모두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비판적이거나 탄핵에 우호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8위)가 전당대회의 영향으로 모처럼 국내 정치인 중에 가장 높은 영향력을 기록했다. 순위 자체가 높지 않아, 정국을 뒤흔들었던 국민의힘 전당대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조와 당내 영향력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모양새다. 4일 치러진 호남 지역 경선에서 영남 경선에 비해 다소 줄었다곤 해도 80%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당내 최대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하나회’로까지 칭하며 영향력 확장을 꾀한 김두관 후보(15위)와 득표도 영향력도 큰 격차로 따돌렸다.

  민주당이 역풍 걱정 없이 ‘꽃놀이패’처럼 여권을 몰아붙이고, 당내에서 더 이상 실질적인 경쟁자가 없는 만큼 돌출적 발언이나 행보는 자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 후보의 주요 발언은 광주 지역 경선에서 발언한 “광주는 민주당을 일깨우는 죽비”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의 환담에서 나온 “협력할 것이 많다” 정도. 정부·여당에 대해서도 ‘채 상병 특검’이나 ‘김건희 특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비판보다 원론적 비판이라 주요 키워드 역시 ‘미래’ ‘국민’ ‘민주주의’ ‘대책’ 등 원론적 단어에 그쳤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으로 들끓던 지난주였으나 새롭게 등장한 ‘노란봉투법’ 키워드가 향후 정국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당 대표 후보,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대표 등 주요 정치인의 키워드로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양당 원내대표인 추경호(국힘, 16위), 박찬대(민주, 18위)의 주요 언급 키워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여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를 공식화한 만큼 ‘25만원 민생 지원금법’ 거부권 행사와 맞물려 또 한번 정면충돌이 예고된 상황이다.

  문제는 주도권을 누가 가져가느냐다. 서로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여야지만 기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사태에서도 보듯 민주당보단 정부가 역풍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6일(분석 기간 외) 정부가 이른바 ‘방송 4법’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도 건의한 만큼 거부권 정국이 앞으로도 길게 이어질 것이라면 전당대회 승리가 확실시되는 이재명 후보가 정부를 더 거세게 몰아붙여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할지, 대통령이 전면에 나설지, 대통령실과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한동훈 대표가 반전의 카드를 내밀지 주목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