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1. 고객인 줄 알았던 클라이언트가 알고 보니 공주였던 건에 대하여
아무리 발전 가능성이 높고, 커리어에 의미 있는 한 점이 될 거 같아도 사람이 문제면 도망가야죠. 일하러 왔는데 사람을 뜯어고칠 순 없잖아요. 어디에나 빌런은 있는 법이고요. 레디도 그런 상황을 마주했던 적이 있어요. 분명히 업무 범위를 얘기했고, 이미 레디가 일이 들어왔을 때 몇 번 거절도 해서 클라이언트는 ‘내가 다 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살살 웃으면서 뭔가 계속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고. 3번째 미팅을 했을 때 직감했어. 이 사람 너무 공주다. 이거 맡으면 안 되겠다.”
당시 20대 후반으로 막 알려지기 시작했던 레디는, 평판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까 우려도 되었지만 만나면 분명히 또 잡힐 거 같아서 장문의 카톡을 남기고 차단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전속력으로 도망치고 싶었대요. 모두 그 시절을 한 번은 겪나 봅니다.
Case 2. 너의 이름은…?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갖기는 참 어려워요.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하죠. 레디처럼 주기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컨설팅이나 교육 서비스를 오랫동안 제공해온 분들은 어떤 이야기인지 바로 아실 거예요. 처음 레디가 수업을 운영할 때는 그걸 몰랐대요. 나를 찾아온 모든 사람을 품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거죠. 수업의 기수가 늘어갈수록, 사람들은 늘어만 가고 모두 레디와 더 가까워지려고 했어요. 1년 2년은 괜찮았지만, 어느 순간에는 레디가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까지 오고 말았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춰주고 케어해 주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린 거예요.
그때 레디는 결심했어요. 수업을 그만하는 게 맞겠다고. 그리고 각각의 성향이 다른 모두를 다 품을 수는 없다고. 아마도 누적된 스트레스가 있었던 거 같아요. 당시의 레디는 몸이 망가져 가는 걸 느낄 정도였다고 해요. 다양한 사람들이 오는 수업이었던 만큼 누군가는 더 많은 기대를 안고 오고, 거기서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고 또 그걸 표현하기도 하잖아요. 아무리 그게 성향의 차이라도, 누군가 나로 인해 마음이 괴롭다면 그게 마냥 편한 사람은 없겠죠.
case 3. 또 하고 싶은 일이라면 박수 칠 때 떠나자
비스타 멤버십 단톡방을 아시나요? 레디가 오래전에 운영하던 오픈채팅방이었습니다. 비스타에서 수업을 들었던 분들을 대상으로 운영됐죠.
“오픈 채팅방을 여는 게 정말 무서운 일인 거 알아? 여는 건 너무 쉬워. 근데 그 마무리가 어렵지. 언젠가 유령방이 되어서, 오래전에 누군가가 올린 말을 끝으로 아무도 말하지 않다가 결국엔 한 명씩 나가는 게 보통이잖아. 난 그렇게 되는 게 너무 싫었어. 그래서 앞으로의 방향을 이야기 한 뒤 모두를 내보내고 끝낸 거야.”
생각해보니까 그래요. 영원히 활기찬 오픈채팅방은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누군가가 매듭을 지어주지 않으면 그저 디지털상의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방이 되어버리죠. 레디는 커뮤니티를 계속하고 싶었고, 오픈채팅방을 더 잘 꾸려나가고 싶었다고 해요.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용기를 냈고, 몇 년간 운영했던 커뮤니티 단톡방을 그렇게 정리했습니다.
“그래야 다음이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