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한국 콘텐츠 산업 전략 2. 진화하는 CRM 마케팅
01 중증외상센터 : '한국 콘텐츠'의 골든아워
02 요즘 마케팅, 왜 자꾸 귀찮게 구는 걸까요?
03 뉴스 TOP5 - '크림은 무슨 생각일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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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은 '중증외상센터'라는 작품으로 콘텐츠 비즈니스 관점으로 분석한 것으로, 드라마 또는 원작 웹소설/웹툰에 대한 스포일러는 전혀 없으니 편하게 보셔도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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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키웠습니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공개 직후 '솔로지옥 4'를 제치고 국내 인기 순위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해외 반응도 심상치 않은데요.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글로벌 TV쇼 비영어 부문에서 5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초기 반응이 좋아 순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고요.
사실 '중증외상센터'는 이외에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많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 최초의 메디컬 시리즈라는 점도 그렇고요. 옆동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드라마인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이 여러 이슈로 인해 공개가 계속 지연되는 상황에서, 정면돌파를 선택한 넷플릭스의 과감함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원작 팬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이번 작품은 현직 의사가 직접 쓴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타 작품들보다 고증 논란이 적고,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이는 최근 드라마 제작의 트렌드이기도 한데요. 예를 들어, 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미스 함무라비, 악마판사)와 변호사 출신 최유나 작가(굿파트너)처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집필한 사례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다만, 필명 '한산이가'로 활동하는 이낙준 작가는 이들과는 조금 다른 과정을 거쳤습니다. 문유석 작가는 언론 기고 글이 알려지며 정식 출간과 함께 작가로 데뷔했고, 최유나 작가는 인스타툰 '메리지 레드'를 계기로 극본을 쓰게 된 뒤 책과 드라마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중증외상센터'는 네이버 플랫폼의 체계적인 육성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네이버의 콘텐츠 IP 육성 시스템 안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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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검증하여 확률을 높입니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원작,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는 처음부터 네이버 시리즈 독점 연재로 시작했습니다. 이는 네이버 시리즈라는 플랫폼에서 단독으로 공개되는 대신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는 형태였는데요. 그만큼 네이버가 이 작품에 거는 기대가 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후 네이버 웹툰 연재로 이어졌고, 글로벌 누적 조회 수 4억 뷰를 넘게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결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이를 제작한 곳 역시 네이버 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N이었습니다.
십수 년 전,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전성기를 맞이하면서도 "독창적인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웹소설과 웹툰이라는 무기로 극복해내고 있습니다. 진입 장벽이 낮은 웹소설을 시작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콘텐츠를 웹툰과 영상으로 확장하며 더 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특히, 작년에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 '선재 업고 튀어'와 같은 성공 사례들이 주목받으며 좋은 롤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중증외상센터'까지 이어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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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산업은 흥행 산업입니다. 성공했을 때 얻는 것은 크지만, 실패하면 손실 역시 막대하죠. 그래서 대중에게 인정받은 원작이 든든한 기반이 됩니다. 빠른 호흡의 웹소설은 진입 장벽이 낮지만, 확장성은 다소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그림 기반의 웹툰으로 옮기면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열 수 있지만, 여전히 주류 시장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영상화까지 이르게 되면,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훨씬 커집니다. 동시에 이미 적은 비용 투자 만으로 제작이 가능한 웹소설로 검증하여, 리스크는 낮출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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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을 가져와야 합니다
현재 이러한 전략의 선두에 선 것은 네이버와 카카오입니다. 이들은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 같은 플랫폼과 제작사를 모두 보유하며,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내 콘텐츠 산업에 긍정적인 점은 두 기업 모두 강력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넷플릭스의 존재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는 수년간의 경쟁 끝에 OTT 시장을 사실상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이제 넷플릭스를 거치지 않고는 글로벌 흥행 작품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죠. 이로 인해 영상 콘텐츠 시장 내 대부분의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고요. 때문에 한국 콘텐츠 산업이 아무리 좋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도 결국 종속되는 결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중증외상센터'와 같은 기획 작품들의 성과는 한국 콘텐츠 산업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우선 웹소설-웹툰을 거친 스토리의 매력을 연속된 흥행으로 증명해야 하고요. 더 나아가 이를 통해 영상을 본 팬들이 웹툰과 웹소설 소비로 이어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영상 시장에서 영향력은 유지하면서, 다른 영역에서 수익 기반을 마련하여 대등한 협상력을 가져가는 건데요. 이런 방식으로 자생력을 키워야 미래에도 최소한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골든아워처럼, 지금은 한국 콘텐츠 산업이 시장의 기회를 잡아야 할 때인 거죠. 소수의 IP에 의존하는 시장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전체 산업이 자생력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장기적인 생존이 가능합니다. 앞으로 좋은 소식들이 이어지며, 한국 콘텐츠 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고히 다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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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 리터러시, 알고사는 즐거움>
요즘 마케팅, 왜 자꾸 귀찮게 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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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속에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도록 돕는 「커머스 리터러시, 알고사는 즐거움」 시리즈의 1월 31일 공개 예정인 무료 회차를 뉴스레터 구독자 분들께 먼저 선공개해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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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러닝을 할 때면 꼭 나이키 런 클럽을 실행합니다. 매번 기록을 확인하고, 전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인데요. 이 앱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나이키가 만들고 서비스하지만, 정작 여기에서 운동화를 살 수는 없습니다. 판매를 목적으로 만든 것도 아닌데, 제공하는 내용은 놀랍도록 알찹니다. 기록 측정은 물론, 상세한 코칭까지 제공하니까요.
그런데 나이키가 원하는 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의 목표는 우리가 더 뛰는 겁니다. 매일 더 꾸준히, 자주, 많이 뛰도록 채근하죠. 주기적으로 챌린지를 만들어 러닝을 격려하고,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뛰도록 유도합니다. 마치 제가 기록이 나아지는 것에 신나서 하루라도 더 뛰러 나가게 되는 것처럼요.
나이키처럼 때론 귀찮을 정도로 삶에 개입하는 브랜드는 또 있습니다. 뉴스레터로 시작해 현재는 지식 플랫폼을 지향하는 뉴닉도 그런 사례 중 하나인데요. 뉴닉에서는 ‘오렌지’라는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새로운 글을 읽거나, 글을 쓰고 반응할 때마다 하루에 최대 3개의 오렌지를 받을 수 있고, 이를 모아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죠. 뉴닉은 이렇게 저를 자연스럽게 글을 읽고 쓰게 만듭니다.
이처럼 기업이나 브랜드들이 일정한 리워드를 제공하는 대신 고객에게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건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기본적인 방법론 중 하나입니다. 혹시 멤버십 서비스에 몇 개나 가입하셨는지 떠올려 보세요. 아마 다 헤아리지 못할 만큼 많은 서비스에 가입해 있을 겁니다. 이들 서비스는 제가 구매할 때마다 일정 부분을 포인트로 적립해 주며 재방문과 재구매를 유도합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CRM은 고객에게 특정 행동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상품 후기를 남기거나, 특정 브랜드에 ‘좋아요’를 누르기만 해도 포인트를 주죠. 그런데 최근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매장 안에서의 행동을 넘어 매장 밖, 우리의 일상으로까지 들어오는 것들이 자꾸 눈에 띕니다. 이들은 우리에게 자꾸 무언가 행동하도록 유도하며, 때론 귀찮을 정도로 간섭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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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들이 우리의 행동에 이토록 집착하기 시작한 이유는, 우리가 무언가를 구매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쉬운 예로, 패션 쇼핑몰이 왜 상품평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지 떠올려 보세요. 옷을 살 때 우리는 핏이나 색상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후기를 꼭 살펴봅니다. 특히, 나와 비슷한 키와 몸무게, 체형을 가진 사람이 남긴 후기를 보면 신뢰가 크게 올라가죠.
기업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객이 구매 후 상품평을 남기도록 유도합니다. 단순한 리뷰뿐 아니라 사진과 신체 정보를 함께 작성하도록 권유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를 자발적으로 하는 고객은 극소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는 고객에게 이를 상기시키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며 행동을 이끌어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라는 브랜드는 고객의 첫 구매가 바지일 경우 기대 매출이 증가하는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지라는 상품 자체가 아닙니다. 바지는 사이즈와 핏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매장에 오래 머물며 직원과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 결과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던 것이 핵심이었죠. 이를 기반으로,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매장에서 직원과의 교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멤버십 제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매장에 들르기만 해도, 들려서 옷을 입으면, 여기에 자주 찾는 직원을 등록하면 그때마다 포인트를 주는 형태로요.
이처럼 고객의 행동에 대한 데이터와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마케팅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더욱 그러한데요. 왜냐하면 우리가 클릭하거나 터치하는 모든 행동이 측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떤 행동이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철저히 분석되죠. 결국,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계산해 멤버십이나 포인트 정책에 반영하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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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까지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가 사용하는 포인트나 쿠폰은 회사에서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됩니다. 매출 기여도를 평가해 필요하면 확대하거나 줄이고, 비용이 과도해지면 아예 폐지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앞서 소개한 나이키 런 클럽이나 뉴닉 오렌지 챌린지 같은 사례는 결이 많이 다릅니다. 이런 활동들은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매장 밖에서 이루어지고, 구매와는 전혀 관련 없는 행동을 요구하기도 하죠. 따라서 비용 대비 산출 효과를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단순히 선의로 이러한 활동에 돈을 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은 기대하는 바가 있기에 투자를 하는데요. 이런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은, 뚜렷한 철학을 가진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그들의 목표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신들의 철학과 가치를 전파하는 데 있는 거죠.
예를 들어, 나이키는 스포츠 정신을 추구하며, 운동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감과 혁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달리기를 즐기는 이들을 늘리고, 이를 돕는 활동은 나이키의 브랜드 미션에 완벽히 부합합니다.
뉴닉도 마찬가지입니다. 뉴닉은 세상의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하는 플랫폼이 되려 합니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글을 읽고 쓰며 반응하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이러한 활동에 투자하며, 자신들의 철학을 실현해 나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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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브랜드의 어원을 아시나요? 브랜드는 ‘불에 달구어 지진다’는 뜻에서 유래한 단어로, 본래는 가축에 낙인을 찍어 소유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상품에 쓰이면서 신뢰를 의미하게 되었죠. 믿을 만한 생산자가 만든 제품임을 보증하며, 품질과 안전을 차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과 제도적 보완으로 인해, 이제는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안전성은 보장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따라 브랜드는 단순히 신뢰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철학과 가치를 전파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가치의 일치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선택받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브랜드가 우리의 일상에 개입하는 일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겁니다. 자신의 철학을 더 널리 전파하고, 함께할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죠. 그러니 때론 브랜드가 귀찮게 느껴지더라도, 조금은 너그럽게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시점에 그들이 반갑게 느껴진다면, 아마도 당신이 애정할 만한 브랜드를 발견했다는 뜻일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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