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같은 남의 집 이야기
마흔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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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사는 사람이 바다에 사는 사람에게
  오랜만에 바다를 보러 왔어요. 여름에도 가지 않던 바다인데 어쩌다 보니 도착했습니다. 겨울 바다를 정처 없이 보며 느낀 건데, 겨울 바다는 어쩐지 그립지 않나요? 아무도 들어가는 이 하나 없는 바다는 고요하고, 우직하게 파도를 출렁일 뿐입니다. 이렇게 물이 깨끗했나 싶을 정도로 단정하고, 또 춥기도 해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합니다. 항상 그곳에 존재하면서도 마음먹고 찾기 전까지 도달할 수 없는 바다는, 닿을 수 없기에 참 아름다운 존재네요.

 

 바다를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났어요. 바다에서 사는 사람들이. 대학교에서 스치듯 만난 친구는 해변 근처에 주택을 짓고 산다고 했습니다. 부럽다는 말을 꺼내자마자 친구는, 자신이 바다 인근에서 거주함으로 인해 온 집안에 비린내가 풍긴다고 진절머리를 쳤죠. 이해가 가더군요. 저도 초등학교 때는 육교를 지나 초등학교를 향하며 맡는 바다 비린내가 그렇게 싫을 수 없었습니다.

 

 저의 오랜 친구는 바다 보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언젠가 한 번 간 부산에서, 엄청나게 고생을 하고 돌아왔다는 생각에 다신 가지 않겠다며 멋대로 부산과 절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이 여행을 같이 갔던 친구가 그날 밤 보았던 바다가 좋았노라고 반드시 다시 가자고 새끼손가락을 건네었습니다. 속내를 감추고 얼떨떨하게 건 손가락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지만, 이 긴 생애에서 한 번은 꼭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친구의 그 말 한마디로 인해 저도 그날 밤의 바다가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 보노보노는 포로리의 집에 놀러 갔다가 문득 한 가지 의문을 가집니다. 자신에게는 왜 집이 없을까. 보노보노는 포로리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포로리와 너부리는 집을 가지고 싶어하는 보노보노에게 여러 집을 찾아줍니다. 나무 속부터 호두 안, 땅굴, 동굴을 지났지만 보노보노가 원하는 집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집을 찾아 헤매는 보노보노와 마주친 야옹이 형이 보노보노에게 그의 집이 어디인 줄 알려줍니다. 보노보노의 집은 그가 살고 있는 바다, 모든 곳이었습니다.

 바다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바다와 살고 있는 사람도 있고 바다가 한 톨도 보이지 않는 땅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구 표면에는 바다가 70%, 땅이 30%라는데 생각해보면 땅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유 없이 집이란 틀에만 얽매여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너무나도 자유로운 바다가 그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땅도 머나먼 과거에 한때는 그랬을 것이니까. 물론 우리는 근본적으로 바다에서 살 수는 없지만, 바다에서 사는 수많은 보노보노들이 부러워졌습니다.

 

 바다를 보면 그립습니다. 닿을 수 없으니 이해만 할 뿐입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집으로 돌아가서 우리는 우리의 영역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땅에 사는 사람의 숙명일지도 모르겠어요. 우리 집과 바다는 닮은 것 같으면서도 참으로 먼 존재입니다. 바다가 언제나 그곳에 있어 다행입니다. 집을 지키다가 힘들어지면 언제든 그를 찾아가 머무를 수 있으니 말이에요. 우리 집도 바다와 같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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