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는 대로 사는 건, 꽤 멋진 일입니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구요.
매거진 지금부터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세상이 연결되는 282북스의 온라인 매거진입니다.
#15_이야기 꽃을 피우기까지의 에너지

꽃봉오리가 열려 꽃이 피어나는 그 순간, 꽃에게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사람의 기준에서야 얇은 막일뿐이지만. 그 안에서 세상으로 온전히 나오려면 그간 햇빛으로 토양으로부터 받아 만든 영양을 다 써야 하죠. 꽃이 되어보지는 않았지만, 피어나기 직전이 가장 아프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매거진 [지금부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피워내고 있는 탈가정 청년들은 엄청난 에너지를 쓰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힘을 내고 있다는 게 느껴지죠.

 

여러분, 사전 투표하셨나요? 저는 본 투표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이제 곧 새 정부를 맞이합니다. 사실 282북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대선이든 총선이든 후보들의 공약을 누군가 정리해둔 요약으로 설렁설렁 보고 말았거든요. 이번 선거는 괜히 더 신경이 쓰입니다. 여느 때와 다르게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각 후보들이 제시하는 국가는 모든 국민의 삶을 지켜주겠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어떤 삶은 제도 밖에 서 있습니다.

 

아직 그곳까지 우리 친구들의 이야기가 닿지 못한 모양입니다. 힘껏 자신의 이야기를 내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그곳까지 닿을 수 있도록 저희가 조금 더 힘을 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취업에 성공한 탈가정 청년 당사자 야즈와 이주 여성들의 직업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더그라운드웍스 안현정 대표가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 Interview & Edit. 미쉘 -


발행일 2025. 5. 30

| 인터뷰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서로 소개를 해 볼까요?


야즈 : 네, 저는 궤도 이탈 커뮤니티에서 탈가정 청년 당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야즈(Yaz)라고 합니다. 지금 탈가정 한 지 3년 차 됐어요.


현정 : 반갑습니다. 저는 ‘더 그라운드 웍스’ 안현정이라고 하고요. 저희 더 그라운드 웍스는 이주 여성분들과 함께 활동하는 회사이고요. 이주 여성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회사예요.

처음 시작은 이제 통번역 쪽으로 시작을 했어요. 통번역은 이주 여성들의 가장 잘할 수 있는 강점을 활용한 직업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조금 더 확장해서 해외 이커머스 마케팅에 이주 여성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우리 야즈가 인터뷰를 신청하고 난 후에 함께 할 인터뷰이로 안현정 대표님을 섭외하게 된 이유가 있어요. 사실 우리 야즈는 번역 일을 하기도 했고,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기도 했거든요. 두 분이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지요.


현정 : 저는 너무 반가웠는데, 사실 이게 ‘어른 프로보노’ 이렇게 말하니까 살짝 부담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여전히 고민도 많고, 할 것도 많고, 아직 모르는 것도 많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저의 경험들 중에서도 제가 느끼고 고민했던 것들이 혹시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흔쾌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선! 우리 야즈가 취직을 했습니다!


현정 : 와~ 축하합니다!


야즈 : 아~ 정말 감사합니다! 외국계 동영상 플랫폼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혐오 콘텐츠 올라오는 것들에 라벨링을 누군가 붙이면 그걸 검수하는 일을 하게 됐어요. 제가 영어랑 한국어랑 둘 다 할 줄 아니까 그게 장점이 될 것 같다 해서 팀에 들어가게 됐고요. 그동안 한 2년, 3년 프리랜서로 계속 번역하고 통역하고 했는데, 이제 안정적인 곳에서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좋아요.



| 축하도 하면서 한편 걱정이 되기도 해요. 혐오 콘텐츠를 관리하는 거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콘텐츠도 있을 수 있겠다 싶거든요.

야즈 : 사실 저도 그게 조금 걱정이 되긴 해요. 그러니까 다양한 혐오 콘텐츠가 올라온다 했을 때 그게 동물 학대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여성 학대가 가정 학대도 분명히 들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거든요. 그 라벨이 분명히 있을 거고. 근데 이겨내 봐야죠. 어쨌든 자본적인 기반을 저도 창출하고 싶으니까. 일은 계속할 테지만 너무 힘들어지면 선택을 또 하게 되겠죠. 사실 한 1년 반 정도를 기간을 두고 있어요. 제 남편이 미국인이어서, 그러니까 군인이어서 이제 1년 반 뒤에 떠나거든요. 그래서 너무 힘들면 1년 반 안에 끝낸다는 생각으로 조금 기한을 잡고 일해보려고 해요.


현정 : 너무 힘들면 약간 상담도 받아 가면서 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거기서 나온 혐오 콘텐츠 중에서 내가 불편한 것들이 분명히 나올 수 있는데 그 불편한 것들이 그냥 불편한 게 아니라 나의 어떤 것들을 건드려서 불편한 거다 보니까, 이미 내가 알고 있었던 문제와 더불어서 내가 모르고 있었던 불편한 자극도 나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거든요.


야즈 : 맞아요. 근데 또 한편으로는 이제 그거를 좀 치유하고 넘어갈 수 있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 우리 커뮤니티 안에서 야즈가 약간 상담사처럼 친구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아주 든든한 친구에요.


야즈 : 아~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매거진 인터뷰 신청한 이유 중 하나가 저와 비슷한 상황의 청년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싶었어요. 저와 같이 이런 가정에 있는 사람들도 만약에 읽게 된다면, 아 내가 당하고 있는 게 학대구나, 이게 잘못된 거구나, 혹은 이제 이거는 내 잘못이 아니구나 이런 걸 알면 좋을 것 같아서 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 그럼, 야즈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야즈 : 네. 그러니까 제가 생각했을 때, 그리고 상담 다닐 때 나온 결과로는 부모님들은 나르시시스트인 것 같고 그 나르시시스트 사이에서 희생양으로 자라났어요.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조부모님 어머니의 동생 그러니까 삼촌 이렇게 언니 저 이렇게 같이 살았는데, 그 안에서 저의 역할이 엄마에게는 할머니가 주지 못했던 사랑을 좀 많이 주면서도 엄마가 저한테 주는 폭력 혹은 이제 학대 경제적 통제 이런 것들을 감안해야 했어요. 그리고 엄마한테도 성추행을 조금씩 당했고, 아빠 같은 경우에는 제가 2차 성징을 시작하면서 좀 몸에 변화가 있을 때 음.. 이렇게 더듬거나 음... 좀 부적절한 터치를 하시면서 성추행을 하셨어요. 엄마랑 있는 곳에서도 대놓고 하셨는데 엄마가 그런 걸 좀 용인하셨어요. 그렇게 중학생 될 때까지 그런 관계가 좀 이어져 왔어요.

저희 언니 같은 경우에는, 집에서 언니가 부모님한테 많이 맞으면서 자랐어요. 근데 그걸 풀어 낼 대상을 저로 삼은 거죠. 부모님 없을 때 정말 많이 맞았어요. 그걸 가족들에게 얘기하면 너는 막내니까 어쩔 수 없다. 막내는 원래 그런 거다 이런 얘기 하면서 그냥 놔뒀어요.


좀 커서는 경제적 통제도 있었고요.


태어났을 때부터 제가 응애! 하고 태어날 때부터 어떻게 공부시켜서 어디를 대학을 보내서 어디 회사를 내가 보내야겠다 계획을 짜놓은 상황이었어요. 그리고 그 계획에 벗어날 때마다 폭력이 있었죠. 폭력이 아닐 때는 다른 방식의 학대들이 있었고요. 저희 언니가 받는 경제적 지원과 제가 받는 경제적 지원은 실질적인 차이가 굉장히 컸고 집에서 제가 받는 대우라든지 아니면 다른 모든 것에서 언니랑 많이 비교를 두면서 많이 차별이 있었죠.


여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학교 졸업하고 자취방이 사라질 때 부모님이 ‘이제 너 집 돌아와야지.’ 이렇게 얘기하시는데 도저히 그 집에 돌아가서 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탈가정 하게 되었습니다.


현정 : 그냥 연락을 아예 끊고 나온 거예요?


야즈 : 네 맞아요. 연락이 오긴 했었어요. 원주에 살고 있었는데, 내가 너를 케어를 너무 안한 것 같다, 만나자, 집에 가겠다.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서울에서 만나자 하고 만날 날을 잡았죠. 지금은 남편이지만 그때 당시 남자친구를 데리고 갔어요.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만나서 얘기를 잘못했다가 뭔 일이 터질까 비슷한 환경에 있는 애들 얘기 들었을 때도 걱정이 되고 해서 건대에 카페를 잡아서 남편 데리고 갔죠.


부모님이 오셨고 제가 준비한 얘기들을 쫙 읽었어요. 다시 안 볼 생각으로. 이런저런 거 이렇게 힘들었던 거 내용 착착 착착 정리해가지고 그동안 하고 싶었는데 못 했던 말들 다 차근차근하게 얘기했어요. 원래는 더 얘기를 나눌 생각이었으나, 부모님 반응이 실망스러웠어요. 엄마는 계속 변명하려고 하시고 안 들으시고 아빠도 안 들으시고 그냥 눈 감고 그냥 있더라고요. 더 얘기 나눌 필요가 없겠다 싶어서 그냥 떠났어요.



| 부모님이 그때 무언가 다른 액션을 취했다면, 그러니까 서로 대화가 좀 되었다면 상황이 조금 달라졌을까요?


야즈 : 만약에 사과를 하던, 부모님이 스스로 행동을 인정했으면. 그러면 이렇게 다 닫진 않았을 것 같아요. 그 자리에 앉아서 얘기도 좀 더 들어봤을 것 같고 무슨 마음인지도 좀 들어봤을 것 같아요. 진심으로 뉘우치고 내가 정말 진심으로 미안하다 이렇게 말을 했으면 조금 고려를 해보긴 했을 텐데 그래도 여전히 거리를 뒀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대화가 그때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지내면서 이런 것들을 얘기하면 항상 같은 패턴이었어요. 그때만 미안하다고 하고 한 며칠 지나면 딱 원상복구하고 약간 지킬앤 하이드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 야즈의 원가정은 가정 형편이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야즈 : 네, 맞아요. 엄마는 한국은행 다니셨고 아빠는 GM에서 거의 높은 직급 거의 임원 바로 밑 단계까지 올라가셔서 경제적으로 가난하거나 하지 않았어요. 이상하긴 한데 엄마가 얼마 버는지는 집안사람 아무도 모르는데, 그래도 상당히 있을 거라고 예상이 되고 아빠 같은 경우에는 연봉을 저한테 보여주셨어요. 예전에 막 추어탕 먹다가 갑자기 아빠가 뭘 보여주시는데 그게 1억 넘는 연봉. 그래서 그때 보고 좀 더 충격 많이 받았었어요.



| 그럼 외부에서 봤었을 때는 야즈네 집은 되게 부자이고 잘 살고 부모님도 똑똑하시고 하니까 되게 화목하고 잘 살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집으로 보였겠네요.


야즈 : 네, 맞아요.


현정 : 그 안에서 본인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밖으로 누군가한테 얘기한 적 있어요?


야즈 : 학원 선생님이나 친구들한테 얘기한 적이 있었어요. 언젠가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온 적이 있었어요. 저희 집이 좀 쓰레기 집이었어요. 문을 열면 정말 발 디딜 틈 없이 물건이 가득했고, 물은 상해서 파리같이 벌레 죽은 거 떠다니는데도 그대로 두고.


좀 그랬는데 애들이 오는 날이면 엄마가 엄청 이쁘게 꾸미고 화장 막 하고 엄청 친절하게 간식 주고 집도 청소되어 있고 그러는거에요. 어릴 때 그게 너무 이상해서 엄마는 애들 올 때만 이렇게 깔끔하게 있는다고 애들 있는데서 말했는데 엄마가 나중에 애들 다 가고 나서 그것 때문에 엄청 때렸거든요. 너는 왜 그런 얘기를 애들 앞에서 하냐면서.


학교 자체에 제 이미지도 그냥 말씀하셨던 그런 잘 사는 집에 그냥 공부를 열심히 하고. 얘는 별 걱정 없는 애야. 우리가 걱정해서 뭐해 약간 이런 위치였어요. 그래서 학교에 얘기해도 소용없었어요.


그냥 미술 학원 선생님이었는데 제가 하는 얘기를 듣고 걸 들어주시고 그랬어요.

| 엄청난 시간을 보냈네요. 탈 가정하고 나온 직후 몇 년간 좀 친구들이 불안해하고 힘들어해요. 야즈도 약간 그런 기간을 겪었어요. 숨어 지내기도 하고. 그 시기를 또 이겨내고 지금 취직도 하고, 자기 일을 또박또박 잘 찾아나가는 것 같아요.


현정 : 번역 일은 이제 안 할 거예요?


야즈 : 계속할 거예요. 제가 집 돌아와서 일하면은 되고, 사이드잡으로 주말에 해도 되니까, 계속 유지하고 싶어요.



| 여기 더 그라운드의 역할을 보면 어떠한 사람, 특히 이주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견하고 직업적으로 연결해 주는 일을 하는 곳인 것 같아요. 우리 야즈는 스스로 생각했을 때 본인이 어떤 능력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야즈 : 능력. 저는 어떤 텍스트나 영상 같은 걸 볼 때 혹은 사람들이 얘기할 때 그 밑에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같은 걸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그런 걸 눈치챌 수 있고 읽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힘으로 번역을 계속하는 게 아닐까 해요.

제가 워터 테라피도 배워서 나중에 무언가를 하고 싶기도 하고, 작년에 플러스 사이즈 모델 일을 뚫어서 하고 있기도 해요. 닥치는 대로 일을 다 했거든요. 그림을 그려서 SNS에 올리기도 하고, 브런치에 글을 쓰기도 하고 이것저것 많이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더 다양한 능력을 찾아보려고 하고 있어요.


현정 :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고 계시는데 그게 지금 나의 관심사를 찾아보기 위한 건지 아니면은 그냥 다양한 것들에 흥미를 가지고 있고 약간 취미생활로서 접근하는 건지 직업이나 지식적인 부분을 넓혀가기 위함인지 그런 부분이 궁금한데요?


야즈 : 지식으로 넓혀가려고 하는 부분도 있고 취미로 가져가는 부분도 있어요. 그림 그리기나 그런 플러스 사이즈 모델 하는 거는 취미로 하는 거구요. 워터 테라피 같은 경우에는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물리치료라든지 신체 그런 거 도움받아가지고 공부도 하고 다른 약간 취미 영역이랑 공부 영역이랑 이렇게 같이 있는 것 같아요.


현정 : 왜 그렇게 다양한 일을 하고 싶어요? 일을 하는 목적이 생계를 위한 돈을 벌기 위함일까요?


야즈 : 지금 하고 있는 일의 1차 목적은 돈이 맞아요. 면접 볼 때 이제 저는 어쩌고저쩌고 이런 열정이 있어서라고 말은 하긴 했지만요. 회사는 돈이 목적인 게 가장 크지만 통번역은 진심으로 하고 있어요. 재밌어요. 돈은 회사 다니는 걸로 벌 것 같고, 다른 것들은 좀 나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가를 보는 것 같아요.



| 대표님은 어떤 일의 가치를 두고 여성들한테 이런 일들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일의 가치는 뭐예요?


현정 : 이 일의 가치는 저도 종교적인 이유가 1순위예요.

네 종교적인 이유가 첫 번 째라고요. 저는 이주 여성들 모습에서 저는 저를 보는 것 같아요. 이주 여성들을 만나고 일자리 창출하고 일자리 교육하고, 일자리 연계를 하긴 하지만 현재 실은 가장 많이 하는 부분이 저는 교육이에요. 교육을 하다 보면은 만나는 분들이 대부분은 통번역에 대해서 관심은 있고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세요.


교육 현장에서 만났던 한 분에게 제가 왜 이 일을 하세요?라고 물었더니 하셨던 얘기가 ‘아이가 학원을 다닐 때 학원비를 내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리고 아이가 먹고 싶은 거 했었을 때 뭘 하나 사줬으면 좋겠고 아이가 대학을 가게 되고 그랬었을 때 내가 좀 모아서 내가 원하는 대학을 마음껏 갈 수 있게끔 그렇게 해주고 싶다’라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때 저희 엄마가 떠오르더라구요. 엄마 같은 경우에도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공부를 시작하셔서 취업하셨거든요. 엄마한테 일을 왜 시작하게 되었느냐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러시더라구요. ‘너희에게 오렌지주스를 사주고 싶었다.’라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아버지 급여로 유리병에 들어있는 오렌지주스를 매주 하나씩 배달 시켜주고 싶었는데 그럴 경제적 여유가 안되어서 그걸 정말 사주고 싶어서 일을 시작하셨대요.


이주 여성들도 우리와 똑같이 자녀를 키우며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싶은 한 국민이고, 자녀를 양육을 하고 나서 어느 정도 키우고 이제 본인도 사회생활을 하고 싶어지잖아요. 모든 경력 단절 여성들의 공통된 거잖아요. 근데 정보가 없는 거예요. 특히 이주여성들은 한국에서 학교생활을 하지도 않았고, 본인에게 맞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창구가 아주 적어요. 가족이라든지 속한 커뮤니티에서만 가지고 있는 한정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뿐이거든요. 취업에 관련돼서 이제 저도 좀 방황을 많이 겪었던 경험이 있다 보니까, 내가 뭔가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싶었어요.



| 이주여성들에게 무언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계신 것 같아요.


현정 : 기회가 없는 분들한테 기회가 될 수 있게 약간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야즈는 그런 기회를 만난 적이 있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생각했을 때 내 삶을 바꿨던 기회에는 뭐 어떤 게 있을까요?


야즈 : 일단 이 궤도 이탈 커뮤니티에 들어온 거. 그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사회에서 제가 겪은, 겪고 있는 이 상황을 친절히 대해주지는 않잖아요. 뭐 어쩌라고 이런 느낌들을 많이 받았어요. 사회로부터 좌절감을 느낄 때가 있는데 혹은 숨통이 좀 쪼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여기는 나와 비슷한 청년들이 있고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이런 것들에 위안을 많이 얻고 그래요.



| 이 인터뷰하기 전 사전 질문 중에 요즘 고민 같은 게 뭔지 물어보는데, 그 내용을 쓰다가 야즈가 조금 힘들어했거든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지금 새로운 출발 지점에 서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야즈의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분은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어요?


야즈 : 사실 인터뷰하기 전에는 제가 하는 일들이 다 돈이 목적이었어요. 근데 대표님 얘기해 주시는 걸 이렇게 듣고 있는데 열정이 느껴지기도 하고, 열정이 있는 사람 눈이 참 반짝반짝하는구나. 생각이 들어요.

자신이 실제 느낀 것, 자신이 일궈낸 것들에 온 마음을 쏟은 거니까 내 일이 잘 됐으면 좋겠고 하는 마음들이 얘기할 때 드러나는 것 같아요. 내가 나는 이런 역할을 맡았고 난 이런 직급이고 막 이런 게 아니라 ‘난 진짜 이런 걸 하고 있어.’ 하면서 이런 마음을 쏟을 수 있는 게 엄청 감명 깊었어요.


현정 : 저요? 꿈이 큰데 너무 커서 언제 도달할지 알 수 없지만 아주 큰 꿈 이어 가지고 저는 그거를 가려면 아주 89세까지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에요. 우선은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 새로운 직업군을 개발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주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저는 언어라고 생각을 해요.

양쪽 언어를 쓸 수 있다는 거 양쪽 문화를 잘 아는 거 이거를 통해서 또 잘하실 수 있는 게 뭘까 하는 고민을 하고, 이걸 활용해서 지속적으로 이주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직업을 발굴해 보려고 합니다.



| 오늘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한테 뜻깊은 자리가 되었길 바랍니다!


탈가정 청년들은 매월 만나고 있어요.
2025년 5월 4일 [RUN YOUR WAY]
청청모(청년을 돕는 청년들의 모임)와 함께 탈가정 청년이 달렸습니다.

중도 포기하지 않고, 하프! 10km! 5km! 3km!를 걷고 달렸습니다. Run Your Way! 티셔츠에 새겨진 문구처럼, 우리 청년들이 자신만의 길을 씩씩하게 자신의 속도로 걷고 달리길 바라봅니다! 햇살 좋은 날 한강을 함께 걷고 달리며 좋아하던 청년들의 얼굴을 보며 가을 마라톤도 추진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
2025년 5월 24일 [미션임파서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을 보고 왔어요! 청청모 강효미.이윤정 아너님들은 영화 마케팅 회사를 운영 중이신데요!

이번에 마케팅 하고 있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상영회에 초대해주셨습니다. 지난 2월 검은 수녀들 이후 오랜만에 함께 보는 영화였어요! 
여러분, 미션임파서블 보세요~ 재밌습니다👍
서울시의회에 청원서류를 접수 했습니다.

서울특별시 탈가정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발의되고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조례안 논의를 촉구하고 조속한 심의 및 의결 요구에 관한 청원을 접수했습니다. 함께해주신 160명의 연서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조례 소관 상임위원회인 도시계획균형위원회에서 심사가 이뤄지도록 5월 27일 청원이 회부된 상태입니다.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탈가정 청년들의 크고 작은 삶의 고민을 나누는 공간
탈가정 청년들이 삶을 살아가며 하게 되는 크고 작은 고민들을 좋은 어른들과 나누며
함께 해결해 가기 위해 만들어진 익명 공간입니다.
탈가정 청년이라면 나누고 싶은 고민을! 어른이라면 청년의 고민에 답해주세요!
[궤도이탈]은 표준적 삶의 궤도를 벗어나 자신만의 궤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주식회사 282북스의 사회적 프로젝트입니다.
그 첫 번째 삶의 궤도로 ‘탈 가정 청년’의 이야기를 전하는
[궤도이탈; 청년 독립 선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프로젝트는 서울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청청모 지원사업]으로 운영됩니다.
주식회사 282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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