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설날 잘 보내셨나요? 지적인 당신을 위한 인사이트, SBS D포럼에서 보내드리는 SDF다이어리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좀처럼 가족들이 모이기 힘들었던 지난 3년이었는데요. 이번 설에는 오랫동안 못 봤던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과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는 동시에 녹록치 않은 경제 상황에 대한 걱정도 많이 나눈 연휴였는데요.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 (WEF∙World Economy Forum)에서 내놓은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도 이런 우려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매년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은 저명한 기업인 정치인 경제학자 저널리스트 등 정‧재계 리더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세계 경제에 대해 토론을 펼치는 국제 민간 회의인데요. 우리에겐 ‘다보스 포럼’으로 더 익숙합니다. 한편으로는 선진국 혹은 엘리트들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본다는 비난도 있지만, 이 포럼에서 토의된 많은 내용들이 실제 국제 사회와 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해마다 그 논의에 어떤 화두들이 등장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올해는 ‘분열된 세계 속 협력’이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2023.1.16.~20]
지난달 11일, WEF가 포럼을 앞두고 열여덟 번째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학계, 기업, 정부, 국제 사회 및 시민사회 전문가 1,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리스크 인식 조사(Global Risks Perception Survey, GRPS) 결과를 바탕으로 심층 분석한 보고서인데요. 세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어떤 요인들을 세계를 위협할 요소로 뽑고 있는지, 오늘 SDF다이어리에서는 보고서의 핵심적인 내용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출처: 세계경제포럼 글로벌 리스크 인식조사 2022-2023
보고서는 글로벌 리스크를 단기와 장기로 나눠 예측했는데요. 향후 2년간 전 세계가 직면하게 될 가장 심각한 위기 중 1위는 생계비의 위기 (Cost-of-Living crisis)였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위기가 이미 시작됐고, 인플레이션의 압박으로 취약계층이 붕괴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래 표를 보면, 소득 그룹별 생활필수품 중 저소득층의 생활필수품에서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두드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과를 보면서 최근 ‘난방비 폭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현실과 꼭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요. 보고서는 세계적인 생계비 위기가 지속되면 사회의 취약계층 비율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자연재해와 극단적 날씨 변화, 지정경제학적 대립, 기후변화 완화 실패, 사회 통합 약화와 사회 양극화, 대규모 환경 훼손 사건, 기후변화 적응 실패, 사이버 범죄 확산과 불안한 사이버 보안, 천연 자원 위기, 대규모 비자발적 이동이 뒤를 이었습니다. 

출처: 세계경제포럼 글로벌 리스크 인식조사 2022-2023

그렇다면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칠 위험 요소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무려 1~4위까지를 기후위기를 비롯한 환경 이슈를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완화 실패 (1위), 기후변화 적응 실패(2위), 자연재해와 극단적 날씨 변화(3위),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4위)에 이어 천연 자원 위기(6위), 대규모 환경 훼손 사건(10위)까지, 10위 안에서 절반이 넘는 6가지가 기후‧환경적 이슈입니다. 

단기(2년) 위험에서는 18위였던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가 장기(10년)의 위험에서는 무려 4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생물다양성 감소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그 심각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후, 환경의 이슈는 상호 연결성이 강하기에 그 무엇보다 ‘복합적’으로 대응해야만 하는 이슈인데요. 

보고서는 생물다양성 보존에 초점을 맞추면서 회복력을 갖추고, 전 세계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전 지구적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나라별로 지금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무엇인지도 보고서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121개국에 위험요소 35가지를 제시하고 앞으로 2년 안에 닥칠 ‘가장 큰 5가지 위험’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출처: 세계경제포럼 글로벌 리스크 인식조사 2022-2023

‘급격한 물가 상승 혹은 인플레이션 지속’이 1위에 올랐고, ‘불법 경제 활동 급증’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원자재 공급 위기 심화’와 ‘원자재 가격 충격 심화’가 동률로 공동 3위, ‘자산 거품 붕괴’와 ‘부채 위기’ 역시 동률로 공동 5위를 차지했는데요, 여러 위기 항목 중 ‘경제’ 관련 분야에 대한 우려가 눈에 띄게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 경제가 중요하게 나온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렇게 경제 이슈에 대한 우려만 뚜렷하게 강조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합니다. 지금과 같이 모든 위기가 복잡하게 교차하는 시대에 우리 사회가 아직 사회와 환경 등 다른 이슈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고, 여전히 모든 관심이 경제에만 있는 불균형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많이 아쉬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보고서는 지금 전 세계가 아주 ‘오래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합니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위기는 새로우면서도 동시에 기이할 정도로 친숙한 위험이라는 의미였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 생계비의 위기, 지정학적 충돌 등과 같은 것들입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실제로 21세기에는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물리적 전쟁’이 우리 앞에 참담히 펼쳐지고 있으며, 그 오래된 위험에 더해 기후 위기와 같은 새로운 글로벌 리스크들은 몸집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현 세대의 비즈니스 리더들과 공공정책 결정자들 또한 경험한 적이 드문 다중위기의 시대라고 진단합니다. 다중, 복합 위기의 시대, 누구 한 사람에게만 해법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여러 분야를 동시에 보면서 함께 행동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다소 진부한 말이 새삼 깊이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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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DIARY 를 만드는 사람들
이정애 기자 다양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믿으며 SBS D포럼을 총괄 기획해 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 시사고발프로그램 ‘뉴스추적’ 등을 거쳤으며 2005년부터 ‘미래부’에서 기술과 미디어의 변화,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떻게 다르게 같이 살아가야 할 지 고민해 오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 5년 뒤, 10년 뒤에 세상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요? 조금이라도 엿보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찾아보고 여기저기에 물어보고 있습니다. 2004년에 입사해서 정치와 사건사고 기사를 주로 썼습니다. 급성 백혈병을 앓아서 휴직을 했다가 최근에 미래팀으로 복직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백혈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김민정 기자 : 알아주는 SF 덕후입니다. 디지털 기기의 노예의 하나로 살아가고 있으며 기술의 변화가 인간의 뇌와 내면, 그리고 사회 제도에 끼치는 영향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미래팀에서 구독자님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2014년부터 기자생활을 시작해 그동안 사건, 법조, 교육, 탐사보도부, 정당, 통일·외교 분야의 건조한 기사를 주로 썼습니다.

최예진 작가 시사뉴스선거 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했고 2018년부터 D포럼을 기획구성하고 있습니다지식 포럼을 조금 더 대중 친화적으로, '가까이 와닿는포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최성락 피디 : 오늘에 안주하지 말고 내일을 요리하자! SDF의 도전에 깊은 맛을 불어넣고있는 PD입니다.

최유진 작가 :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 많은 작가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것에 큰 성취감을 느끼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SBS D 포럼을 만들며 배워나가는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유익한 콘텐츠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박준석 프로그램 매니저 : 다양성, 꿈, 데이터, 민주주의, 존엄성을 화두로 깨어있는 개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SBS D포럼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팀원들과 함께 행복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SBS D포럼이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으로 한걸음씩 잘 진화해 나가기를 기원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하게도 그 선한 영향력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세종 촬영감독 : 현재 SDF 팀의 촬영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협업을 중요시하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신소희 아트디렉터 : SDF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공감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제 손이 닿은 곳에서도 공감과 에너지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송현주 마케터 : SDF의 SNS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SDF의 지식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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