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V. LETTER

Meet Social Value, 사회적 가치를 만나는 MSV 뉴스레터에서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포용적인 디자인' 그리고 '접근성'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에디터 김병수 미션잇 대표 ㅣ 매거진 MSV 발행인
도시에서의 경험을 좌지우지 하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여행을 갔던 경험을 떠올려봅시다. 고층의 스카이라인이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곳, 전통 가옥과 신식 빌딩이 조화를 이루는 곳, 넓은 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의 머릿 속에 떠오르는 장소들은 시각적인 경험에 의하여 대부분 만들어졌습니다. 그만큼 공간에서는 시각적인 환경이 매우 중요하죠. 시각 환경의 질이 그 사람이 어떤 공간안에 있을 때의 반응할 수 있는 정도를 극대화시키기도 하고 최소화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시는 어떻게 경험될 수 있을까요? 

superkilen park by BIG-bjarke ingels group 
image by iwan baan | the ideal city / p.19 / SPACE10 + gestalten 2021
강렬한 색채로 시각적인 임팩트를 주는 비야케 잉겔스 그룹의 슈퍼키렌 공원

" 빌딩과 공원과 도시 여기저기에서 볼 수 없거나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경험하는 사람들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기쁨에 어떻게 말을 걸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접근성 디자인은 단순히 접근을 허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긍정적인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

지난 주 인터뷰를 진행한 전맹 시각장애인 건축가 크리스 도우니Chris Downey의 인상깊은 말입니다.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다른 감각으로 도시를 경험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시는 행복한 곳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으로 어떻게 도시에서의 경험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요? 도시에서의 경험은 사람이 지닌 감각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일어납니다. 시각장애인이 보행을 하는 데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잘 정비된 도시의 보행로는 소재뿐 아니라 충분한 폭, 때로는 적절한 신호등 안내음이 필요하죠. 주 보행로에 턱이 없어서 넘어지지 않고 안전하게 갈 수도 있다면 보행 경험은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이는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영유아 동반자나 노인 그리고 휠체어 이용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포용력 있는 도시는 상당히 넓은 개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상태의 포용적인 도시 또는 디지털 접근성이 잘 되어있어서 누구나 도시 내의 기반 시설에 접근 가능한 도시로서의 포용 도시 개념이 익숙할 것입니다. 한편 개발도상국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전기 에너지 공급에 차별이 없는 도시 혹은 지역사회, 범죄율이 낮고 치안으로부터 안전한 도시 등의 개념으로도 적용이 됩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포용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해 참조가 될만한 여러 인사이트들을 싣고자 합니다.


▾ 크리스 도우니가 궁금하다면 아래 TED 영상을 참조해주세요.

출처 : https://www.ted.com/talks/chris_downey_design_with_the_blind_in_mind

건축가이자 컨설턴트인 크리스 도우니는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시각장애인 건축가이다. 46년간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살다가 2008년 뇌종양 수술 이후 3일 만에 전맹 시각장애인이 된 그는, ‘최대한 빠르게 일상생활에 적응하자’라는 미션을 스스로에 주어, 6개월 만에 회사에 복직하였고 혼자서 출퇴근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도심 속에서 더욱 풍요롭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미국 보훈부(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의 시각장애인 재활 센터, 뉴욕시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주택 개조, 듀크 대학교 안과 센터, 샌프란시스코의 환승 센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또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접근성과 유니버설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의 비영리 단체인 Lighthouse for the Blind의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즐거움과 기쁨'을 위한 디자인
크리스 도우니 Chris Downey
MSV : 포용력 있는 도시를 디자인을 진행하기 원하는 건축가, 디자이너들에게 조언을 부탁합니다.

크리스 :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 능력을 가지고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상상해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정말 깊은 이해를 가지고 몰입해보는 수준까지 가야 합니다. 물론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상상하기란 쉬운 게 아니죠. 하루 종일 눈가리개를 한 상태로 생활을 해본 후 내가 시각장애인의 삶을 경험해봤다고 할 수 없고, 실제로 그걸 해봤다면 여러분은 ‘두려움'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은 ‘두려움’을 위한 디자인이 되는 것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접근성이라는 아이디어는 그것보다 훨씬 더 풍성합니다. 거기에는 ‘즐거움'이란 개념도 존재합니다. 어떻게 하면 ‘즐거움과 기쁨'을 위한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 빌딩과 공원과 도시 여기저기에서, 볼 수 없거나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경험하는 사람들의 경험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기쁨에 어떻게 말을 걸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접근성 디자인은 단순히 접근을 허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긍정적인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당연히 깊은 수준의 이해가 필요할 것입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깊이 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고 관련된 자료들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편견이나 선입견들을 깨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장애로 인한 불편함에 집중하는 디자인이 아닌 그들이 가진 능력의 긍정적 측면을 보는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도시Ideal City의 핵심적인 원리
사이먼 캐스퍼슨 Simon Casperson, SPACE 10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SPACE 10 | IKEA의 연구와 실험적인 디자인을 위해 2015년 설립된 조직


Q. 이상적인 도시의 핵심적인 원리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살기에 더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중요한 다섯 가지 기본 원칙을 정의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더 좋은 도시란, 더 친환경적이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이며, 안전한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도시는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죠. 더욱 만족감을 느끼며 더불어 살 수 있도록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는 도시입니다. 한편으로는 기후 위기에 잘 대처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생산력이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위와 같은 이상적인 도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5가지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 https://youtu.be/PkrA2A78qeY

Space 10 에서 지난 2월 제작한 The Ideal City 를 소개하는 컨셉 영상.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는 도시의 유형이 다채롭다.
01 풍부한 Resourceful 도시는 이상적으로 자급자족하고 *자원이 순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생태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함을 의미합니다.

*에너지, 물, 소재 등 도시 내에서 산출되는 여러 가지를 낭비하거나 폐기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활용하는 개념이라 볼 수 있다.

02 접근 가능한 Accessible 접근 가능한 도시는 다양성, 포용성 및 평등을 위해 건설되는 동시에 모든 주민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을 제공합니다.

03 공유하는 Shared 공유 도시는 공동체로서의 소속감과과 서로 협력하며 살아갈 수 있는 끈끈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도시 내의 공유주택에서 부터 이동을 위한 모빌리티 제품 까지 공유 도시의 요소는 다양합니다.

04 안전한 Safe 홍수나 폭염 등 기후 변화로부터 탄력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안전한 도시로서 모든 종류의 상황으로 부터 시민들이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05 유용한 Desirable 신체 공학적으로 적절히 설계되어 (보행이나 설비 등에 차별 없이 접근가능하며), (시민에게 필요한 기반 시설을) 모든 것을 도보로 15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휴식, 웰빙, 학습을 위한 매력적인 공공 공간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활동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통해 시민들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합니다.


Interview by designboom


ODA 의 뉴욕 공공 공간 프로젝트 컨셉 'beyond the street'
에란 첸 eran chen,ODA 파운더 & 디렉터


ODA 뉴욕을 본사로 두고 있는 글로벌 건축 회사

'beyond the street' 프로젝트 컨셉 영상
일반적인 팝업스토어 아녜요? 라고 반문하는 약간의 부족함을 표시하는 의견도 있지만
도시의 공공 공간을 누구나 접근 가능한 구역으로 변화시켜가는 취지에서 인상깊다.

Q. 펜데믹이 'beyond the street'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영향을 주었나요? 또한 펜데믹 이후로 뉴욕의 공공장소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나요?

에릭 첸 Eric Chen 저는 오랫동안 접근 가능한 녹지 공간이 공공장소에 만들어지는 것을 지지해왔습니다. 특히 펜데믹 이후 이러한 니즈는 뉴욕커들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많은 사람들도 중요하게 느끼는 바일 것입니다. 또한 뉴욕과 같은 도시의 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공공 영역을 확장해야 할 본질적인 필요성이 있죠. 'beyond the street' 프로젝트는 특히 포스트 코로나 이후 세계적으로 중복되는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첫째로 도시 건물의 1층을 차지하고 있던 소매점들의 쇠퇴인데, 이러한 것들을 대체하기 위해 더 매력적이고 포용력 있는 공간 설계가 되어야 합니다. 건물에 살고 있는 부유한 몇몇만 접근 가능한 공간이 아니라 더욱 민주적이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1층에서의 경험은 도시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뿐 아니라 시민과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Interview by design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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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도우니와의 1:1 인터뷰는 MSV 매거진 2호 Job [Special Talk]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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