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방범대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간 애니메이션 오프닝 OST <야옹방범대>
그리고 장애가 있는 고양이를 반려하니 자주 아파서 병원 많이 다닐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아파서 병원에 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사실 집고양이들 병원 1년에 많아야, 한 두 번 가잖아요. 장애가 있다고 해서 다르지 않고, 대신 임시 보호할 아이가 올 때, 그때 병원에 많이 가는데 고양이가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거예요. 장애가 없는 아이들도 구조하면 초반에는 건강 상태 파악을 위해 병원에 가는 것처럼요.
필요한 검사를 받고 결과를 보고 완치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 아니면 장애를 갖게 된 걸 받아들이고 평안하게 살게 할 것인지 판단하기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병원에 안 데려갔다가 나을 기회가 있는데 놓치게 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거든요. 이 과정에서 제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금전적으로도 병원비가 많이 나오기는 하죠. 이 문제는 전적으로 보호자에게 달려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처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할 것도 없고요.
또 동물병원은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지금이야 제 주관이 생겨서 수의사 선생님이 하는 말씀을 바탕으로 저도 잘 생각하면서 판단할 수 있는데요. 그 전엔 그런 걸 잘 몰라서 보호자의 편이 아닌 동물병원들도 있다는걸 직접 경험함으로써 알게 됐어요. 장애는 나쁜 게 아니고, 그렇게 살 수도 있는 건데 나을 수 있을 거라는 병원 측 말에 수백 수천만 원을 병원비로 썼지만 결국은 나아지지 못한 반려묘 보호자도 봤고요. 병원에서도 안 되는 거는 안 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애도 하나의 개성으로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이 참 좋네요. 비장애묘를 디폴트로 보지 않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반려 고양이들 외에 구조와 임시 보호도 꾸준히 하시는데요.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도 임보를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해요.
구조랑 임보하는 자체는 힘들지 않아요. 정말로요. 초반에 좀 병원에 가야 하는데 때에 따라 집 근처 병원이 아닌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차로 다녀야 하는데 이동시간이 길다 보니 운전하다가 현타가 올 때가 있죠. 내 인생을 이렇게 쓰는 게 맞나. 근데 또 집에서 애들 다 나아서 잘 노는 모습을 보면 그런 마음은 다 사라져요.
하지만 같이 살 비비면서 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데요. 제일 처음 임시 보호 하다가 입양 보낸 친구를 입양자 집에 데려다주고 나와서 주차장에서 엄청나게 울었어요. 그 뒤로는 정을 안 붙이려고 일부러 노력해요. ‘이 친구는 가족을 만나면 떠날 친구고 그 뒤에 또 다른 애가 올 수 있어. 나는 그냥 임시 보호 하는 기계야'라고 생각해요.
임보 중인 애들이 저랑 앙후정동이 침대에 누워있으면 꼭 끼고 싶어 하거든요. 저랑 애들 있는 방향으로 와서 누워요. 그럼 제가 반대로 등을 돌려요. 관심 안 주려고 그냥 핸드폰 해요. 더 친해지면 제가 힘들 것 같아서요.
늘 임보할 때 (정말 입양을 가지 못하면) 제가 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데려오긴 하는데 막상 입양을 가고 나면 너무 후련한 거에요. 그리고 예전엔 입양 보낼 때 실수도 좀 해서 이상한 곳으로 입양을 보낸 적도 있지만 요즘에는 다 너무 좋은 가정에 입양 가서 그곳에서 사랑 많이 받아 저희 집에 있을 때 보다 훨씬 얼굴이 좋아진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