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 커뮤니티팀 이야기
책은 사람이 만듭니다. 
보름유유는 책의 세계를 궁금해하는 독자께 다양한 책과 사람 이야기를 전합니다.
가끔은 유유책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합니다.

보름유유 구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멍케터 전민영입니다. 설날을 앞두고 있는 지금, 레터를 쓰고 있어요. 15일에 도착한 메일이지만, 아마 대부분이 명절 연휴 끝난 뒤 출근해 메일을 확인해 주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명절 잘 보내셨죠? 쌓인 메일 중에 보름유유를 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난 연말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만큼 저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최근 저에게 가장 재미있었던 일 첫 번째! 고베에 찾아가 우치다 다쓰루 선생님을 만난 일이었고요. (손 하-트🫶🏻)

두 번째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 무인양품과 협업하여 전시를 오픈한 일이었습니다.

새해와 신학기를 맞이하는 분들에게 유유가 꾸준히 말해 온 배움의 기쁨과 공부를 돕게 할 책들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로 함께할 수 있었답니다. 전시는 무인양품 강남점 4층에서 3월 23일까지 진행하니까, 근처 지나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한번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도서전에서 불티나게 팔렸던 땅콩 키링도 있어요, 속닥속닥🥜)


전시를 준비하면서 기획부터 설치까지 저를 정말 많이 도와 주신 분들이 계셨는데요. 바로 무인양품의 커뮤티니팀 홍보림(이하 림) 매니저님부터 지숙(이하 숙), 김민지(이하 민), 김강민(이하 강) 커뮤니티 매니저님들입니다. 이번 기회에 네 분과 기분 좋은 삶에 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어느새 무인양품 팬이 되어 버린 멍케터.. 그 이야기 한번 들어 보실래요?  

상품이 아닌 생활의 형태를 권합니다

(왼쪽부터) 김강민, 김민지, 지숙, 홍보림

멍케터(이하 멍): 안녕하세요. 약 3주 만에 인사드리네요. 다시 뵙게 되어 기쁩니다.😊 매니저님들 덕분에 강남 한복판에 유유의 책이 이렇게 멋지게 진열되어 많은 독자님들을 만날 기회를 얻었어요. 다시 한번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이번에 무인양품 매장에서 몇 차례 워크숍 및 전시를 함께 진행하면서 무인양품 ‘커뮤니티팀’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무인양품 커뮤니티팀은 어떤 일을 하는 팀인가요? 

: 저희는 무인양품을 중심으로 지역과 사람, 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유의미한 활동들을 찾아가며, 만들어 내는 팀입니다. 크게 워크숍, 전시, 강연의 성격을 가진 Open MUJI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매월 운영 중인 연결되는 시장, 그리고 무인양품의 자원선순환 활동 ReMUJI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무인양품은 ‘소재의 선택’ ‘공정의 점검’ ‘포장의 간략화’라는 세 가지 이념과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철학을 갖고 전반적인 생활 방식을 제안하고 있어요. 이러한 브랜드의 철학과 이념을 바탕으로 점포가 지역의 커뮤니티 센터 역할을 실행해 내고, 기분 좋은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다양한 일들을 도모하고 있죠.

: 음.. 들어 봤을 땐, 팀에서 하는 일은 상품 기획이나 판매, 즉 회사의 매출에 영향을 주긴 어려운 일 같은데, 다른 사기업과 다르게 왜 이런 일들을 하시는지 좀 더 알고 싶어요.

: 무인양품은 ‘이 상품을 사야한다’는 주장보다 ‘이 상품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하나의 상품이 아닌 생활의 형태를 권하는 브랜드예요. 무인양품의 상품들을 보면 이러한 철학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저희 커뮤니티팀뿐만 아니라 상품이나 프로모션을 기획할 때도 사용자의 환경을 고려하고, 이것이 과연 생활에 도움이 되고, 이로운 일인지 한번 더 생각합니다. 사실 무인양품은 고도경제성장 이후 온 세상이 브랜드를 지향하던 과잉소비시기에 ‘상표가 없는 좋은 품질’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비워 냄을 통해 더 나아지는 것을 표방하며 생겨났는데요. 아직까지도 그 마음을 잃지 않고 무인양품의 생각을 고객에게 잘 전달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이러한 브랜드 철학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브랜드에 비해 조금 더 다채로운 형태로 기분 좋은 생활을 제안할 수 있고요. 감사하게도 커뮤니티팀은 이러한 활동에 조금은 특화되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실 저희는 Open MUJI 프로젝트 일환으로 인연이 시작되었잖아요? ’무인양품’ ‘MUJI’라는 브랜드는 익숙하겠지만, ‘Open MUJI’는 사람들은 아직 많이 모르는 거 같아요. 독자들에게 소개해 줄 수 있을까요?

: Open MUJI란 무인양품 커뮤니티팀이 발견한 ‘기분 좋은 활동’을 워크숍이나 전시로 소개하며 고객분들과 만나고자 마련한 공간입니다. 현재 4개 지점[강남점, 스타필드 고양점, 롯데월드몰점, 타임스퀘어점]에서 정기적으로 전시와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어요.

먼저 전시는 무인양품 강남점과 롯데월드몰점에서 진행합니다. 현재 강남점에서 전시 중인 ‘유유출판사’와 같이 멋진 창작자분들의 이야기나 상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마음이란, 유유출판사 전시] [작업가의 도구, 공예가 전시] 또, 지금까지 음식, 공예, 운동, 자원순환, 북토크 등 많은 워크숍을 진행해 왔는데요. 벼 홰기를 활용해 생활용품을 만들어 보는 살림 워크숍, 몸이 굳은 직장인을 위한 폼롤러 매트 필라테스 워크숍, 석촌호수 인근 다양한 새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나누는 탐조 워크숍, 깨지거나 흠이 생긴 그릇을 버리지 않고 옻을 올려 되살리는 킨츠기 워크숍,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떡국 워크숍 등이 있었습니다. 정말 다양하죠? ‘무인양품에 찾아와 주신, 혹은 우연히 오시게 된 분들이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시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Open MUJI 관련 자세한 이야기는 인스타그램(@mujikr_openmuji)을 팔로우해 찾아 주시면 됩니다.(웃음)

  
Open MUJI 전시
  
Open MUJI 워크숍  

멍: 그렇다면 워크숍의 경우 어떤 기준으로 창작자를 섭외하고 기획하세요?

: 제가 대표성을 가지고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저의 개인적인 기준을 설명 드리자면, 워크숍을 하는 무인양품 공간이 단순히 사람이 모이는 장소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요. 서로 모르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 모여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소통 위주의 워크숍을 좋아하는데요. 북토크의 경우도 한 방향으로 말하는 강연의 형태보다는 활동지 같은 걸 준비해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참여하신 분들이 서로 다른 관점과 생각들을 알아갈 수 있는 워크숍을 기획하려 하고, 함께 동감해 주시는 창작자를 찾는 편입니다. 나와 다른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워크숍이 ‘무인양품스럽다’ 싶거든요.

멍: 맞아요. 그래서 유유도 진행한 것이 북토크이긴 했지만, 각자 책 취향을 공유하고 책을 추천해 주는 꼭 맞는 책 워크숍, 또는 같은 사물을 보며 계절어를 떠올리고 시를 써 함께 나누는 한 줄 시 읽기 워크숍 등 소통을 기본으로 진행했어요. 그럼 워크숍 외에도 Open MUJI 프로젝트에 함께할 브랜드를 선정하고 제안하는 기준이 궁금해요.

: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협업에 앞서 무인양품의 대전략인 ‘도움이 되자’를 떠올리려고 해요. 운영 형태에 따라 '무엇에 도움이 되는가?'를 나누어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연결되는 시장’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자'는 목표에서 출발했어요. 지역이 안고 있는 고민을 함께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로컬 브랜드를 고객에게 소개하며 지역에 활력이 더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죠. 지자체, 대표님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스스로 바라보는 로컬의 관점이 잘 담겨 있는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업체의 인지도도 중요하긴 하지만, 지역 사회에서 활력을 불어낼 수 있는 게 일단 원칙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해 나갈 수 있는 신규 업체도 발굴하려는 편이고요. 로컬 분들이 생각하는 진짜 로컬이 어떤 것인지도 깊이 고민하고 선정하려 합니다.
전시의 경우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을 탐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무인양품은 ‘기분 좋은 생활’을 제안하지만, 동시에 하나의 정답이 아닌 각자 다른 방식의 삶과 생활 미학이 존재한다고 믿거든요. 무인양품에서 진행하는 전시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발견하고, 소개하고, 함께 나누는 자리예요. 기획 단계에서 함께하는 브랜드가 그들만의 ‘생활의 모습’을 어떤 방식으로 이어 오고 있는지 관찰하고, 결과물보다는 지금까지 해 왔던 고민과 쌓여온 과정에 의미를 두고 있죠. 삶의 형태들이 무척 다채로운 만큼, 삶의 방식도 다양하잖아요. 그중에서도 무인양품의 결이랑 같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브랜드나 창작자를 선정하는 게 저희의 기준입니다.

: 그 기준이 잘 드러난, 기억에 남는 전시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 예를 들어, 워크숍과 전시로 함께했던 치앙마이식 바느질 무브먼트 ‘죽음의 바느질 클럽’은 구멍 난 양말이나 헤진 소매, 심지어 비닐봉지까지도 수선을 통해 다시 쓰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들의 작업을 통해 빠르게 소비하고 버리는 대신 오래 입고 오래 쓰는 삶, 그리고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외치는 느긋한 치앙마이식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고자 했죠. 또 명주(비단)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경북 상주시 함창읍의 명주와 작품을 전시하면서 오랜 시간 직조를 이어 온 장인분들의 이야기를 함께 조명했습니다. 전통 직조의 아름다움 속에 켜켜이 쌓인 삶의 지혜와 생활 미학을 전달할 수 있었어요.


: 유유는 어떠한 계기로 워크숍을 제안받을 수 있었고, 또 제가 드린 전시 제안에도 흔쾌히 응해 주신 이유 역시 알고 싶어요. 어떤 점이 사람들에게 무인양품과 결이 맞을 거라 생각하셨을까요?

: 사실 유유의 책을 전부터 좋아했는데요.(웃음) 그중에 미시마샤 대표님의 책 재미난 일을 하면 어떻게든 굴러간다, 그리고 우치다 다쓰루 선생님의 책 (하나를 선택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이를 악물고 고른다면) 목표는 천하무적에서 영감을 얻는 부분이 있었어요. 두 분의 책에서는 공통적으로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커뮤니티의 본질적인 의미를 고민하게 되었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담는 책을 만드는 유유출판사와 함께해 보고 싶어서 팀에도 말씀드렸죠. 감사하게도 팀원분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셔서 워크숍과 전시를 함께할 수 있게 되었네요.

: 제가 얼마 전 고베에 계신 우치다 다쓰루 선생님을 직접 만나 뵙고 왔어요. 그리고 효고현 작은 마을에서 주민들과 상생하는 삶을 주도하고 있는 여래사에 방문해 샤쿠 주지스님 말씀도 들었는데요, 두 분이 지역에서 실천하고 있는 공동체 활동이 무인양품, 특히 커뮤니티팀에서 도모하고 있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고,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 인터뷰를 준비하는 내내 계속 놀라웠어요. 그래서인지 요즘 유독 더 무인양품 커뮤니티팀과 협업하는 일들이 뜻깊게 다가오더라고요. 혹시 다른 분들은 프로젝트 기획하실 때 어떤 데서 영감을 받으세요? 의미 있게 영감 받은 것들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 일본 무인양품은 지역 연계 활동을 저희보다 더 많이 진행하고 있어요. 그중 인상 깊었던 게 ‘이동판매버스MUJI to GO’인데요. 사람들에게 필요한 상품을 밴에 실고 고령화가 심해 이동이 어려운 분들이 많이 모여 있는 시골 마을로 직접 찾아가는 거예요. 와중에 특히 세심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는데, 지역의 다른 상점들과 경쟁하지 않기 위해 신선식품은 제외한다거나 지역의 운송회사와 연계해 운영하는 등 지역 주민, 로컬 회사와 상생하고자 한다는 점이에요. 또 잊혀진 지역의 식재료를 활용한 레시피를 매장에서 재현해 식당을 운영하는 프로젝트 등은 저희가 나중에 꼭 해 보고 싶은 활동이기도 합니다.

: 일본 무인양품에도 커뮤니티팀이라는 조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점이 다른가요?

: 일본 무인양품 본사에도 지역과의 관계를 전담하거나 뒷받침하는 커뮤니티 관련 조직이 있어요. 저희와 완전 같은 이름은 아니지만, 소셜굿사업부와 순환추진부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역할을 하는 부서가 있습니다. 다만, 일본의 경우 점포를 중심으로 지역과 관계를 맺고 활동하도록 설계된 구조와 문화가 먼저 자리 잡았죠.

: 한국보다 일본이 더 앞서 인구가 소멸되고 고령화가 시작됐잖아요. 그래서 1990년대 초반쯤에 일본의 대대적으로 시정촌 합병, 통폐합되는 바람이 있었어요. 작은 마을들은 큰 곳에 흡수 합병되면서 법적으로는 커지지만 지역의 이름은 없어지고, 지역이 원래 갖고 있던 색깔은 점점 흐려지는 거죠. 무인양품은 기존 유통, 소비 방식만으로는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어렵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단순히 ‘무엇을 파는가’가 아니라 ‘매장이 지역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지역 생산자와 협업해 지역의 식문화와 생활용품을 소개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지역주민과 함께 기획, 운영하는 ‘연결되는 시장’ 등의 활동을 본격화한 거죠.

: ‘연결되는 시장’은 앞에서 말한 한국 무인양품 커뮤니티팀 활동과 같은 이름이네요.

: 네, 맥락을 같이하고 있어요. 사라져 가는 문화를 워크숍으로 풀거나 지역의 오래된 주민들이 만든 것들로 마켓을 여는데요. 이를 테면 농산물 및 상점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식당을 운영하거나, 의료 취약 지역의 매장 내 진료 코너를 마련하는 등의 사례가 있습니다. 또한 유관 기관과 단체, 주민들과 함께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각종 세미나를 열기도 하죠. 이러한 활동들은 본사 주도의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각 점포가 지역의 상황과 속도에 맞춰 자율적으로 관계를 만들며 발전시킨 활동이에요. 단지 매장이 지역에 들어온 존재가 아니라, 그 안에서 뿌리내린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며 지역과 함께하는 점포 운영 방식을 축적해 오고 있습니다. 단순한 판매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의 일상과 과제를 함께 고민하는, 마을에는 이런 문화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전하는 지역의 작은 거점이자 ‘지역 기반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들입니다.

: 오! 일본의 경우 무인양품 매장 자체가 지역 주민들에게 정말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거군요.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지역 소멸과 수도권 인구 집중, 지역 커뮤니티의 부재를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매장이 지역의 커뮤니티 역할하고 있는 곳을 보긴 어렵게 느껴져요. 저 역시 아직 알아가는 단계이지만, 한국 무인양품의 ‘연결되는 시장’은 지방의 로컬 문화를 수도권 점포로 끌어와 진행하는 느낌이었거든요.

: 맞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 무인양품은 대부분 저희 커뮤니티팀 주도로 이런 프로젝트를 꾸리죠. 일본 무인양품 역시 저희처럼 관할 부서가 있지만 점포 점장님 주도로 진행하는 일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일본 무인양품의 지역 밀착형 점포 운영과 커뮤니티 활동의 선행 사례를 참고해 한국의 지역 환경과 생활 문화에 맞는 방식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지역마다 개성 있는 활동이나 로컬의 문화를 전할 수 있는 커뮤니티 활동을 각 점포에서 주도적으로 하실 수 있게끔 기반을 다지고 지속적으로 지원, 전개하는 것이 저희 커뮤니티팀의 목표이기도 하고요. 


: 와, 멋지네요.🥹 그럼 현재 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직 소개해 주시지 못한 프로젝트를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앞에서 ‘연결되는 시장’ ‘Open MUJI’에 대해선 들었는데, ReMUJI는 아직 소개하지 않으셨거든요

: 이건 제가 말씀 드릴게요. 커뮤니티팀이 지난해부터 ‘ReMUJI’로 통칭하는 자원선순환 활동을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이 활동을 통해 환경, 사물의 본질, 생활의 태도 등에 있어 새롭게 깨닫게 된 부분이 많습니다. 더 이상 입지 않는 의류를 회수해 천연염색을 거친 뒤 새로운 라인업으로 소개하고, 매장에서 진열을 마친 자재의 쓰임을 이어 나가기 위해 종이걸이를 회수해 노트 생산에 사용하는 등 ReMUJI 프로젝트는 무인양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자원선순환 활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꽤나 멋진 일이라고 느끼고 있어 잘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작년부터 이러한 활동들을 준비하고,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있다 보니 올해는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더 고민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요. 또 팀원들과 수년간 여러 활동을 진행하다 보니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무인양품의 가치관을 응원해 주시고 저희를 찾아 주시니까, 이러한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그동안 해 왔던 일과 관계에 있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잘해 나가고 싶습니다.

  
ReMUJI

: 역시 팀의 리더다운 고민 같아요. 다른 분들은요? 업무적 고민이나 새로운 계획이 있으세요?

: 전시나 워크숍 모두 저희가 현장에서 진행을 돕긴 하지만 그 전단에 이미 창작자분들이 많은 것들을 하고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유유의 경우도 그동안 좋은 책을 만들어 오셨으니까,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긴 거고요. 그러니 이렇게 협업해 주시는 브랜드, 창작자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 도움의 형태가 판로 확보일 수도, 또는 소비자와 가깝게 만나는 기회일 수도 있겠죠. 구체적으로 어떻게, 또 얼마나 도움을 더 드릴 수 있을까, 이 부분을 요즘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 저도 비슷한데요. 저희가 워크숍, 전시 등 행사를 양적으로 많이 해 오긴 했지만, 단순히 참여후 끝나는 행사가 아닌, 다른 차원에서 더 만족하실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콘텐츠라든가 진행 방식에 있어서 좀 더 내실을 다지는 해가 되면 좋겠다고요.

또 한 가지는 방금 보림 매니저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ReMUJI가 있는데, 저희가 환경이나 ESG 관련해서 지식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 상태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준비하니 좀 어렵더라고요. 하나하나 찾아 보고 배우고 알아 보는 과정이죠. 작년에 좀 많이 퍼덕거리며 차근차근 깨우쳐 왔는데, 올해는 조금 더 이 캠페인을 알리는 매장을 확대하는 등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싶습니다.

: 저는 롯데월드몰 점포 전시를 담당하면서 욕심이 생겼는데요. ‘무지 아틀리에’라고 들어 보셨어요? 무인양품이 생각하는 생활, 디자인 철학, 문화적 메시지를 보여주는 예술 전시 프로젝트예요. 아틀리에 무지는 긴자, 방콕에서 만나 볼 수 있어요. 저희도 언젠가 한국에서 무지 아틀리에 같은 전시를 꾸릴 수 있도록 발판을 쌓고 싶다는 포부가 있습니다. 인풋을 위해서 개인적으로 전시를 많이 보러 다니려 해요.

: 와, 처음 들었어요. 무지 아틀리에! 보고 싶은데, 어느 곳에 가면 볼 수 있나요?

: 도쿄 무인양품 긴자점이요! 기회가 되면 꼭 들러 보세요. 제가 무인양품 직원이라 하는 말이 아니고, 정말 정말 멋있습니다.


: 저희 레터는 출판업계 분들이 많이 읽으시거든요. 그래서 구독자분들께 좀 도움이 될 만한 질문을 하나 드리려고요. 출판사는 앞으로 어떤 콘텐츠로 무인양품과 함께할 수 있을까요?

: 그간 많은 출판사와 전시, 북토크 같은 형태의 콘텐츠를 진행해 왔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파이를 키워 ‘연결되는 시장’을 도서전 형태로 진행해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요. 최근 진행된 도서전의 형태를 보면 축제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연결되는 시장’으로 출판사와 고객이 만나고, 동시에 Open MUJI 워크숍을 진행해 더욱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전시 기획전을 통해 보다 많은 분들께 소개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독서가 취미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2010년대 독립출판서점들이 한창 유행했을 때 ‘전자책이나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규모 책방

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여전히 우리 주변엔 독립 책방들이 본인만

의 색을 잃지 않고 존재하고 있죠. 이렇듯 책은 인간이 가진 귀찮음과 편의 추구도 이겨낼 수 있

는 매력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지역의 서점을 하고 계신 분들과 축제를 열면 어떨까 기대가 되기도 하네요.

멍: 도서전이라니! 너무 설레는 이야기인데요? 근데 무인양품 매장에서는 이미 책을 입고해서 진열하고 판매하고 계시잖아요. 무인양품은 왜 책을 판매하기 시작했나요? 또 어떤 기준으로 도서를 골라 진열하세요?

: 이미 일본을 중심으로 대만, 홍콩 등의 일부 국가에서는 ‘MUJI BOOKS’라는 코너를 운영하며 다양한 종류의 도서를 소개하고 있어요. ‘MUJI BOOKS’는 단순 도서 판매를 넘어 책을 통해 무인양품의 철학과 계승해 나가야 할 전통, 생활의 전반적인 모습을 제안하는 거죠. 책을 진열함으로써 고객들의 매장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고, 나아가 상품 전개 시 관련 도서를 큐레이션하여 기본적인 상품 정보는 물론 본질적인 이야기까지 다채롭게 소개할 수 있거든요. 앞서 말씀드렸던 ‘상품’만을 팔지 않고 ‘생활’을 제안한다는 의미와 연결된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의복, 생활, 식품 등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이것만으로 충분한’ 상품들과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있고, 도서는 이러한 제안 방식에서 커다란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위주의 도서보다는 특정 카테고리 안에서 다양한 사고방식을 나눌 수 있는 도서들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고요.

: 신간도 직접 꾸준히 살펴보세요?

: 모든 책들을 다 읽어 볼 수는 없지만, 주기적으로 서점을 통해 책의 소개서를 읽고 좋아하실 것 같은 책을 고르려고 노력합니다.

: 고양점의 경우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가족 단위의 고객이 많아요. 이런 점포 성격에 따라 맞는 책 진열하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고양 지역의 독립서점 담당자님들의 협조를 얻어 로컬 책방 큐레이션을 진열하기도 했어요.

 

: 다른 이야기이지만, 늘 무인양품에 들어서면 정말 ‘무인양품’ 같은 분위기를 지닌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생각이 듭니다. 아마 다수가 생각하는 무인양품 ‘이미지’가 있는 거 같아요. 이를 테면, 단정하고 깔끔하다? 그리고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이미지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느낌과 다르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무인양품은 어떤 이미지이고, 어떤 단어로 설명될 수 있을까요?

: 저는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멍케터님의 말을 빌려 ‘자연스럽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요.(웃음) 저희의 여러 캠페인 문구 중에서 ‘자연의 힘으로 여기까지 할 수 있습니다’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상품의 경우 자연에서 오는, 또는 재활용한 소재로 생산하는 방식을 많이 택하고 있죠. 회사 차원에서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에 많은 공을 들이다 보니, 무인양품의 이미지는 정말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 저도 갑자기 떠오른 건데요. 저희가 예전에 했던 프로모션 중에 ‘굿 라이프’라는 구호가 있었거든요. 무인양품에 근무하다 보니 자연스레 무인양품의 상품, 가구 등으로 제 삶의 요소를 채워 가고 있고, 또 이곳에서 인생을 함께하는 좋은 분을 만나기도 했고요. 회사에서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제 삶 반경에 서서히 녹아 들더라고요. 이곳에 있으면서 점점 말 그대로 굿 라이프를 완성해 나가는 느낌이라 ‘좋은 삶’이라는 말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 무인양품은 ‘기분 좋은 생활’을 제안한다고 하거든요. 상품을 만들 때에도 유행에 따라 화려하게 만드는 대신, 오히려 오래도록 쓸 수 있게 장식적인 요소는 다 덜어 내는 디자인을 하죠. 한 10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물건처럼, 그리고 오래된 물건을 봐도 기분 좋고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생활 역시 지향한다는 점에서 무인양품은 ‘기분 좋은 생활’인 것 같아요.

강: 저는 ‘사람’! 사실 무인양품 외 생활용품 브랜드가 많잖아요. 그럼에도 무인양품이 좋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 브랜드는 제 생활을 바라봐 주는 시선이 느껴져서인 거 같아요. 디자인이나 카피를 보면 상품에 집중하기보다는 사람에 집중해서 나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단지 상품만 판매하고 끝이 아니라 상품을 사서 사용하는 사람의 생활하는 모습까지 바라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사람’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어요. 저희가 워크숍이나 전시 등을 기획하고 전개하면서 “이곳에 오는 분들은 어떤 기분이실까, 어떤 걸 보면 좋아하실까” 같은 것들을 많이 생각하다 보니, 사람을 바라보는 브랜드가 바로 무인양품이 아닌가 싶고요.

멍: 저도 직원인 것을 떠나 유유라는 출판사가 추구하는 가치나 출간하는 책의 방향성을 좋아하거든요. 일하다 보니 나의 생활이나 가치관이 유유와 같은 결을 가지고 간다는 건 꽤 기분 좋은 일 같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고요. 그러니 저처럼 좋은 회사에서 기분 좋게 일하시는 분들에게 무척이나 좋은 에너지를 받아요. 오늘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무인양품의 브랜드 마인드가 좋다 보니 그 브랜드에서 일하는 분들 역시 만족도도 높을 것 같다 생각했습니다. 오늘 네 분과 대화를 나누며 덩달아 좋은 기운을 많이 받게 되어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어요!

또 최근 유유가 출간하고 있는 책들에서 전하는 메시지, 특히 우치다 다쓰루 선생의 신간 커먼즈의 재생에서는, 우리가 오래도록 상생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작고 느슨한 공동체를 만들고 약한 존재를 리더로 세워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고 생활을 서로 도와야 한다 하죠. 그 점이 무인양품이 지향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생각했고요. 오늘 정말 많이 나온 표현이 '도움' '돕는다'였는데, "유유가 독자의 공부를 돕는 것처럼, 무인양품은 생활을 돕고 있구나. 돕는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이 브랜드.. 원래는 좋아했지만 이제 정말 사랑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우리 계속 도움을 생각하면서 일하기로! 앞으로도 무인양품 커뮤니티팀에서 도모하는 재미있는 일들을 계속 바라보고 응원하겠습니다.

정희진, 하미나 추천
자전거로 멸시와 조롱을 돌파한
130년 전 여성들을 상상하다

이 책은 책을 덮으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책, 책 밖의 맥락에서 또 다른 읽기가 가능한 책입니다. 1896년의 여성의 삶을 그려 보고 오늘날 여성의 삶 역시 다시금 돌아보는 기회를 가져 보시길! 펀딩 한정 자전거를 타는 멋진 여성이 그려진 티셔츠도 득템하세요. 😉
(2월 23일 펀딩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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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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