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들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외며 가슴 시린 추억을 떠올렸다면, <간>을 읽을 땐 심장이 뜨겁게 타오르며 저도 모르게 두 주먹 불끈! 굳센 의지를 다지셨을 거에요. 그렇지만 이런 물음도 떠올랐을 거에요. 도대체 코카서스가 어디지? 이런 건 지도로 바로 확인할게요~ 

딱 이런 느낌의 산이에요. 웅장함과 신비함이 공존하죠. 그런데 프로메테우스적 의지 때문일까요? 

  캅카스 지역은 베트남, 아프가니스탄과 더불어 ‘제국의 무덤’이라고도 불리워요. 오스만제국, 몽골제국, 페르시안제국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 등이 이곳을 침략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대요. 러시아 역시 이곳에 위치한 국가들과 힘겨운 사투를 벌여 왔어요. 믿거나 말거나, “왕이 미치면 캅카스로 전쟁하러 간다”는 페르시아 속담이 있을 정도라고 해요. 

지리적으로 유럽과 중동, 중앙아시아의 교두보기에 세력 확장을 원하는 제국들이라면 누구나 이 지역을 통과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북쪽으로 대(大)캅카스 산맥이, 남쪽으론 소(小)캅카스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온전히 점령하기가 쉽지 않아요. 

  덕분에(?)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은 각기 다른 민족적 특성과 기질이 강하게 형성됐고, 그들 간에 반목과 갈등도 적지 않은 데요. 2020년 9월 27일, 바로 1년 전 오늘이네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에 전쟁마저 발발했어요. 

  참! 오늘은 추석 특집으로 준비한 만큼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토픽만 다루고, 내일부턴 다시금 델타 월딩 ∆-모델 비밀작전으로 진행돼요. 격주 화목토마다 잊지 말고 메일함에서 만나요~ 

🙀 아르메니아와 가까운 관계인 이란과 러시아가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것과 달리,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와 이스라엘, 조지아 등이 큰 역할을 했어요.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와 조지아는 아르메니아로 공급되는 물자를 차단했고, 특히 일등공신은 터키와 이스라엘이 각기 개발・생산한 드론이었어요. 

  따라서 드론은 지정학적 교착 상태를 타개하려는 국가들에겐 상당히 매혹적인 무기로 기능할 가능성이 커요. 실제로 아제르바이잔은 드론을 활용해 아르메니아의 방어 진지를 파악하고, 비축물자의 이동을 어렵게 만들었어요. 

  다만 아제르바이잔이 드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건 양국 모두 공군력이 부실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아르메니아는 드론을 식별하고 추적할 단거리-저고도 방공망 체계마저 미비했기에 아제르바이잔 드론은 뻥 뚫린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었어요.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보다 면적도, 인구도, GDP도 3배 가량 커요. 기초 체급이 다른 거죠. ‘원유’ 경제로 구축된 터키, 조지아, 이스라엘 등의 주변국 네트워킹도 전쟁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