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오아시스요
어두운 밤바다의 등대 같은 존재
빅이슈의 소중한 친구들에게 전하는 삼성역 문영수 빅이슈 판매원의 편지입니다. 편지보다 더 절박한 호소문이라고 하는 이 편지가 우리의 인연을 더욱 길고 진하게 이어주길 바랍니다.
그래도 이만한 게
좋았을 때의 시간을 떠올리며좋지 않은 지금의 시간을 비교하지 마라비교하면 할수록지금의 상태는 자꾸만 비참해지고남아 있던 힘마저도축구공 바람 빠지듯 빠져 버린다정말 안 좋았을 때의 시간을 떠 올리며그래도 이만한 게 다행이라 여기며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바람 빠진 축구공 빵빵해 지듯이텅 비고 헛된 마음도마음만은 흡족하리라
이토록 어렵고 힘든 적은 없었기에정말 받아 들이기 힘든 날들이지만그래도 이만한게 다행이라 여기며오늘 아닌 내일에 희망을 걸고 살아 간다면어쩌면 거부하고 싶은 이 일상도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되리라좋지 않아서 힘이 들고힘이 들어서 더 인 좋아지는 날들 이라면지친 나를 위로하는 시간으로힘든 날의 나를 돌아 보는 시간으로그래도 이만한게 다행이라 여기며곧 괜찮아 질거라는 믿음 속에힘을 냈으면 정말 좋겠다

빅이슈의 소중한 친구 님께


안녕하세요? 코엑스의 모든 길이 삼성역을 통하는 중요한 관문에서 《빅이슈》를 판매하는 빅이슈 판매원 문영수입니다. 많은 독자분들이 제가 《빅이슈》 신간이 나올 때마다 손편지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겠지만 오늘은 매달 나오는 신간에 쓰는 손편지가 아닌 정말 절박한 심정에서 쓰는 호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20년 연말에 썼던 손편지에 올린 <그래도 이만한 게>라는 자작시입니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썼던 글이기도 하지만 제가 2015년 2월 빅이슈의 문을 두드릴 때의 절박한 심정을 떠올리며 썼던 자작시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를 살아왔던 날들이지만 그래도 결혼 후 행복한 가정을 꾸렸던 꿈같은 날들의 행복했던 시간은 경제적으로 한순간 나락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전의 삶을 지켜내고자 가족과 떨어져 고군분투, 나름의 최선을 다했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50대 초반이었습니다. 신용불량에 한 푼이라도 아쉬운 현실에서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로 빚어진 것은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게 되는 산재로 그나마 다녔던 직장마저도 잃고 그저 삶의 희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던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힘든 방황의 끝에서 만나게 된 빅이슈는 제게 사막의 오아시스요 어두운 밤바다의 등대 같은 존재였습니다. 덕분에 저는 풍족한 삶은 아니지만 열심히 살려는 의지가 있다면 삶은 기적처럼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빅이슈 판매원으로 빅이슈의 운영 전반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2024년 7월부터 《빅이슈》가 월간지로 바뀐 이유가 월 2회 발행하던 《빅이슈》의 인쇄비와 그 외 비용이 후원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그 비용이 너무도 버겁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당장 내년 2026년에 발행할 비용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빅이슈의 홈리스 자립을 위한 행보도 멈추게 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집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고 무너졌던 자아를 찾아가는 길의 여정도 끊기게 됩니다. 누구에게도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일어설 힘을 키워가게 되는 절박한 상황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글을 올리면서 제 자신, 더 열심히 사회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 2025년 연말, 빅이슈 판매원 문영수 올림


누군가에게 이 잡지는 옷이 되고, 음식이 되고, 집이 되고, 다시 살아갈 힘이 됩니다.

이 작은 기적과 같은 일들이 계속될 수 있도록  빅이슈의 2026년 한 해를 정기후원으로 함께 열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