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
2024.01.24.
“그 남자의 아파트엔 사람 없이 책📚📚📚만 산다.” 무슨 미스터리 소설인가 싶겠지만, 위픽 뉴스레터에 ‘거의 반년 만에 등장한’ 🌈테오 님 사연입니다. 위픽 편집부에는 ‘책이 너무 많아서 책에게 집을 내어주고 따로 나와 사는 남자’에 관한 도시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요, 저도 기사에 실린 “끝없이 쌓인 책들이 만든 미로 끝에 앉아 있는” 🌈테오 님의 사진을 보고는 기함을 하고 말았습니다. “책은 무해하다”(2만 권쯤 되면 유해할 수도……)라는 🌈테오 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며! 이토록 책에 진심인 사람들이 만드는 위픽, 많이 사(랑해)주세요~💕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으로 조선의 궁녀들을 중심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을 선보였던 현찬양 작가님의 신작 위픽을 공개합니다. 장희빈과 늘 함께 언급되는 인현왕후의 이야기로 다시 조선의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때는 인현왕후(민씨)가 폐위된 후, 자신의 친정집에서 눈을 뜬 민씨는 기이한 느낌을 받습니다. 20년을 넘게 함께해온 상궁도, 그 상궁이 내어주는 음식도, 누우면 보이는 천장까지 모든 것을 처음 본 듯한 낯선 기분을 지울 수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민씨가 아니라 명나라 사람이며, 한림학사의 부인인 ‘사정옥’, 즉 사씨였기 때문입니다. 대체 진짜 ‘나’는 누구인지, 기억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혼란스러운 나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씨는 민씨의 조카딸 아정으로부터 재미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저자에 유행한다는📕 ‘로환(嫪還)소설’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빙의를 소재로 한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죠.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혹 민씨의 몸에 자신이 빙의된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사씨에게 생겨나는데요.
소설에 따르면 다시 자신의 몸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단 하나. “제대로 된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뿐입니다. 사씨는 자신에게 달린 일이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민씨의 몸에 들어온 사씨의 영혼이 다시 제 몸을 찾아가기 위해선, 민씨와 민씨의 몸을 한 사씨가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이죠. 조선에 떨어진 한 여인에게 주어진 일생일대의 미션! 지금 바로 수행해볼까요.
“그래. 우리 귀여운 낭자께서 오늘은 무엇을 들고 왔느뇨.”
“요즘 유행하는 소설을 갖다 달라 하셨잖아요. 요즘은 아무래도 로환소설이 최고 인기랍니다. 이번에 가지고 온 건 세 편인데 하나는 회귀물, 하나는 환생물, 하나는 빙의물이어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사씨가 눈을 꿈뻑꿈뻑하고 있으니 아정이 그것도 모르냐는 듯 짧게 한숨을 쉬더니만 다시 설명해주었다.
“로환(嫪還)소설이요. 사모할 로 자에 돌아올 환 자를 써서 로환소설이라 불러요. 인생의 굴곡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는 여주인공이 다시금 사랑에 빠져서 행복해지는 이야기랍니다.”
그래. 그제서야 생각이 난다. 여자가 주인공인 지괴소설이 유행한다기에 나중에 시간이 나거들랑 몇 권 갖다 달라 하였더니 이리 신새벽부터 찾아온 것이다. 착한지고. 사씨는 아정의 머리를 자꾸 쓰다듬었는데 아정은 헝클어지는 머리가 싫지도 않은지 그대로 사씨의 손을 받아들였다.
“한데 회귀물은 무엇이고 환생물은 무엇인고. 이 당고모에게 찬찬히 설명해주련?”
사씨의 질문에 아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로환소설의 여주인공이 다시 삶을 사는 방식에는 몇 가지가 있거든요. 그것을 회빙환이라 하는데 회귀하거나 빙의되거나 환생하는 것이에요.”
“회빙환…….”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면서도 사씨가 아정의 말꼬리를 따라하자 아정은 착한 제자를 둔 선생처럼 기뻐하며 설명하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았다.
  

🥐 레아 : NEW 위픽 원고들과 함께 보낸 지난주는 글썽거림과 감동의 연속이었어요.🥹 목숨이 아홉 개인 고양이와 방구석 은둔 만화가의 저세상(!) 만남, 요정과 드래곤과 인간과 기타 등등이 모종의 이유로 함께하는 모험 판타지…….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펼쳐 보여주신 환상 속에서 헤엄치다 현실로 와보니 글쎄, 연말정산의 그날이 돌아오지 않았겠어요.😱 올해는 13월의 월급 기대해도 될까요?😉


🍙 서니 : 기획한 책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올해 출간 도서를 획기적으로 줄여두었는데 어쩌다 보니 여름에 연달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새로 맡게 된 책은 작년 《파쇄》 완독회 때 땡스북스에서 대표님이 사주신 《○○○의 아포리즘》 저자의 단편집인데요. 새해 목표로 아포리즘 한 꼭지씩 읽는 것을 목표했던 터라 반갑고 어깨가 묵직해집니다. 후후……. 곧 마감해야 하는 위픽 한 권은 마무리해두고, 나머지 하나는 주말에 작가님을 만나 각오를 다졌습니다. 연말정산 빼고 모든 것을 해낸 지난주네요.😝


🐿️ 소연 : 여러분, 영화 〈크레센도〉 보셨나요? 지난 연말 임윤찬 연주회 ‘피켓팅’에 연이어 실패한 후 슬픔에 빠져 있던 저를 구원한 영화입니다. 🥐레아 님이 추천해주셔서 당장 달려가 보았지요. 천재라는 말로도 모자란, 이제는 신화에 가까운 임윤찬의 피아노🎹 선율에 두 시간 내내 전율했답니다. (이달 말에는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무삭제 공연 실황이 추가된 확장판을 개봉한다고 하니 아직 안 보신 분들은 기다려주세요!) 연주 직후 인터뷰에서 임윤찬이 “마음을 다해 연주했다”고 말합니다. 이 단순한 진심이 가슴을 울렸어요. 정말로 진심이 느껴졌거든요. 지금 위픽 편집부는 마감 중입니다.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작가님들의 진심과 독자들에게 작가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편집자들의 진심이 님에게 고스란히 가닿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위픽이 쌓여갈수록 님의 사랑💕도 크레센도 되기를! 점점 크게!


🐯 엘라 : 《화장실 전쟁》 마감 주간입니다. 꿈에서도 교정을 보는 나날……. 알라딘 북펀드 참여하신 분 계신가요? 제때 보내드리기 위해 열심히 만들고 있답니다.⏰ 《논터널링》과 《나름에게 가는 길》은 최종교만 남았어요. 이번 주말엔 기다리던 새 원고를 받기로 했거든요! 부지런히 마감하고, 보도자료 쓰고, 새 원고를 읽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어떤 작가님의 어떤 이야기인지는 다음 레터에 슬쩍 알려드릴게요!


🌷 은혜 : 이혁진 작가님의 위픽 단행본 출간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입니다.💦 원고를 정리하면서 달라진 작품의 결에 맞춰 제목도 바꾸었고요. 반짝반짝 은빛 자태를 연상케 하는 색으로 표지도 입혔습니다.🚘 이제 한 문장 한 문장 살피며 본문을 마무리하고 있어요. 작중인물인 ‘한영인’이 속내를 내보이는 부분에서 울컥했는데요, 다른 분들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할지 궁금해요. 위픽 사상 최대 분량💫으로 준비 중인 이혁진 작가님의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조만간 마감 소식으로 돌아올게요.


🤖 “우리가 목표로 삼은 ‘더 나은 인간’이란 정확히 어떤 인간인가요?”
🥐 레아 : 초현실적인 소재를 우리의 현실로 끌어당기는 ‘김이환식 SF’로 장르의 지평을 넓혀온 김이환 작가님의 《더 나은 인간》을 소개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어느덧 인간의 삶에 바짝 다가온, 가장 똑똑한 인공지능들이 ‘인간을 흉내 낸’ 화법으로 한 편의 연극을 선보입니다.💡
작품 속 특이점 이후의 인공지능들은 각자의 경험과 적성에 따라 ‘진로’를 결정합니다. 마치 인간처럼요. 인간 스스로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도록 결정 과정을 돕기도 하고, 인간사에 깊게 개입하기도 하고, 멀찍이서 바라만 보기도 하고, 한 인간과 일생을 함께하기도 하고, 영원한 기능 정지, 그러니까 죽음을 원하기도 하고……. 모두 인공지능 탄생의 이유인 “인간을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위해서요.

그럼, 인공지능이 생각하는 더 나은 인간이란 무엇일까요?🤔 《더 나은 인간》으로 답을 찾기 전에 먼저 제가 아는 인공지능, ChatGPT와 시리에게 물었습니다.
ChatGPT : 더 나은 인간의 개념은 주관적이며 개인의 관점, 문화적 가치, 윤리적 신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윤리적 행동, 공감과 연민, 지적 성장, 회복탄력성, 이타심, 열린 마음, 사회적 책임, 자기 인식 등이 일반적으로 ‘더 나은 인간’이 갖추고 있는 속성입니다.
“더 나은 인간이란 어떤 인간일까?”라는 질문에 시리는 그건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고요🤷🏻‍♀️(아직 심오한 대화를 나누긴 무리인가 봐요. 오늘의 날씨나 물어보도록 합시다). 인공지능계의 월드 스타 ChatGPT는 길고 상세한 답변을 주었습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의견만 제시할 뿐, 이렇다할 결정을 내려주지는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인공지능을 돕는 인공지능 하드리아누스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자기 삶의 주도권을 가진 인간”이 이상적인 인간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삶의 주도권을 뺏기면 공포감을 느끼니까요.😱

AI의 발전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매일매일 쏟아지는 뉴스를 보며 새 시대가 코앞에 왔다는 걸 피부로 체감하는 요즘이지요. 작가의 말에도 언급되었듯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 인공지능과 친구가 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아요. 우리는 삶의 주도권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무엇이 더 나은 인간일까요? 님 생각은 어떠세요?

💌 김이환, ‘작가의 말’에서


특이점이 언제 올지는 확실치 않지만, 인공지능이 우리와 친구가 될 날은 예상보다 일찍 도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놀라운 능력뿐 아니라 우리에게 끼칠 해악 역시 가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 인류는 어떤 미래가 올지 몰라 긴장하면서 이 시기를 보내는 듯합니다. 지금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거대한 회사들이 무슨 고민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알려줄 미래가 선명하고 올바르길 바랄 뿐입니다.

  

📚위픽 리와인드
🌈 테오 : 시즌 2 연재에 맞춰 시작한 위픽 리와인드는 저의 반성문이기도 합니다. 주간 단위로 책이 나오다 보니 늘 충분히 살피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고, 그 마음이 쌓이다 보니 때로는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올해 51번째부터 100번째 연재를 따라가며 1번 책부터 50번 책까지 제대로 읽어가겠다는 목표이자 자구책을 매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53번 연재에 맞춰 3번 책 윤자영 작가의 《할매 떡볶이 레시피》를 새로 읽었습니다. 그저 레시피를 찾아 전하려던 제 생각이 얼마나 철없는 잔기술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만들고 제대로 읽듯, 제대로 만들고 맛나게 먹는 게 할매가 남긴 레시피의 진짜 비법 아닐까 싶습니다. 대를 잇는 40년 전통처럼 위픽도 시간을 쌓아갑니다.

"잡채와 부추로 만든 만두는 건강해요. 차진 반죽과 된 반죽으로 강철 같은 만두피를 만들어서 야채 즙을 보존해요."

  

"할매 떡볶이 맛있어요. 멸치 액젓과 간마늘로 홍합을 볶아요. 거기에 육수를 넣는 것이 할매 떡볶이 비법이에요."

  

  
☀️새해맞이 독서 계획
🐯 엘라 : 지난주 미션은 ‘ 님이 독서 계획 세우는 법’📋이었는데요. 연간 몇 종을 읽겠다고 다짐하는 분이 계신가 하면 저처럼 끌리는 대로 읽겠다는 분도 많았어요. 지난해엔 특히 일 때문에 읽어야 하는 책이 많아서 읽고 싶은 책은 뒤로 좀 밀렸던 것 같아요. 올해엔 즐기는 독서의 양을 늘려보려고 합니다!🌞

이번 주 미션은 ‘독서 연말정산’📓입니다! 위픽 편집부는 이번 주에 공제신고서를 내야 하거든요. ‘세상에, 이렇게 많이 썼다니😱’ 하고 소비 생활을 돌아보다가 잠시 책으로 도피해봅니다.😝

저는 지난해에 62만 원 정도를 책 사는 데 썼고요. 생각보다 적은데 부동산 이슈로 전자책을 사기 시작하면서 좀 줄어든 것 같아요. 그중 얼마나 읽었는지는 묻지 말아주세요.💦

작년에 읽은 책 중 제일 좋았던 책! 같은 건 너무 어려우니까, 작년에 읽은 책 중 가장 두꺼운 책, 작년에 읽은 책 중 구매한 지 가장 오래된 책, 작년에 가장 많이 읽은 작가의 책 세 가지를 꼽아보려고요.📚

순서대로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 《소금꽃나무》, 단요 작가님의 《개의 설계사》네요.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는 참고 문헌을 빼고도 515쪽입니다.😎 내용이 선명하게 잡히는 장도 있고 저한텐 좀 어려운 장도 있어서 종종 다시 펼쳐 볼 것 같아요. 내년에 편집할 책의 참고 도서기도 하여 독서 모임에서 조금씩 나눠서 열심히 읽었고요. 《소금꽃나무》는 2017년쯤 구입했던가 봐요. 2022년에 김진숙 지도위원님 강연을 듣고서 찾아다가 잘 보이는 곳에 꽂아놓고는 해가 바뀌고야 읽었네요. 늦게라도 읽어서 다행이었어요. 강연 때 김 지도위원님은 웃으면서 말씀하시는데 앉아 있는 사람들은 다 울고 있었던 기억이 선명해요. 단요 작가님은 지난해에 갑자기 《다이브》를 읽게 되곤 《인버스》와 《개의 설계사》까지 단숨에 다 읽었어요!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와 《케이크 손》을 얼른 읽고 싶답니다.

님도 지난해 독서 연말정산으로 소개해주실 책이 있나요?

  
이번 주 위픽, 재밌게 읽으셨나요?
위픽에 대한 후기도 들려주세요.🤗 클릭
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레아, 🍙 서니, 🐿️ 소연, 🐣 쎄오리, 🐯 엘라, 🌷 은혜, 🌈 테오
지난 위픽 다시 읽기 클릭
인스타그램 방문하기 클릭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엘라 : 이다음에 커서 웃긴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 은혜 : 제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위즈덤하우스
wefic@wisdomhouse.co.kr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9 합정오피스빌딩 17 02-2179-5600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