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원 크루원님 안녕하세요! 길고양이 & 동물권 뉴스레터 <캣챠>입니다.

2월 한 달은 캣챠를 시작한 지 딱 12개월째 되는 달이었고, 캣챠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은 반응을 얻었던 달이기도 해요. 새덕후가 쏘아올린 '길고양이 논쟁'에 캣챠도 일원으로 참여하는 경험을 했죠.

2월을 정리하는 오늘 레터에서는 인류의 모든 지식을 담았다는 화제의 인공지능, ChatGPT가 길고양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어본 SHORT NEWS부터 전해드릴게요. 이어서 MONTHLY REVIEW에서 한 달 간의 소회를 정리하고, 크루원님들께서 보내주신 의견과 생각까지 전달드리겠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끝까지 읽어주시길 바라며,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공유해주시길 부탁드려요! 🙌

↑ 이미지 생성AI '달리(DALL-E)'에게 "인공지능과 길고양이가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을 유화 풍으로 그려달라"고 하자 달리가 그린 그림.

"길고양이 살처분하면 안 돼?" 인공지능에 물어봤더니

한 달 간 캣챠가 접한 반응이 모두 응원과 공감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새덕후의 주장에 동조하는 분들은 대부분 “당신들은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을 거 같다”는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이미 ‘고양이’라는 특정 종에 극도의 애정(감성)을 갖고 있으니 생태계 전체와 환경을 위하는 ‘이성적인’ 주장을 듣지 않는 집단이라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께는 아래 답변도 캣챠, 또는 '캣챠와 같은 편’이 한 말로 보일 듯합니다.

그러나 위 발언의 주체는 ‘누구의 편’도 아닙니다. 바로, 역대급으로 뛰어난 인공지능(AI)이라는 평을 얻고 있는 챗GPT(ChatGPT)입니다.

챗GPT는 미국의 AI 연구기관이자 스타트업 '오픈AI'가 개발한 고도의 AI입니다. 현재 공개된 버전은 2021년까지 인류가 온라인 상에 남긴 지식을 습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즉 오픈AI가 내놓는 답변은 인류 사회가 그동안 함께 쌓은 지식의 산물인 것이죠.

챗GPT에게 ‘길고양이는 새 같은 소동물을 해치는데 왜 길고양이를 살처분하면 안 되느냐’고 묻자, 챗GPT는 이렇게 답했습니다.(챗GPT의 답변은 번역AI 디플(Deepl)이 번역했어요.)

“길고양이가 작은 동물을 사냥하고 죽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길고양이가 길거리에서 스스로를 지키도록 방치된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또한 반려동물 유기, 중성화 수술 미실시, 길고양이를 제대로 가두지 않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 개체수가 과도하게 늘어난 데에는 인간의 책임이 있습니다.”

While it is true that stray cats can hunt and kill small animals, it is important to remember that these cats are simply acting on their natural instincts to survive. It is not their fault that they have been left to fend for themselves on the streets. It is also worth noting that humans have played a role in the overpopulation of stray cats through factors such as pet abandonment, lack of spaying and neutering, and failure to properly contain pet cats.

이어서 챗GPT는 강조합니다.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길고양이를 해치거나 죽이는 것은 적절하거나 윤리적이지 않은 해결책입니다. 대신 동물의 복지를 증진하고 다른 동물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While it is understandable to want to protect wildlife, harming or killing stray cats is not an appropriate or ethical solution. Instead, we should focus on finding ways to coexist with animals in a way that promotes their well-being and minimizes harm to other animals.

여기 링크↗︎에서 챗GPT와 대화를 나누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AI와 길고양이 이야기를 나눠보시길 바라요! 🤖🐱

사실, 새덕후 이슈에 대한 첫 레터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크루원 여러분께↗︎ 를 발행하기까지 팀 캣챠 내부에서 여러 고민이 있었어요.

톤 앤 매너를 어떻게 가져가느냐를 놓고 의견이 나뉘었죠. 보다 강하고 엄중한 어조로 비판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오해를 바로잡는 글을 쓰되 '새덕후'라는 이름은 아예 언급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죠. 많은 논의를 거친 뒤, 에디터 쑤가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게 글을 마감했습니다.

그렇게 평소와 다름없이 0시에 맞춰 레터를 발송하고, 아침이 되었어요. 눈을 뜨자마자 레터의 오픈율, 구독자 수를 확인한 캣챠는 깜짝 놀랐습니다.

크루원이 빠르게 늘고 있었어요.

이미 캣챠를 구독하는 크루원님들이 ‘고양이라서 다행이야’를 비롯하여 여러 커뮤니티에 저희 레터를 올려주신 거예요. 여러 채널을 통해 캣챠의 레터가 알려지면서,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SNS 계정을 팔로우하는 분들이 늘어났어요.

커뮤니티를 통해 100명이 넘는 크루원님들이 캣챠라는 배에 승선했습니다. 여성신문･노트펫 등 기자님들로부터 연락을 받아 인터뷰를 하기도 했어요. 한겨레 기사에도 캣챠 레터 내용이 인용됐죠.

약 3주가 지난 지금, 캣챠 크루원은 이제 900명이 넘었답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약 30% 성장한 셈이에요.

크루원 증가 수치를 전해드리는 이유는,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이만큼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캣챠를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약 1000명이 모일 정도로, 우리의 연대는 생각보다 넓고 단단해요.

캣챠를 구독해주시는 크루원님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반대로, 지난 한 달은 캣챠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은 공격을 받은 달이기도 했어요.

피드백 구글폼↗︎에 공감과 격려도 많이 들어왔지만, 캣챠의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항의도 많이 들어왔죠. 아쉽게도 논리적인 반박은 거의 없었고, 폭언･욕설이 대부분이었어요. 길고양이 사진을 나누는 캣챠 패들릿 담벼락↗︎은 고양이 학대 사진 등 테러로 얼룩지는 바람에 잠깐 닫아둘 수밖에 없었고요.

길고양이라는 이 이슈를 꾸준히 다뤄가면서 가끔 신기하기도 합니다. 왜 길고양이에게 유독 이럴까? 이런 생각이 종종 들어요.

어쩌면 길고양이가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는 지표’여서 그런 거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가 캣챠에서도 종종 말씀드리고 EBS 라디오 <전효성의 공존일기>↗︎에서도 얘기했던 것처럼, 한 사회가 동물과 환경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려면 길고양이가 받는 처우를 보면 된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산업화･도시화를 겪고 수많은 부작용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길고양이가 계속 드러내고 있으니, 이들을 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 길고양이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언론에서 관련하여 여러 이야기를 계속 다루고 있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조만간 TNR 지침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해요.

보통 정부가 법･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면 시민사회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을 가져요. 그 사이에 여러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캣챠에서도 새로운 소식이 있을 때마다 깊이 있게 전해드릴게요.

캣챠에게 여러모로 큰 성장의 계기가 되었던 2023년 2월의 MONTHLY REVIEW는 크루원님들께서 보내주신 피드백으로 마무리할게요. 크루원 여러분께 항상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집 마당엔 제가 주는 땅콩을 먹으러 오는 겨울새와 데크 고양이들이 공존합니다. 간혹 쥐뿐만 아니라 작은새도 물고 올 때는 황당하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마당에서 노는 새끼고양이를 수리가 공격한 적도 있습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거늘 편중된 시각에서 보는 건 옳지 않은듯.. 고양이도 새들도 다 자연입니다.

_ 익명

찾아보니 길냥이와 그들의 삶을 지지해주는 사람 vs 새 애호가들의 대립이 해외에서는 꽤 오래된 논쟁거리였고, 여전히 마땅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의 TNR 정책은 성과를 보임으로써 해외에서도 긍정적이 모델로 제시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여러모로 아쉬운 요즘 상황이네요. 캣챠에서도 해외의 분쟁사례(?)나 긍정적 사례를 한번 다뤄주신다면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매주, 매달 좋은 글, 이야기거리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캣챠의 다정함에 이번주도 버팁니다.

_ 페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