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담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네이버 한성숙 대표와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가 꾸준히 강조한 '다양성'의 가치와 '기술을 통한 큐레이션'입니다. 그걸 통해 슈퍼 IP를 키워내겠다는 얘기였고, 그 파트너에 적합한 것이 왓패드라는 얘기죠.

네이버웹툰의 북미 앱과 국내 앱의 큐레이션이 다른 것, 알고 계셨나요? 두 대표가 강조한 다양성과 큐레이션은 글로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씁쓸했습니다. 시장이 거기로 향하는 건 맞지만... 그래도 말이죠.

사실 카카오페이지 시절부터 상장 얘기는 나왔었습니다. 2019년 이미 상장주관사를 선정했던 카카오페이지는, 작년 해외 주관사까지 선정했다는 얘기가 들렸어요. 그러나 네이버웹툰은 '하지 않겠냐'는 외부의 설만 무성했을 뿐 실제로 상장 이야기가 나오진 않았죠.

이건 플랫폼의 특성이 약간 다르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을 유통, 판매해 직접 수익을 내는 플랫폼입니다. 때문에 유저들의 '소비'가 가장 중요하고, 가장 상업적인 플랫폼이라고 보면 됩니다. 반면 네이버웹툰은 '네이버'라는 거대한 플랫폼 안에서 콘텐츠 분야를 담당하는 플랫폼으로 해석하는게 더 적합합니다. 물론, 지금은 두 플랫폼이 많이 닮아가고 있지만요.

그래서 카카오페이지는 이진수 대표가 직접 '상장'을 언급하고, 네이버웹툰은 네이버의 CFO가 '상장'을 언급하는 차이도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 됐든, 미국시장을 최소한 염두에 두고는 있는 두 기업의 경쟁이 이제는 정말 글로벌 정점을 향해 가고 있네요.

포스타입의 이번 발표는 분명 주목할만한 일이지만, 그 시기를 생각하면 약간 씁쓸함이 남습니다. 카카오페이지의 '아마추어 연재 시스템' 발표와 네이버의 '콘텐츠 장터'가 발표된 후에 나온 소식이거든요. 소규모 플랫폼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포스타입과 딜리헙 같은 곳들이 분명 있는데, 네이버와 카카오의 소식은 위협으로 느껴지기 충분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말릴 수도 없다는게 제일 씁쓸하죠.

협력사 관계인 카카오페이지와 픽코마는, 사실 좀 어정쩡한 관계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지가 <나혼렙>등 대성공한 IP를 공급하고 있는 건 맞는데, 시장이 크다보니 픽코마가 매출액이 엄청나게 뛰었고, 라인망가를 넘어 1위 자리를 차지하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런데 카카오페이지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관계사인 픽코마를 통합하고 싶긴 할텐데 그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을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픽코마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탓에 말이죠.